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공범', 손예진·김갑수의 빛나는 연기력..뒷맛은 허전
2013-10-16 17:39:58 2013-10-16 17:43:33
◇손예진-김갑수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심을 가지게 된다면.'
 
영화 '공범'은 이러한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아동 유괴살인범으로 의심하게 된 딸의 이야기다.
 
약 8년전 SBS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부녀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갑수와 손예진이 다시 한 번 부녀지간으로 만났다.
 
'연기본좌'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김갑수와 미모와 연기를 겸비해 여배우로서 탑으로 꼽히는 손예진의 연기호흡은 일품이다. 사랑스러운 부녀 관계가 서서히 깨져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영화 내에서 벌어지는 큰 감정의 폭을 팽팽하게 끌고 간다.
 
◇김갑수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먼저 극 초반 김갑수는 평범한 가장으로서 '딸은 내 심장'이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정순만을 푸근하고 자상하게 그려냈다.
 
이후 딸이 의심을 품을 때 이를 부인하며 펼치는 연기는 압권이다.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그의 모습은 관객의 뇌리에 깊이 각인될 듯 하다.
 
아버지를 의심하는 딸 손예진 역시 극찬을 받아 마땅하다. 진실을 밝히는 기자가 꿈인 정다은을 연기한 손예진은 극초반에는 사랑스러운 딸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이후 아버지를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일어나는 극한 감정과 혼돈스러운 심정을 눈빛과 표정, 떨리는 듯한 대사로 드러낸다.
  
◇손예진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두 사람은 러닝타임 내내 맡은 장면을 완벽히 소화하며 김갑수, 손예진이 아닌 정순만과 정다은으로 분했다. 숨 막히는 두 사람의 연기만 봐도 영화는 값어치를 한다.
 
이처럼 극을 이끌어가는 김갑수와 손예진의 연기력은 빛났지만, 캐릭터와 상황 설명이 부족해 영화는 뒷맛이 텁텁하다.
 
특히 순만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김갑수의 연기력을 앗아간 스토리라고 말하고 싶다.
 
순만의 처남으로 등장하는 준영(임형준 분)이 순만을 압박하는 이유에 대한 당위성과 현실성도 아쉽다.
 
90%까지는 신나게 관객들을 압박했지만, 마지막 10%를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한 느낌이라 허전함이 맴돈다. 순만과 준영에 대한 설명이 조금만 더 매끄러웠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영화는 '그 놈 목소리', '너는 내 운명', '내 사랑 내 곁에' 등을 연출한 박진표 감독 밑에서 조감독 역할을 해온 국동석 감독의 입봉작이다.
 
'공범'은 '그 놈 목소리' 때와 비슷한 분위기가 감돌고, 무게감 있는 연출이 이어진다. 그러면서도 '내 사랑 내 곁에'와 같은 깊은 감정이 관객들을 흔든다.
 
다소 아쉬운 지점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후한 평가를 주고 싶다. 특히 다은의 감정을 따라간다면 재밌는 영화를 본 느낌으로 극장을 나올 것이다.
 
상영시간 95분. 오는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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