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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소방공무원 처우 대폭 개선
개인보호장비비 43억 투입 100% 유지
운전대원 출동 중 발생 사고 전면 지원
2016-02-01 09:15:58 2016-02-01 09:16:54
지난해 부산의 한 화재현장 구석에서 얼굴이 시커멓게 그을린 채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는 소방관 모습과 충북 청주의 화재 진압 중 탈진해 쓰러진 소방관 모습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큰 반향을 불러온 바 있다.
 
앞으로 서울에서는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악전고투하는 소방대원들의 모습이 점차 사라지게 된다.
 
서울시는 대규모 재난현장에서 소방대원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재난현장 회복팀’을 전국 최초로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소방공무원 근무환경 개선 대책안’을 1일 발표했다.
 
이달부터 운영하는 재난현장 회복팀은 소방대원이 재난현장에서 물을 마시며 지친 몸을 추스르고 부상 시 응급 치료도 받는 등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출동하는 전담팀으로 소방대원을 돕는 인원과 의료진 등 4~5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대규모 화재 등이 발생했을 때 휴식공간과 구급장비, 냉장고, 취사도구 등이 구비된 차량을 타고 신속히 현장으로 출동, 지친 대원들에 대해 혈압·심박수를 체크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맞춤형 현장회복 시스템을 운영한다.
 
또 지난해 7월부터 전국 최초로 소방차 운전대원 전원에 대한 운전자보험 가입을 시행, 출동 중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벌금, 변호사 선임비용, 형사합의금 전액을 지원한다.
 
최근 5년간은 서울 시내에서 발생한 소방차 교통사고 129건 중 사고책임 대부분은 사고를 낸 소방차 운전대원에게 돌아가 사고처리비용 역시 소방관 개인이 부담해야 했다.
 
서울시는 특히, 안전장갑·헬멧·공기호흡기 등 소방대원의 안전을 지키는 개인보호장비 보유율을 100%로 지속 유지하기 위해 올해 4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우선, 낡은 개인보호장비를 교체해 안전한 현장 활동을 지원하고 소방장비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장비 이력 관리를 시행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유해화학물질 접촉 119대원 건강관리지원계획’의 범위를 확대, 유해화학물질 접촉으로 인한 부상 지원뿐만 아니라 현장활동 중에 입은 경미한 부상이나 공상이 승인되지 않은 부상에 대한 치료비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소발생기 등이 구비돼 소방공무원들의 지친 심신을 돌보는 ‘심신안정실’을 지난해 17곳에 이어 올해 나머지 7곳 까지 서울 시내 전 소방서와 소방본부 등 총 24곳에 설치 완료한다.
 
소방공무원을 심리상담 전문강사로 양성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입은 대원들을 집중 상담하는 ‘찾아가는 심리상담 프로그램’에 동료상담사로 투입할 예정이다.
 
자연휴양림 등지에서 산책하거나 감성소통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힐링캠프’ 참여 인원을 연 300명까지 확대해 격무에 시달리는 대원들이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될 수 있도록 한다.
 
2012년부터 운영 중인 ‘힐링캠프’는 현재까지 약 700여 명이 참가했으며, 지난해에는 메르스 전담 구급대원을 비롯해 소방대원 240명이 캠프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이밖에 서울시소방재난본부는 국내 유수의 대학교와 합동으로 소방공무원의 직무환경에 대한 연구를 추진, 소방공무원 질병과 관련한 공상 근거 등을 마련하고, 입사부터 퇴사까지 건강관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체계적인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권순경 소방재난본부장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재난현장 회복팀을 운영하는 등 소방공무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쓸 것”이라며 “대원들의 심신을 건강하게 지키는 것이 인명구조 등 현장대응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부산 중고자동차 매매단지 화재현장에서 한 소방대원이 밤샘 진화작업 이후 구석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사진/부산지방경찰청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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