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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이동'보다 '기기변경', 혹은 '알뜰폰'
7월 번호이동 시장 정체 지속···알뜰폰만 '순증'
2015-08-03 13:24:01 2015-08-03 13:30:48
이동통신 번호이동(MNP) 시장 정체기가 이어지면서 사업자들이 기기변경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 번호이동 시장에서는 ‘알뜰폰’만 유일하게 가입자가 순증했다.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전화 번호이동 전체 건수는 54만7798건으로 전월 대비 6.9%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 4월 44만3481명에서 5월 53만2275건으로 증가했지만 이후 50만명대에 머물고 있다.
 
이통사(MNO) 3개 사업자의 번호이동 가입자는 모두 순감했다. 그나마 KT(030200)는 경쟁사 양 측으로부터 가입자를 빼앗아왔지만 그 이상의 고객이 알뜰폰으로 유출되며 전체 1만2028건 순감했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017670)이 2만4708건 순감했고 LG유플러스(032640)도 4577명 빠져나갔다.
 
반면 알뜰폰(MVNO)은 전체 4만1313건 순증을 기록하며 나홀로 순항을 지속했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통계에 따르면 알뜰폰은 지난 6월 말 기준 총 가입자 530만7523명을 확보하며 점유율 9%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이동통신 번호이동 시장 정체기가 이어지면서 사업자들이 기기변경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영업 중인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이처럼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전체 번호이동 가입자가 줄어든 반면 기기변경 가입자는 대폭 늘고 있다. 미래부가 공개한 사업자 제출자료를 보면 지난해 1~9월 일평균 26.1%였던 기기변경 가입자 비중은 올해 6월 기준 일평균 50.6%까지 증가했다.
 
경쟁 수단이 ‘보조금’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점차 바뀌고 있지만 신규 요금제 등의 서비스 차별화가 타사 가입자 유치 효과까지는 내지 못하는 양상이다. 즉 보조금이 아닌 서비스만 보고 통신사를 갈아탄 이용자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5월 KT를 시작으로 출시된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그간의 업계 최대 화두였지만 번호이동 시장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3개 사업자가 내놓은 요금제가 대동소이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단독으로 데이터 선택 요금제 운영을 오래 했다면 가입자 유치 효과도 좀 더 봤겠지만 이동통신 시장의 서비스 경쟁에선 워낙 경쟁사의 ‘미투(Me-too) 대응’이 빠르다”며 “조금이라도 차별화 효과를 내기 위해 ‘밀당’ 서비스 특허 등을 추진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통사들은 가입자 빼앗기보다 결합상품을 비롯한 기존가입자들의 혜택 강화 쪽으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시장 점유율 50%가 깨진 SK텔레콤은 더욱 ‘락인(lock-in)’ 전략에 주력한다. SK텔레콤은 최근 TV광고에서 통신사를 절(寺)에 빗대 “절이 싫은 게 아니라면 스님이 떠날 필요가 없다”고 비유하며 ”기변 혜택을 마다하고 떠나지 말라“는 직접적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지난주 분기 실적발표를 마무리한 이통 3사는 공통적으로 당분간 시장 안정화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하반기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의 신규 단말기 출시는 경쟁상황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재고정리 목적으로 보조금과 출고가 변동 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고, 각 사가 보유한 단말 물량에 따라 가격 조정 규모와 시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지금같은 상황에선 신제품 출시와 재고 정리가 이뤄진다 해도 거의 기기변경 물량으로 소화된다”며 “특히 인기가 높은 플래그십 제품의 경우 대개 3사 공동으로 가격이 조정돼 번호이동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TV광고 ‘이상하자’ 시리즈 제14화 ‘머무르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 편에서 기기변경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광고화면 캡쳐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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