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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펙·저임금 '이케아' 세대…2015 취업난 신조어
2015-05-07 13:58:41 2015-05-07 13:58:41
취업난이 점점 심해지면서 이를 반영하는 신조어들도 계속 생기고 있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이 ‘2015년 채용 시장 신조어’를 7일 발표했다.
 
높아져만 가는 스펙으로 더욱 좁아져 가는 취업문에 대한 자조적인 용어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취업 의지 마저 자의반 타의반으로 버림으로써 무기력에 빠진 상황을 빗댄 신조어들도 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주요 신조어를 정리했다.
 
◇이케아(IKEA)세대
 
최근 청년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스펙을 가지고 있다. 각종 자격증, 어학연수, 인턴 경험 등은 기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난 때문에 대기업 취직은 커녕 ‘열정페이’ 등 낮은 급여를 받으면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뛰어난 스펙을 갖췄지만 낮은 급여와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들을 실용적이고 세련됐지만 저렴한 가격의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에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취업깡패
 
몇 년 전부터 취업시장에서 공대생들이 각광받고 있다. 주요 대기업이 이공계 출신 채용 비율을 높이거나, 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대생 중에서도 전자, 화공, 기계 일명 ‘전화기’ 전공자들이 대세로 꼽힌다. 이처럼 다른 과들보다 취업이 잘 되는 과를 ‘취업깡패’로 부른다.
 
예전에는 경영학과가 취업시장에서 각광받았다. 하지만 문과 졸업생들을 찾는 기업들은 줄고 있다. 이 때문에 ‘인문학과 졸업생의 90%는 논다’는 ‘인구론’이라는 신조어도 있다.
 
◇화석선배
 
취업난으로 취업 전까지 졸업을 미루는 'NG(No Graduation)족이 늘면서, 학교를 오래 다니는 고학번 선배는 화석으로 비유되고 있다. 고학번들이 오래된 조상처럼 느껴진다는 의미로, 삼엽충, 시조새, 고려청자라고도 불린다.
 
고학생들은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등록금 등을 내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후배 눈치 때문에 심리적 부담까지 안고 있다.
 
◇5포세대
 
3포세대, 4포세대에 이어 최근에는 5포세대라는 표현이 증가하고 있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것도 모자라 내 집 마련, 인간관계까지 포기했다는 뜻이다.
 
사람인 조사 결과, 2030세대 10명 중 6명(57.6%)은 이 다섯 가지 중 하나 이상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취업과 희망까지 포기한 세대라는 의미의 ‘7포세대’까지 등장했다.
 
◇빨대족
 
30대가 넘어서도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의 노후 자금을 사용하는 자녀를 ‘빨대족’이라 비꼬아 부른다. 사람인 조사에서 구직자 절반(48.4%)이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구직활동을 하고 있었다.
 
◇달관세대
 
일본의 사토리 세대에서 시작된 말로 욕심 없이 현재에 만족하며 무욕적인 삶을 살아가는 세대를 지칭한다. 이를 ‘미래를 걱정하는 대신 현재 행복하게 사는 것이 낫다며 인생을 초월한 것’처럼 보는 시각도 있지만, 높은 실업률로 인해 희망과 의욕을 잃은 청년들이 무기력해졌다고 볼 수 있다.
 
◇취업9종세트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2030 정책참여단 스펙조사팀’에 따르면, 취업을 위해서 쌓아야 하는 스펙이 9종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학벌,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에서 공모전 입상, 인턴 경력이 더해지고, 최근에는 사회봉사, 성형수술까지 9개가 됐다.
 
이는 최근 스펙 초월 기류와 상반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인이 신입 이력서를 분석한 결과, 영어 성적과 자격증 소지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하는 등 취업자 스펙 쌓기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4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청에서 열린 취업박람회 2015 구인·구직 매칭데이에서 한 구직자가 구직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News1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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