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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예산 챙기자" 예결위원 ‘지원 러시’
여 경쟁률 2.7:1, 예결위 입성 위한 ‘총성 없는 경쟁’
‘지역’ 예산 확보가 주목적, 내년 총선 ‘교두보’로 삼아
탈락 의원들 거센 반발 예상, 당 지도부도 ‘고심’
2015-05-18 15:11:02 2015-05-18 15:11:02
“윤리위-예결위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여당 된 이후 관례다”
“아니다, 정책위의장을 마친 뒤 내가 예결위원장 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청와대 정무특보인 주호영 의원(새누리당)이 최근 특보직을 사퇴하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하겠다고 나섰다. 주 의원에 맞서 김재경 의원(새누리당)도 예결위원장에 도전하면서 결국 예결위원장직을 놓고 경선까지 가야할 상황에 놓였다.
 
김 의원은 당내에서 “윤리위-예결위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여당이 된 후 관례”라면서 3선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지 못하면 관행적으로 임기가 1년인 윤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연이어 맡아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주 의원은 당시 이완구 전 원내대표가 정책위의장을 마친 뒤 예결위원장을 하는 것으로 정리했었다면서 “김 의원의 말은 물에 빠진 사람에게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라고 반박했다.
 
정무특보까지 사퇴하면서 하려는 예결위원장, 위원장뿐 아니라 총원 50명인 예결위원 자리를 놓고도 여야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25명을 뽑는 예결위원에 66명의 의원들이 도전했다. 경쟁률은 2.7:1에 육박할 정도다. 지난해 50여명의 의원이 예결위원에 지원한 것을 감안하면 훨씬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
 
이번에 예결위원에 지원한 어떤 한 의원은 예결위원이 되면 정부의 전반적인 재정 정책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하고, 예결위 간사직을 목표로 지원한 의원도 있었다. 또 예결위원을 한번 해보고 싶어 지원한 의원도 있을 정도로 이들의 지원 동기는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이들이 지원한 이유 중 공통적인 답변도 존재한 것. 바로 ‘지역구 예산’을 챙기겠다는 점이다. 이들의 지역구 예산 확보가 이번 예결위원 지원의 가장 큰 이유다.
 
이처럼 여야를 가리지 않고 예결위에 입성하려는 이유는 무엇보다 예결위원이 되면 상대적으로 지역구 예산을 확보하기가 용이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말 정기국회 중에 진행될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통해 지역구 예산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내년 총선 후보를 결정하는데 중요 변수로 작용한다.
 
또한 지역 주민의 의견을 묻는 공천이 이뤄질 경우, 의정보고서에 예산보고서 실적을 담으면 힘 있고 능력 있는 후보임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18일 “예결위원을 하게 되면 본인이 상임위 활동을 하는 것과 더불어 정치라는 측면에서 예산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예결위원으로써 본인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새누리당 예결위원 경쟁률이 2.7:1에 육박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 지도부의 고민도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선발기준이 모호해지면 예결위 입성에서 탈락한 의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7일 “관례에 따라 예결위를 안 해본 의원에게 기회를 줘야 하고, 지역별 예산 반영을 위한 시·도당 안배도 필요하다”며 “예산이 워낙 복잡하고 방대한 만큼 관련 정부부처 출신이나 당 정책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의원도 우선순위”라고 밝힌 바 있다.
 
새누리당은 내부적으로 총선 직전 정기국회 예산 심사라 여야간 대립이 격화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대야 전투력도 예결위원의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로 인해 ‘야전 전투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의원들도 포진시키겠다는 것이 원내지도부의 생각이다.
 
아울러 원내지도부는 이번 예결위 구성이 내년 총선에 대비한 정책, 공약 개발에도 맞물려 있다고 판단, 과거 그 어느 때 보다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총선정책 기획단이 마련할 총선 공약을 뒷받침하기 위해 예결위원으로서 갖춰야 할 전문성도 함께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상황은 새누리당과 비슷하다. 현재 예결위원 지원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예결위 입성을 원하는 많은 ‘예비 예결위원’들이 대기 중이다. 새정치연합도 예결위원의 지역 배치를 총선 전략의 일환으로 삼으려는 분위기가 뚜렷하기 때문에 향후 ‘예비 예결위원’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19대 국회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기회를 갖지 못한 의원들 위주로 해서 지역별 고려까지 염두에 두고 배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원내수석부대표 간 대화를 통해 예결위 구성에 대해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원내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오후 여야간 원내수석부대표간 대화를 가질 것”이라며 “예결위 구성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최근 정치권은 예결위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25명을 뽑는 예결위원에 66명의 의원들이 도전, 경쟁률은 2.7:1에 육박할 정도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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