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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북리뷰)불편하지만 색깔있는 문화잡지 '도미노'
7개월 만에 2호 발간
2012-08-19 17:48:41 2012-08-20 08:56:33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이 땅의 문화 예술 전반에 대해 삐딱(?)하지만 건강한 시선을 지닌 30대들이 동인제 형식으로 만드는 문화잡지 '도미노(DOMINO)' 2호가 지난 7월 말 발간됐다. 지난해 말, 창간호가 발간된 이후 약 7개월만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아마 '도미노'라는 이름이 낯설 것이다. 비정기 간행물인 '도미노'는 기존의 출판유통 구조를 통하지 않고 일부 오프라인 서점과 카페를 통해 소규모로 판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내에서는 이미 알만한 사람은 아는, 꽤 '색깔있는' 잡지로 통한다. 지난해 발간한 1호는 개성있는 주제와 필진을 무기로 비주류 문화 혹은 독립출판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1호에 이어 2호를 손에 넣고 보니 우선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표지(사진)에서부터 '비정기적으로 간행할지언정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내 방식대로 푸는 것은 포기 못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읽혔다.
 
'2호가 아니라 1호에 들어갔어야 한다'고 중얼거리듯 시작하는, 월가 시위에 대한 노정태의 글 '주코티 공원에서'의 첫 문단은 표지부터 등장한다.
 
 
파격적인 편집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듯, 도미노에 실린 콘텐츠는 쉽게 읽히는 콘텐츠는 아니다.
 
내용이 어려워서라기보다 콘텐츠의 형식적 통일성 혹은 규격화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문학, 출판, 음악, 패션, 미술, 디자인, 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필진들은 사회 전방위로 세워둔 안테나에 흘러 들어온 신호들을 저마다의 글과 이미지로 해석해 토해냈다. 
 
이 것이 도미노만의 힘이다. 즉, 문화를 다루되 기존 문화잡지의 태도와는 다른, 메타잡지적 성격이 두드러진다는 게 장점이다.
 
이를테면 패션과 관련된 박세진의 글에서는 유니클로를 '불황의 친구'라 명명하거나, 디자이너 질 샌더가 빠진 브랜드 질 샌더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등 일반 패션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관점이 등장한다.
 
배민기의 경우에는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성공으로 대변되는 청춘 위로사업을 꼬집으며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 이란판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책 표지를 디자인했다. 잡지에 실린 각각의 표지 디자인들은 아픔은 그렇게 쉽게 위로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설파하는 듯하다. 
 
 
 
 
 
 
 
 
 
 
 
 
 
 
 
 
 
 
 
 
이처럼 표지 디자인부터 글에 이르기까지 잡지 구석구석에는 동인들의 삐딱한 시각이 가득 담겨 있다. 제각기 다른 문체, 다른 형식을 띄는 콘텐츠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하나같이 '나만 불편한가요?'라고 묻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사람들을 선동하거나 누군가를 통렬히 비난하지 않는다. 살면서 접한 것들에 대한 의문점이나 불만사항을 슬쩍 꼬집는다. 블럭 하나를 밀어보는 식이다. 마치 잡지이름인 도미노처럼. '나만 불편한가요?'라고 묻지만 사실 주된 정서는 애잔함이다.
 
가격은 1만2000원이고 구입처는 가가린(효자동), 북 소사이어티(합정동), 아트선재 더북스(소격동 아트선재), 유어-마인드 (서교동), 컬리솔 카페(대흥동), 카페 테이크아웃드로잉(이태원), 프롬더북스(부산 연제구 거제1동), 인터넷 서점 알라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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