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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품 된 용산개발사업..해법은 세가지?
최종 부도 막기 '쉽지 않아'
2013-03-14 17:34:49 2013-03-14 17:37:08
[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관심을 받던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첫삽을 떠보지도 못한채 결국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코레일을 비롯한 30여개 민간출자사들, 특히 서부이촌동 주민들까지 피해를 보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새로운 방향의 사업이 구상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법정관리·자체개발 등..용산사업 다시 원점
 
현재 대두되고 있는 용산사업의 재편 안은 세 가지 정도다.
 
먼저 법정관리를 통한 사업 정상화다. 실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채권, 채무가 동결돼 코레일과 민간출자사, 채권자들은 감자와 부채 탕감 등으로 손해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기존 사업 구도를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용산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PFV) 이사회 의결을 거쳐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규모가 너무 방대해 법정관리가 받아 들여 질지는 미지수다.
   
둘째는 정부가 나서는 방안이지만 용산 개발사업 부도로 위기에 내몰린 코레일을 구하는데 직접적인 개입은 하지 않겠다는게 정부의 현재 기조다.
 
다만 채권 발행 한도 확대 등 정책 개정을 통해 코레일 부도와 같은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구본환 국토부 철도정책관은 지난 13일 "용산사업은 다른 공공기간이 하는 사업과 달리 기본적으로 수익사업이며, 민간투자자와 코레일의 자율적 협약으로 국토부가 개입할 사안은 아니다"고 입장을 밝힌바 있다.
 
다만 국토부는 코레일의 지속적인 자구노력 추진 및 비상경영체제 운영 등을 전제로 정책적 지원을 해줄 수 있다는 방침이다.
 
구 정책관은 "자본금 8조원의 코레일은 부채 11조원으로 이미 자본잠식 상태로, 용산 사업이 부도날 경우 자본금 전액이 사라진다"며 "하지만 역사와 철도부지 등 자산 재평가를 통해 2조8000억원의 자본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부도는 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최근 힘을 얻고 있는 코레일의 자체개발이다. 이는 사업을 백지화시키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방법이다.
 
코레일이 그동안 받은 땅값을 돌려주는 대신 사업 대지를 다시 환수받아 개발을 하는 방식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업 대지를 다시 받아 틀을 다시 새로 짤 것"이라며 "땅을 분할 매각해 민간에 개발을 맡기거나 코레일이 직접 개발하고 나머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 자체개발 힘들 듯..서울시 "출자사간 조율 우선"
 
하지만 코레일의 자체개발 계획은 여러 이유 등으로 추진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단 자체개발로 전환할 경우, 사업규모 축소는 불가피하다. 그렇게 될 경우 서부이촌동을 사업지구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미 큰 손해를 보고 있는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기 힘들 전망이다.
 
특히 주민들이 서울시와 코레일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코레일의 의도대로 사업을 진행하기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다.
 
서울시 역시 코레일의 독자개발보다는 민간출자사와의 조율을 통한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사업 정상화는 코레일과 민간출자사 등 주체간의 합의로 풀어야 한다"며 "어찌됐든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책사업으로 진행할 경우 천문학적인 자금이 국민의 혈세로 들어가야 한다. 이미 사업성을 잃어 파산이 난 사업에 국민 대다수가 찬성표를 던지기 힘든 이유다.
 
관련 전문가들 역시 코레일의 자체개발 계획에 다소 회의적인 입장이다. 무엇보다 시장 상황이 개선돼 사업성이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용산사업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경색된 현재의 부동산 시장 상황 때문"이라며 "사업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새판을 짠다고 해도 투자자들의 쉽게 뛰어들 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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