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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리포트)88. 홍선기 애스크컬쳐 대표 "맞춤형 한국 문화 공유"
외국인 대상 개인화 서비스…글로벌 진출 목표
2016-04-08 06:00:00 2016-04-08 06:00:00
 
 
[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여기 깃발 보이시죠? 제가 들고 있는 깃발만 잘 보고 따라오세요."
 
여름 휴가를 맞아 해외 패키지 여행을 가면 흔히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여행사 가이드가 앞장 서서 관광지에 대한 설명을 하면 뒤로 줄지어 늘어선 관광객들은 짧은 시간 안에 관광지 이곳 저곳을 눈에 담기 바쁘다. 그러다 가이드가 다른 장소로 이동하면 관광객들도 자연스레 따라 움직인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한국을 찾는 중국, 대만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자주 눈에 띈다. 경복궁, 인사동, 홍대 등 외국에도 널리 알려진 유명 관광지에서는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하지만 패키지 여행의 맹점은 나만을 위한 경험을 즐길 시간이 없다는 데 있다. 모든 일정이 미리 짜여 있어 개인적인 행동을 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정작 내가 원하고 경험하고 싶은 것들은 따로 있어도 말이다.
 
그렇다고 개인 여행을 통해 다른 나라를 가도 블로그에 이미 나와 있는 맛집과 레저 활동, 관광지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엇인가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최대한 실수를 할 확률을 줄이기 위함이다. 이럴 경우 역시 현지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놓치는 사례가 빈번하다. 
 
애스크컬쳐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1월 설립된 스타트업 서비스다. 애스크컬쳐는 방문자가 직접 여행의 콘텐츠를 요청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한국인이 즐겨 먹는 전통 음식을 제대로 맛보고 싶은데, 현지인이 아니면 가볼 수 없는 음식점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적정 금액은 자동적으로 따라 붙는다. 
 
역으로 제안도 할 수 있다. 겨울 방학에 스키장에 갈 예정인데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과 함께 스키를 즐기고 싶다는 정보를 애스크컬쳐에 올리는 식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물론 선택은 외국인 관광객 몫이다. 
 
현재 애스크컬쳐는 단순 문화 경험에 맞춰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영역을 확장해 여행 전체를 관리해주는 방향으로 진화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애스크트립이 개발되고 있다. 애스크트립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이용자 맞춤형 여행 일정표 생성과 추천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한국에만 한정된 서비스 대상을 점차 전세계로 넓혀갈 방침이다. 처음부터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애스크컬쳐 홍선기 대표를 만나봤다.
 
홍선기(가운데) 애스크컬쳐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있다.사진/애스크컬쳐
 
-안녕하세요. 회사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애스크컬쳐 대표 홍선기입니다. 2011년 작은 유통회사 설립을 시작으로 몇번의 창업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올해 1월에는 애스크컬쳐를 창업했습니다.  
 
-애스크컬쳐 창업 계기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처음에는 한국을 방문하는 여행자들에게 한국 가정식을 제공하는 홈 앤 푸드로 아이디어를 시작했는데, 법률적인 문제로 사업화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문화 체험을 하는 방향으로 바꿔 밥 앤 컬쳐로 아이디어를 변경했습니다. 현지인의 집에 초대해서 밥을 제공하고 문화 서비스도 같이 할수 있는 콘텐츠였습니다. 그런데 밥과 문화라는 것에서 교집합을 찾기 어려워 우선은 문화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자고 생각해 창업을 했습니다.
 
한국의 문화 공유…외국인과 현지 주민 연결
 
한국의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애스크컬쳐.사진/애스크컬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애스크컬쳐 서비스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애스크컬쳐는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외국인이 여행 장소에서 원하는 경험을 현지 주민에게 직접 요청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가령 지리산 등산을 원하는 외국인이 있다면 함께 등산을 하고자 하는 사람을 찾는 방식입니다. 반대로 한국에 사는 현지인이 외국인에게 소개하거나 함께 경험하고자 하는 일을 제안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서비스 대상은 어떻게 됩니까.
 
▲당분간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주로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향후에는 해외로도 사업을 확장해 전세계인을 이어주는 서비스로 만들 계획입니다. 
 
-외국인들은 어떻게 요청을 할 수 있습니까.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외국인은 애스크컬쳐에서 현지 주민이 올린 활동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만약 원하는 활동이 없다면 현지 주민에게 직접 요청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후 사진, 리뷰, 인증 등 콘텐츠와 함께 올라온 정보들을 살펴보고 현지 주민과 만날 시간을 예약하면 됩니다. 
 
-역으로 현지 주민이 제안한다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한강공원에서 우리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기, 내가 좋아하는 찻집에서 함께 수다 떨며 십자수 만들기 등 개인의 일상과 문화를 한국 방문을 희망하는 외국인들과 공유하기 위해 직접 제안을 하는 것입니다.
 
