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는 왜 골프에 퇴출 경고를 보냈을까
'스타 마케팅'으로 개최권 따냈던 7년 전과 달라진 골프계 분위기
입력 : 2016-07-14 11:38:12 수정 : 2016-07-14 11:38:12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세계 톱스타들이 대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불참하는 골프에 퇴출 경고를 보냈다. '스타 마케팅'으로 개최권을 따낸 7년 전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14일 AP통신을 비롯해 주요 외신 인터뷰에서 "골프 선수들의 올림픽 불참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톱 랭커들의 불참은 올림픽에서 골프의 미래를 재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림픽 잔류의 가장 중요한 항목은 최고의 선수들이 얼마나 참가하느냐다"면서 "이번 올림픽이 끝난 뒤 국제골프연맹(IGF)과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불참 행렬이 계속될 경우 퇴출을 시사했다.
 
바흐 위원장의 말처럼 골프 스타들의 이번 올림픽 불참 행렬은 심각한 수준이다. 여자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는 남자 선수들이 불참을 알린 경우가 훨씬 많다.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를 비롯해 뒤를 잇는 더스틴 존슨,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까지 '빅4'가 모두 불참하는 것을 비롯해 세계 톱10 중 4명만 출전한다. 특히 자격을 갖춘 22명이 자진해서 참가를 포기했다. 남자 골프의 경우 'B급 대회'로 전락했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대회 흥행에 '찬물'이 예상되자 주최사 IOC도 더는 참지 못했다. 특히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골프계를 보는 IOC의 눈빛은 유난히 차갑다. 골프가 올림픽 입성에 성공한 배경을 살펴보면 그럴 만도 하다. 지난 2005년 IOC 총회에서 2012 런던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에 실패한 세계 골프계는 곧바로 리우 올림픽을 목표로 준비에 착수했다. IGF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 등이 직접 나서 종목 채택이 결정되는 2009년까지 여러 방면에서 힘을 기울였고 1904 세인트루이스 대회 이후 무려 112년 만에 올림픽 복귀를 확정했다.
 
협회도 협회지만 골프 스타들이 직접 나서 올림픽에 대한 강한 의지를 IOC에 내비친 게 큰 점수를 얻었다. 당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물론 필 미켈슨(미국) 등이 직접 올림픽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IOC 집행위원을 상대로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해 표심을 공략했다.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과 미셸 위(미국) 등은 직접 총회장에 참석해 의지를 보였다. 지카 바이러스를 이유로 스스로 출전을 포기하는 지금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이번에 IOC의 경고를 받았지만, 골프는 최소 2020 도쿄 올림픽까지 정식 종목 유지를 보장받아 당장 퇴출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도쿄에서도 이번 리우와 같은 불참 사태가 빚어질 경우 심각한 사태를 불러올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14일 골프에 올림픽 퇴출을 경고했다. 사진은 2014년 6월10일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장면.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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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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