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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100일…대중 수출 부진 속 수혜품목 기대
무역업계 절반 "2년차 관세 인하로 수출 회복"…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수출 기대감 더 높아
2016-03-27 11:00:00 2016-03-27 15:16:07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정식 발효된 지 100일이 됐다.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관세 인하폭이 상대적으로 큰 품목들을 중심으로 수출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7일 '한·중 FTA 발효 100일. 무역업계의 평가와 전망' 보고서를 통해 대중 수출이 전반적인 위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FTA를 통해 긍정적 성과를 거둔 품목들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또 대중 수출의 약세는 중국의 경기 둔화에 보다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는 평가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첫 두 달간 대중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6% 감소한 181억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2014년부터 나타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FTA 수혜품목으로 분류된 기호식품, 자동차부품, 동제품 등은 수출이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출액이 감소했어도 물량이 증가한 경우도 관측됐다. 수혜품목은 중국의 MFN세율, 아태협정세율 등과 비교해 한중 FTA 특혜세율이 낮은 품목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2년차 관세 인하폭이 큰 품목에서 수출 증가 품목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인하폭이 0~1%포인트의 경우 수출 증가 품목수가 176개였지만, 관세 인하폭이 3~6%포인트로 늘어나면 수출 증가 품목도 344개로 비례해 증가했다. 
 
관세 인하폭이 3%포인트 이상인 품목 중에서도 전자응용기기, 금속공작기계, 알루미늄, 편직물, 의류, 동제품, 타일도자기 등에서 수출이 늘었다. 기호식품, 철강판, 자동차부품은 관세 인하폭이 아직 크지 않음에도 수출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통신, 석유화학, 원동기·펌프, 정밀화학 등은 수출은 늘었지만 수입 단가 하락으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감소했다. 
 
양허유형별로는 즉시철폐와 5년철폐에서 수출 증가 품목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무역협회
 
한중 FTA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관심도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가 지난 1월26일부터 약 3주간 495개 무역업체들을 대상으로 'FTA 발효 이후 2개월간 초기 영향'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의 69.3%가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관심이 높지 않다"고 응답한 업체는 전체의 6.8%에 그쳤다. 전체 기업의 51.5%는 이미 FTA를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 예정인 등 제1 교역국과의 FTA에 대한 대비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중 FTA로 대중 수출 환경이 나아질 것이란 긍정적 시각도 많았다. 응답업체의 39.4%가 "올해 대중 수출이 FTA 영향으로 당초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들은 어려운 수출 환경을 감안하면 한중 FTA가 대중 수출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증대 효과를 예상하지 않은 기업은 23.2%였다. 
 
올해 1월1일 발효된 2년차 관세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응답업체의 44.5%가 2년차 관세인하로 "대중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 "효과가 없을 것"(22.2%)이란 시각을 두 배가량 앞섰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28.1%)보다 중소기업(45.6%)에서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았다. 중국 바이어의 높은 FTA 활용 의지와 경쟁국 대비 가격 우위가 감지되고 있어 한중 FTA 발효 초기임에도 대중 수출 회복에 기여할 것이란 의견이다. 
 
다만 기업들은 한중 FTA가 시행 초기인 만큼 애로사항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원산지 판정 및 근거서류 작성(47.9%)에 대한 개선 요구가 가장 높았고, 원산지 확인서 요청(45.9%), 담당 인력 교육 및 유지(42.4%), 사후검증 대비(41.2%), 품목분류 및 양허대상 확인(33.7%) 등도 미흡한 부분으로 지적됐다. 
 
국제무역연구원 민경실 연구원은 "아직 FTA 활용으로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무역업계의 기대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현지 모니터링 결과 통관 원활화, 서비스 등 비관세 분야의 중국측 이행에 대한 업계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무역업계의 애로 해소와 소비재 수출 확대를 위해 현지 유통망 연계와 서비스, 문화콘텐츠 등 양국 기업간 협력 확대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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