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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슈스케식 청년비례대표 선출 '백지화되나?'
저조한 흥행에 당내 청년당원들 가처분 신청까지
2012-01-12 15:30:38 2012-01-12 19:27:20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민주통합당의 야심작이라 할 수 있는 슈퍼스타K 방식의 청년 비례대표 선출이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졸속적으로 추진된 청년비례대표 선출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미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흥행이 아주 저조한 상황으로 흐르면서 일정을 연기한데다가, 이 마저도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에 헌신해왔던 당내 70년대생 당원들도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신학용 민주통합당 의원실 서보건 보좌관은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통합당 청년 비례대표 선정 절차의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서 보좌관은 “만 25세~만 35세로 청년을 나누는 기준이 문제”라며 “35세를 기준으로 30대를 둘로 쪼개는 것은 헌법과 법률 어디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선발제도가 국민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방식으로서 적절하지 못하다”며 “슈퍼스타K에서 연예인을 선발하듯 국회의원을 공천하면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청년 오세훈, 나경원을 뽑겠다는 것이냐”고 맹비난했다.
 
한편 앞서 민주통합당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년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접수 시기를 연기하고 방법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예상외로 해당 청년들의 참여가 너무 저조했기 때문이다.
 
최민희 임시 최고위원이 “접수시점은 원래 13일이었지만 애초에 지도부 경선과 병행해 가기로 해서 급하게 세운 것이라 청년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기 위해 이달 28일까지로 공모기간을 변경했다”고 밝혔지만, 12일 현재 민주당 홈페이지에 공개된 지원자는 15명에 불과하고 이 중에 여성 지원자는 한 명도 없다.
 
일각에서는 민주통합당의 청년 비례대표 선출 저조한 흥행에 이어 당내 반발이라는 뜻밖의 변수까지 만난 것을 두고 예정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구 민주당이 시민통합당과 합치면서 ‘혁신과 통합’의 방안 중 하나로 당 지도부 국민경선 실시와 청년 비례대표 선출을 제시했지만, 돈봉투 파문에서도 알 수 있듯 정당정치의 근본 개혁은 도외시하고 총선용 이벤트에 불과한 ‘땜질처방’이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4명의 국회의원 후보를 선출하더라도, 당원이 아닌 청년들이 신분 상승을 노리고 지원했다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비판이 더해지자 공모를 시작할 때 “500명 이상이 몰릴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하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은 모습이다.
 
때마침 한나라당이 박근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면서 깜짝 선발한 20대의 이준석 비대위원도 한나라당 쇄신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민주통합당에게는 악재다. 이 비대위원은 무소속 강용석 의원과 트위터에서 설전을 벌이다 병역 의혹으로 고소를 당하는 등 학력·병역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청년들에게 정치에 진출하는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은 청년들을 환심사기용으로 ‘모시기 경쟁’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금 창피하기는 하겠지만 지금이라도 슈스케 방식의 청년비례대표 선출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천호선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10일 뉴스토마토의 ‘권순욱의 정치토크’에 출연해 “돈이 없어도 자기 생활을 하며 젊었을 때 평당원으로 시작해서 훈련과 검증을 받아 정치에 진출할 수 있는 그런 정당을 만들고 싶다”며 “당원은 항상 동원되고, 유명한 사람이 영입돼서 출마하는 정당은 참 후진적인 정당”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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