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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朴정부 출범..산적한 현안들
2013-02-25 17:53:30 2013-02-25 17:56:02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경제부흥을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겠다는 박근혜 정부가 25일 대통령 취임식과 함께 본격 출범했지만 출발이 산뜻하진 않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야심차게 마련한 박근혜 정부 조직개편안은 국회에서 여전히 계류중이고,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의 경우 조만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이뤄지겠지만 다른 장관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는 난항이 예고된 상황이다.
 
당장 박근혜 정부 국정은 이명박 정부의 장관들이 함께 이끌어 갈수밖에 없게 됐다. 정부 조직도 3월말은 돼야 제자리를 찾아갈 전망이다.
 
여야는 이날 오후 늦게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협상을 재개했지만 합의가 불발됐다. 박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이 발목잡기를 그만두라며 압박을 계속하고 있지만, 방송통신위원회 기능 일부의 미래창조과확부 이관 문제 등을 놓고 여전히 의견차이가 큰 상황이다.
 
장관 인사청문회는 오는 27일부터 일부 시작하고, 일부는 다음달 둘째주에나 시작된다. 정식으로 임명될 때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데다 일부 후보자의 경우 낙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명박 정부 장관들과의 어색한 동거가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
 
조직이 불완전하게 출발하다보니 정책공약에 대한 신뢰도 크게 떨어진다.
 
경제민주화, 고용률 70%달성, 가계부채문제 해결, 맞춤형 복지 실현 등 산적한 정책과제를 정권초기에 어떻게 추진해 가는가에 따라 정권의 성패가 좌우되지만, 아직 딱히 손에 잡히는 정책이 없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이 2%대에 머물것이라는 전망들은 정책 추진동력을 더욱 약화시킨다.
 
영국 BBC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소식을 전하며 박근혜 정부가 직면한 경제위기를 꼬집었다.
 
BBC는 "좋은 시절 비탈에서 경제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성장엔진이 털털거리거나 멈추려 할 때는 훨씬 더 어렵다"며 이 것이 바로 아시아 4위 경제국의 책임을 떠안은 박 대통령이 직면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BBC는 특히 "한국은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에서 멋어나 수년간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할 만한 성장을 구가했지만 최근 성장세는 연료가 바닥난 것 같다"고 진단하고 박 대통령이 지난 주 새 정부의 정책과제를 발표하면서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도 경제회복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연설에서조차 단 한차례도 '성장'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부흥'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행복'과 '희망', '미래' 등 추상적인 문구가 더욱 강조됐다.
 
성장엔진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률 70% 달성도 과도한 목표라는 지적도 나온다. 창조경제를 통한 성장을 목표로 미래창조과학부도 신설하지만, 이 또한 어떤 분야를 어떻게 육성할지 구체화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때문에 맞춤형 복지 확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재원 대책은 더욱 큰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성장 없이는 재원조달도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부자증세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는 증세보다는 세출구조조정과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박근혜 정부는 특히 올해 안으로 세입확충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민대타협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증세방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분석이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감세드라이브를 걸었던 것을 단기간에 뒤집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재정건전성 확보와 복지재원 마련을 동시에 수행해야하는 매우 어려운 재정환경에 직면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세입확충을 위한 국민적인 공감대가 필요하다. 국민대타협 운운 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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