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금값, 33년來 최대 폭락..추락 어디까지
2013-04-16 18:20:38 2013-04-16 18:23:20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금값이 3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추락해 지난 12년간 지속된 금 랠리가 종료됐다.
 
지난 십여년간 안전자산으로의 매력이 부각되며 상승세를 보여 왔던 금값이 급락한 것이다. 특히, 금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증가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 주목받아왔다는 점에서 황금시대가 종료된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지난 2001년 이후 7배 이상 상승해 지난 2011년에는 온스당 1920달러까지 치솟았던 금값이 경제 환경이 변하면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금값은 키프로스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보유한 금을 판다는 소식에 하락폭을 키우더니 이날 중국의 부진한 1분기 경제성장률 결과에 1300달러 선까지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금값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며 1200선까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데이비드 고벳 마렉스 스팩트론 귀금속 분야 대표는 "시장에는 금만 아니면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금 하락 33년 만에 최대폭 '뚝'
 
1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6월물 금 선물은 전날보다 140.30달러(9.3%) 내린 온스당 1361.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80년 3월17일 이후 33년 만의 가장 큰 낙폭이며 지난 201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 수준이다.
 
지난 12일 이미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63.50달러(4.1%) 떨어진 바 있어 이틀 만에 203달러, 13%가 증발한 셈이다.
 
◇금값 추이 <출처 : CNNMoney>
 
금 가격 폭락은 중국의 부진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주도했다. 중국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7.7%로 4분기의 7.9%와 전문가 예상치인 8% 모두에 밑돌았다.
 
더불어 지난주 키프로스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을 판매하겠다고 나선 것도 금값 하락에 한몫했다. 다른 유로존 은행들도 같은 조처를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키프로스는 구제금융에 필요한 자체조달금을 마련하기 위해 중앙은행에 보관 중인 4억유로 규모의 금 10톤을 매각할 계획이다.
 
게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를 올 하반기부터 점차 줄일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자 인플레 부담감이 완화되면서 금값 하락 압력은 커졌다.
 
도날드 셀킨 내셔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값 폭락 전에 금을 사들인 이들은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최근 주식시장 호황과 물가 상승세 둔화 등의 현상을 본 투자자들은 금을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값하락 여파..주식↓ · 엔화↑
 
이날 금값 폭락 소식에 금을 비롯한 원자재를 다루는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는 하락했다. 반면 또 다른 안전 자산인 엔화는 위험 회피 심리가 작용해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지수는 에너지와 금속 업체들이 하락을 주도하며 전일 대비 36.49포인트(2.30%) 하락한 1552.36을 기록했다. 이는 6개월만에 최저치다.
 
업종별로는 세계최대 금ETF인 SPDR골드트러스트는 8.78% 떨어졌고 광산업체인 프리포트 맥모란과 뉴몬트 마이닝의 주가도 5% 넘게 급락했다.
 
캐나다에서도 관련 주식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세계 최대 금광업체인 캐나다의 배릭 골드는 10% 폭락했고 토론토의 금광회사 골드코프는 5.6%, 금광 채굴업체인 뉴몬트마이닝은 6.7% 떨어졌다.
 
반면 엔화는 이날 강세를 보였다. 뉴욕 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는 전 거래일 대비 1.2% 하락한 96.61엔에, 유로화 대비 엔화는 2.2% 떨어진 125.98에 거래됐다.
 
◇금값 추락 이어질까? 반등할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세계경제가 회복되는 추세라 금의 인기가 점점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과 여전히 물가상승 요인이 남아있어 금값이 반등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 크레딧스위스, 소시에테 제네랄 등은 몇 달 내로 금의 강세가 종료될 것이라고 예견해 왔다.
 
지난주 골드만삭스는 미 연준(Fed)이 양적완화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하며 올해 금 평균 가격 전망치를 올해 온스당 1450달러, 내년에는 127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스테파니 에이메스 소시에떼제네럴 애널리스트도 "올해 금값이 온스당 126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1200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견해에 동조했다.  
 
도이체방크 역시 달러 강세와 안전자산 인기 하락을 이유로 올해 금 가격 전망을 12% 내려 잡았다.
 
반대로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의 가치는 아직 유효하다는 시각도 있다.
 
존 리드 폴슨앤코의 전략가는 "최근 금 가격이 내려갔다고 해서 장기적 전망이 달라지지 않는다"며 "미 연방 정부가 전례 없이 돈을 마구 찍어내고 있기 때문에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대안으로 금은 여전히 주목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리드는 미국뿐 아니라 각국 정부가 자국 경제에 이례적인 수준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금 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왕 빌 그로스는 금값이 폭락했음에도 금을 계속 사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2월 "금은 좋은 헤지 수단"이라고 주장한 채권왕 빌그로스는 이날 금값 폭락 이후 오심을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금을 사겠다"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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