-만약 현지 주민이 예약을 하고서 약속을 어기면 어떻게 됩니까.
 
▲현지 주민의 예기치 않은 예약 취소로 인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여행 일정 변경을 보상하기 위해 현지 주민의 보증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헛걸음 보상제라고도 부릅니다. 이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신뢰를 줄 수 있습니다.
 
-상품에 대한 가격은 어떻게 설정이 됩니까.
 
▲현재는 서비스 초기라 문화 교류를 원하는 사람의 판단에 따라 가격을 설정하는 형태입니다. 향후에는 각 상품별로 적정선의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입니다. 
 
-서비스 초기 반응은 어떻습니까.
 
▲비록 서비스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반응이 뜨겁습니다. 특히 한국에 공부를 하러 온 유학생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경험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제약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는 한국으로 온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많이 할 계획입니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여행사와 차별화 
 
현지 주민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문화 체험을 제안할 수 있다.사진/애스크컬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일종의 여행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보면 비슷하지만 확실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여행사를 통해 한국에 온다면 대규모 인원이 미리 정해진 일정에 맞춰 움직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 앞에는 항상 깃발을 든 가이드가 같이 동행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애스크컬쳐를 활용하면 개인 맞춤형 여행이 가능합니다. 만약 여행사를 통해 개인이 원하는대로 일정을 만들려면 엄청난 금액이 소요됩니다. 애스크컬쳐는 틀에 박힌 관광지나 쇼핑 등에서 해방될 수 있게 합니다.
 
-현재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과 현지 주민을 이어주는 것에 한정돼 있는데 향후 서비스 확장 방향에 대해 알려주십시오.
 
▲현재 애스크컬쳐에서 나아가 여행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애스크트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문화체험을 확장해 여행이라는 개념까지 포함한 것입니다. 때문에 식사나 숙소 여행 일정표 등을 모두 넣을 계획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과거와 같이 여행사를 통한 수동적인 여행이 아니라 개인이 주도하는 능동적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애스크컬쳐와의 융합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여행 관련 스타트업들이 많은데 경쟁사 대비 강점은 무엇입니까. 
 
▲애스크컬쳐는 회사 설립과 동시에 적극적인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 기관과도 적극적인 협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일례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한류기획단 지원 기업으로 선정돼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서비스로 사업 확장…하반기 뉴욕서 광고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도 원하는 체험을 요청할 수 있다.사진/애스크컬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글로벌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
 
▲이번달에 영국 현지에 사무소를 오픈할 계획입니다. 이후 파리 한류문화원에도 들러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살펴볼 예정입니다. 올 하반기에는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광고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광고 내용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뉴욕 타임스웨어에 광고는 어떻게 할 예정입니까.
 
▲뉴욕 타임스퀘어는 전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광고를 하고 싶어하는 곳입니다. 그 곳에서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을 수 있도록 광고를 할 계획입니다. 때문에 상금을 걸어 광고 내용을 공모하고, 원한다면 광고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할 기회도 제공할 생각입니다. 특히 당선작에 대해서는 뉴욕 타임스퀘어서 광고가 진행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타겟으로 하고 있는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올해는 국내 관광 시장을 주요 타켓으로 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 관광 시장 규모는 28조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후 전세계 여행 시장으로 눈을 돌릴 계획입니다. 
 
-사업 운영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애스크컬쳐 직원은 현재 몇명입니까.
 
▲현재 한국에서는 7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외국 현지 직원도 있는데 영국에 2명, 미국에 1명, 싱가포르에도 1명이 있습니다.
 
-투자 현황이 궁금합니다. 
 
▲정확한 투자 금액은 공개할 수 없습니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 코피스, 한국문화교류재단 융합한류 지원 사업 대상자 등으로 선정돼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계기가 있습니까.
 
▲창업 초기 사무실이 없어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본원의 회의실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각종 과정을 거쳐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 사무실을 얻게 됐는데 다양한 시설과 멘토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만족하고 있습니다. 특히 법무, 특허 등의 어려운 문제를 센터 내에서 해결할 수 있어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습니다. 
 
-수익 모델에 대해 알려주십시오.
 
▲애스크컬쳐를 통해 연결되는 상품의 수수료를 주요 수익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방문자의 5%, 현지 주민의 10% 정도를 수수료로 받고 있습니다. 
 
-올해 매출 목표는 어떻게 됩니까.
 
▲올해 매출 목표는 순수 서비스 매출을 기준으로 10억원입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목표가 듣고 싶습니다. 
 
▲현재는 사업 초기라 그렇지만 애스크컬쳐와 트립으로 시작해 푸드, 메디컬, 비즈니스 등 다양한 영역을 그룹화 시켜 서비스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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