(기자의 눈)'부자감세' 고집하던 정부의 변화..레임덕 시작?
입력 : 2011-09-07 16:27:08 수정 : 2011-09-07 16:27:54
[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MB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였던 법인세와 소득세 감세가 결국 철회됐다.
 
한나라당과 정부는 7일 오전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감세 철회에 합의했다.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세율을 종전대로 유지하고, 법인세 중간구간을 신설해 이 구간에 속하는 기업들에 한해 법인세율을 2% 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합의에 대해, 글로벌 재정위기에 대응해 재정건전성을 높이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복지재원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재정건전성을 생각할 때 감세 철회는 당연한 조치다. 재정부는 이를 통한 세수증가분이 무려 2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감세철회 주장에 귀를 닫아왔던 정부가 왜 지금에 와서야 감세철회에 동의했는지는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감세철회는 없으며 기존의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정부는 현 경제정책 기조가 실패했다는 지적을 그동안 애써 외면했다. 성장위주 정책에 집착한 나머지,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기회를 여러번 놓쳤으면서도 사상 유례없는 양극화와 물가급등, 청년실업 사태의 책임을 글로벌 요인으로 돌리는 무책임함을 보였다. 감세문제에서도 같은 모습이었다.
 
정부의 이같은 태도는 서민과 중산층, 청년계층의 분노로 이어졌고, 이는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에 대한 극심한 불신을 낳는 계기가 됐다.  '한나라당이 잘 하고 있다고 생각 않는다'고 말한 안철수 교수에 대한 높은 지지도는 이를 방증하는 현상이다. 
 
정부가 감세 방침을 갑작스레 손바닥 뒤집듯 철회한 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전국민적인 분노를 피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로 보인다.
 
MB 정부의 핵심 경제기조였던 감세정책이 전격적으로 폐기되면서, 정부의 레임덕은 현실로 다가왔다. 내년 선거철이 가까워 올수록,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거세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감세정책을 포기했다면 정부는 다른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오류와 실패를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다른 선진국들처럼 부자 증세를 통해 재정 수입을 확충하고 서민과 청년실업자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쪽으로 정책기조를 수정해야 한다. 
 
어차피 정부는 국민경제가 이처럼 악화될 때까지 무엇을 했느냐는 질타를 벗어날 수 없다.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과감히 방향을 수정하는 용기를 보여주는 것이 남은 임기동안 정부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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