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수입차, 중고차 시장선 '애물단지'
신차 '없어서 못 팔아'..중고차 '있어도 안 팔려'
2011-12-06 11:09:39 2011-12-06 11:11:12
[뉴스토마토 김유나기자] 박지성의 애마로도 잘 알려진 포르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 지금 주문하면 모델에 따라 차량 인도까지 4~5개월이 소요되는 인기 수입차다. 신차 시장에서 줄을 서서 구입하려고 해도 '없어서 못 파는' 수입차들이 많다.
 
6일 중고차 전문업체 카즈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에서의 상황은 180도 다르다. '있어도 팔리지 않아' 먼지만 쌓여가고 있는 게 수입 중고차들의 신세다.
 
카즈가 최근 실시한 '노마진 땡처리 중고차 특가전'에는 앞서 대기 기간이 3개월 이상이었던 '카이엔 터보' 중고차가 신차의 30% 수준인 6200만원에 등록됐다. 빠른 처분을 위해 판매가격을 한번 더 낮춘 급매물이다.
 
축구선수와 유명개그맨의 차로 유명한 BMW X5. 신차가격이 1억2000만원에 달하는 이차량의 2007년식 중고차 가격은 3900만원으로 신차의 33%수준이다.
 
영국 정통세단으로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재규어는 1억3500만원이었던 신차가격의 20%수준인 2750만원에 내놓았다. 구입 6년만에 80%나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재규어 판매자는 "6개월째 판매하고 있으나 새 주인을 찾기 어려워 노마진을 넘어서 손해를 보더라도 올해 내로 판매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벤츠 뉴S클래스 중고차는 3년만에 신차의 30% 수준인 6200만원까지 낮아졌고, 렉서스의 고급 SUV RX 400H 역시 3년 만에 신차가격의 절반인 3500만원에 등장했다.
 
이처럼 고가 수입차의 몸값이 중고차 시장에서 '뚝' 떨어지는 원인은 신차와 중고차의 구입층이 다르다는 데에 있다.
 
신차로 수입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중고차를 찾으려 하지 않고, 중고로 저렴해진 수입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층은 경기 침체에 따라 유류비와 수리비에 대해 상대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면서 수요가 정체된 것이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수리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부품가격은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6배 가량 비싸고, 정비공임과 도장료도 3~5배정도 비싼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현중 카즈 판매담당 딜러는 "중고차는 신차가격에 한단계 상위 차급을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고급 수입차는 가격이 빨리 떨어져 반값이 됐다고 해도 대부분 3000만~6000만원을 육박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가격을 지불하면서 중고차를 구입할 수요층은 상당히 좁고 이로 인해 보유기간이 늘어나면서, 사들인 금액보다 더 저렴하게 내놓는 급처문 매물이 많다"며 "신차가격의 30~40% 정도면 고급 수입차를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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