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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추천한 해외일자리 알고보니 '비정규직'
2013-01-11 17:45:28 2013-01-12 11:57:42
[뉴스토마토 이상원, 김현우기자] 박근혜 당선자가 청년들의 해외취업을 독려하고 나섰지만, 해당 일자리들이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확인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11일 박 당선자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3 청년창업취업 박람회'에 참석해 "청년들이 세계로 진출하는 창업과 취업을 계기로 해서 잠재력과 끼를 발휘할 기회를 가져서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 청년들의 우수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는 특히 "(청년들이) 세계 각국에서 성공신화를 써 나갈 수 있도록 민관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질 좋은 글로벌 일자리를 개척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제는 이날 박람회에 공개된 해외일자리들의 질이 박 당선자가 추천할 만큼 좋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코트라에 따르면 박람회에서 채용관을 차린 116개 해외기업 중 정규직을 뽑는 곳은 27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89곳이 한시 계약직이었다.
 
계약직의 계약기간은 1~3년이 가장 많았고, 무기계약직도 있었으며, 기간이 짧은 곳은 3개월짜리 임시직도 있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기업들도 이번 박람회에서는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을 원했다.
 
KT(030200)폴란드, 포스코(005490)건설 폴란드, 현대중공업(009540) 브라질, 카페베네 미국 등이 참가했지만 이들이 제시한 일자리 역시 비정규직이었다.
 
정규직도 대우가 좋지만은 않았다. 일본 기업 몇군데가 그나마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말레이시아의 업체의 경유 정규직임에도 한달 급여가 약 130만원 수준이었다.
 
박 당선자의 청년 해외취업 독려는 이명박 정부의 청년 해외취업 지원책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이명박 정부는 청년층 일자리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글로벌 청년 리더 10만 양성'을 지시했지만, 실효성이 없었다.
 
국회 예산정책처 '2011년 회계연도 성과보고서'를 보면 2009~2011년의 3년간 해외취업 인원은 8347명에 불과했다. 당초 목표의 1/10수준도 되지 못한 셈이다.
 
이명박 정부의 청년 취업 프로그램으로 일본에 갔던 한 청년 구직자는 "정부 관련 기관의 해외 사무실에 들어갔지만 아무 일도 없이 시간만 보냈다. 예산이 부족한 곳에서 월급까지 받아 다른 사람들에게 눈치까지 보였다. 함께 일본에 온 동료는 생선 공장에서 물고기 손질을 한다고 들었다"고 일자리 질의 문제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의 잘된 점과 부족한 점을 검토했다. 이명박 정부 정책은 청년 정책을 만들 때 바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박람회를 총괄 지휘한 우기춘 코트라 중소기업본부장은 "해외 일자리의 경우 대부분 인턴십이나 단기계약직으로 채용한 후에 능력에 따라 장기계약으로 전환된다. 국내의 비정규직 개념과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 "이번 행사 참가자들도 사전 수요조사에 따라 계약조건에 부응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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