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기성 CP발행' 구본상 LIG 부회장 사전구속영장
검찰 "구자원 회장·구본엽 부사장 추가 구속 가능"
2012-10-25 15:36:31 2012-10-25 16:02:13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LIG건설 CP(기업어음) 부당발행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윤석열)가 25일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42)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이날 구 부회장과 함께 오춘석 ㈜LIG 대표이사, 정종오 전 LIG건설 경영지원본부장에 대해 상환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CP를 발행하고 이를 위해 분식회계 한 혐의(특경가법상 사기 등)로 사전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10월 이후 재무구조상 LIG건설이 상환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방어를 위해 1894억원 규모의 사기성 CP를 발행하고, CP 발행이 가능한 기업평가를 받기 위해 15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LIG그룹이 중견건설기업인 건영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구자원 LIG그룹 회장(77)과 구 부회장, 구본엽 LIG건설 부사장 등 오너일가가 자신들의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대출을 받으면서 여러 옵션을 걸었는데, 이중에는 LIG건설 주식이 70%이하로 떨어지거나 부도 처리되면 은행 측에서 오너 일가의 주식을 처분해버릴 수 있는 옵션도 포함되어 있었다.
 
검찰은 최대주주인 구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문제의 옵션으로 경영권을 잃을 위기에 놓이자 주식을 되찾을 수 있도록 대출과 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할 때까지 사기성 CP발행을 통해 LIG건설을 '연명'해왔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증자를 통해 오너일가의 주식을 다시 사오고 그 다음날 바로 부도신청을 했다"면서 "오너 개인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사기성 CP를 발행했고 이를 통해 757명가량의 피해자를 만들어냈다.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밝혔다.
 
검찰은 오너 일가 중 구 부회장에 대해서만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 구 부회장이 LIG건설의 최대주주이고, 경영권 방어를 통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구 회장과 차남 구 부사장의 경우 최대주주가 아닌 점, 장남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점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조사결과에 따라 구 회장과 구 부사장을 비롯한 LIG 그룹 임직원들에 대해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향후 수사를 통해 CP 발행을 함께한 우리투자증권 측에 혐의가 있는지 여부, 구 부회장이 대출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LIG 그룹 자회사들의 배임 혐의 등에 대해 추가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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