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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당권파 vs 비당권파 대립, 핵심은?
비례후보 3인방·공동대표단 거취 두고 이견 분분
2012-05-03 18:43:44 2012-05-03 18:44:07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비례대표 부정선거라는 초유의 격랑에 휩싸인 통합진보당이 3일 대표단회의에서도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서 침몰하는 모습이다.
 
비례대표 1, 2, 3번을 배정받은 윤금순·이석기·김재연 당선인의 거취를 놓고, 비당권파는 사퇴만이 파문을 수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보고 있지만 당권파는 공동대표단이 책임지고 물러나는 선에서 봉합하자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국회에서 자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보고받은 이정희·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는 이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헤어졌다.
 
결국 4일 열리는 전국운영위원회에서 다시 한 번 수습책을 논의하게 됐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바라보는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시선이 엇갈려 쇄신 방안을 찾기까지는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대립 1. 당권파 "비례사퇴 불가" vs 비당권파 "그것만이 살 길"
 
통합진보당 내홍의 핵심에는 이른바 경기동부연합의 몸통으로 지목돼 온 이석기 당선인의 거취에 대한 대립이 있다.
 
당권파는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없는데 이 당선인 등이 당권파 핵심이라는 이유로 사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날 진상조사위원장 조준호 공동대표가 "총체적 부실·부정선거"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서도 이규엽 정책위의장이 선거를 부실하게 관리한 것과 부정선거가 자행된 것의 개연성은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에 비당권파측에서는 부실한 선거관리로 결과의 객관성과 신뢰성이 상실됐고, 국민적 지탄을 받게 됐으니 어떠한 형태로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천호선 대변인이 지적한 것처럼 경쟁형 명부로 순번을 배정한 14명의 비례후보 총사퇴 불사 등 극약처방을 감수해야 쇄신에 대한 의지로 비칠 것이라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참여당 출신의 한 관계자는 "이석기 당선인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강한 반감이 주류들에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미 핵심 브레인 윤원석 전 성남중원 후보가 성추문 전력으로 낙마해서, 당이 깨지더라도 이 당선인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립 2. 당권파 "유시민 당 대표 맡아달라" vs 비당권파 "진정한 해법 아니다"
 
통합진보당의 향후 수습책과 관련해서도 공동대표단의 책임 수위와 향후 역할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는 이정희·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수준으로 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최대정파인 민노계 수장 이정희 대표가 "가장 무거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한 것도 6월 3일 전당대회 당 대표에 불출마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비당권파는 유시민 공동대표에게 신임 대표를 맡아 당을 추슬러 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마디로 비주류 소수정파인 참여계 유시민 대표에게 당권을 양보할테니, 비례후보 3인방의 사퇴는 없는 것으로 봉합하자는 '협상카드'인 셈이다.
 
하지만 유시민 대표는 물론 비당권파측은 단순히 당권을 잡는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어서, 지리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태다.
 
비당권파는 이번 기회에 논란이 되어 온 당의 패권주의를 혁파하고 가는 계기를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쉽사리 물러시지 않을 기세다.
 
일각에서는 양측 모두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대립이 늦어질수록 좋을 것 없다는 판단은 공유하고 있는 상태여서, 4일 전국운영위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당 안팎의 이목이 전국운영위에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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