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대내외 악재에 금리 '촉각'…거센 인하 압박에도 '동결' 유력
16일 금융통화위원회 개최…8개월 연속 금리 동결 전망
2016-02-14 10:45:44 2016-02-14 10:45:59
국제금융시장이 극심한 혼란을 이어가는 가운데 오는 16일 개최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8개월 연속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중국·일본 등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영향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8개월 연속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금통위는 지난해 3월과 6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 이후 지난 1월까지 사상 최저치인 연 1.50% 수준을 7개월 연속 유지해왔다.
 
이번달에도 한은의 최근 정책 기조와 금융시장 불안, 가계부채 등의 문제를 고려할 때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은은 지난달까지 추가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입장을 내비쳐왔고,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금리 조정에 나서기가 조심스러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대외 부문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외국인 투자 자금의 급격한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오히려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금리 인하 요인이 많고 인하 압박도 거세지만 원·달러 환율이 올라 섣불리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전세계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 정책 전환 시점을 예상하기 쉽지 않아 당분간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시장에서도 금리 동결 의견이 우세하다. 금융투자협회가 75개 기관 100명의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99%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투협은 "전문가들이 수출 부진과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등이 금리인하 기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가계부채 문제와 자본유출 확대 가능성 등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로 2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영향과 함께 부진한 국내 경기지표까지 겹치면서 금리 인하의 압박도 거세다.
 
연초부터 중국은 연일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고 일본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추가 양적완화를 예고했고 미국까지 금리 정책 기조를 '점진적·단계적 인상'에서 '인상속도 조절'로 틀었다.
 
여기에 국내 수출은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18.5%나 감소하면서 2009년 8월(-20.9%)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나라 안팎의 악재들이 금리 인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지표가 좋지 않은데다 일본에 이어 유럽도 추가 부양카드를 꺼낼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탄력 둔화에 통화정책으로 선제적인 대응을 한다는 차원에서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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