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관리 보단 엄마 같은 '관심'으로 회사동료들 대하죠"
우아한형제들 피플팀 "'지만가'로 오후 4시 퇴근해 가족 챙기죠"
"구성원을 행복하게 만들면 자발적으로 더 좋은 서비스도 나와"
입력 : 2016-08-22 06:00:00 수정 : 2016-08-22 06:00:00
[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국내 기업에서 흔히들 거론되는 기업문화는 경직된 상하관계와 지나친 야근, 자유롭지 못한 휴가 사용 등이 손꼽힌다. 직장생활에 있어 '정시 퇴근'이란 말도 없고, 상사가 자리에서 일어나야 직원도 퇴근하는 관행이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 하지만 이런 구태한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 여러 산업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IT)업계와 벤처업계에선 수평적이고 공유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업무에 더 효휼적이라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또한 부가적으로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내 제도들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이들 업체 중 배달서비스 '배달의민족'·'배민프레시' 등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우아한형제들은 구성원들에게 관심을 주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인사팀'이 없고 '피플팀'을 두고 있다. 이들은 회사의 구성원을 살피고 돌보는 엄마 같은 역할을 하려 한다.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김봉진 대표는 회사가 구성원들에게 관리가 아닌 애정어린 관심을 쏟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팀을 구성하고 문화를 꾸렸다고 설명한다. 구성원 하나하나가 소외되지 않고 함께 나아간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회사는 소통에 많은 공을 들인다는 것. 모든 회사 구성원들이 엄마 처럼 서로를 챙기를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는 우아한형제들 피플팀의 이용화 책임, 안연주 선임, 이다민 주임을 만나 우아한형제들의 기업문화에 대해 들어봤다. 
 
우아한형제들의 피플팀 구성원들. 오른쪽부터 이다민 주임, 이용화 책임, 안연주 선임, 박송인 선임, 한승혜 주임, 김나영 선임. 사진/우아한형제들
 
-일반기업엔 없는 생소한 표현인데 '피플팀'은 무엇인가요.

(이용화 책임)우아한형제들에는 일반적인 조직의 ‘인사팀’에 더해서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피플팀’을 두고 있습니다. 피플팀은 마음을 써서 구성원을 살피고 관심과 애정을 쏟는 엄마 같은 역할을 합니다. 구성원 중 누군가가 아프거나 힘들어 보이면 실제로 약을 챙겨 주기도하고 병원에 데려가기도 합니다. 바쁜 와중에 가족의 생일이나 중요한 이벤트 때문에 고민이 깊은 구성원이 있다면 함께 선물이나 적절한 이벤트를 고민해주면서 구성원 개인에 대한 관심을 쏟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은 '구성원을 행복하게 만들면 행복한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서로 존중하고 즐겁게 일하는 조직문화를 지켜나가는 중입니다.  

-각자 업무의 범위와 사내의 어떤 문화를 위한 제도들이 있는지

(이용화 책임)우아한형제들에서 많은 복지제도들을 시행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서도 구성원의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핵심 가치를 두고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나도 행복해진다는 관점에서 복지제도들을 만들고 사내에서 운영 중입니다. 그리고 주로 모든 제도들이 사내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합니다.
 
(안연주 선임)예를 들어 음식을 다루는 회사인 만큼 '음식으로 행복해지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밥상회'라는 사내 자치 조직은 일반 기업의 구내식당과는 조금 역할이 다릅니다. 6개월의 기간을 두고 활동 회원을 모집하는데, 이들은 저희 구내식당 '키친'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결정합니다. 메뉴 선정부터 가격 결정, 결제 업무 등 회사 구성원들이 회사에서 먹는 점심 한끼라도 직접 만든 메뉴들로 맛있는 밥을 먹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키친을 운영합니다. 이 안에서 일어나는 매출은 모두 다음달의 준비 비용으로 쓰여집니다.
 
(이용화 책임)일반적인 기업에서는 구내식당이라 하면 외주를 주는 등 비용으로 처리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그런데 저희는 비용으로 해결하려 하지않고 구성원들이 밥먹는 것, 청소하는 것 등 모든것을 함께하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같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느끼도록 합니다. 이는 회사가 구성원을 관리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관심을 가져야할 대상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달라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구성원 서로가 관심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각 구성원 본인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저희 모든 업무는 이 같은 문화를 만드는 것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을 공유하고 알리고 소통하면서, 회사안에서 '나를 이만큼 중요하게 여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소속감을 높여 주려고 합니다. 매주 수요일 오전에는 대표와 수다떠는 시간인 '봉타임'이 있습니다. 참석은 자유이고, 익명으로 질문을 받고 모이면 질문에 대해 대화를 하는 시간이죠.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우아한형제들 사무실. 구성원들이 원하는 회사 모습을 담은 '버킷리스트'가 벽면에 붙어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다른 복지제도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이용화 책임)'지만가(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제도가 있는데, 구성원 본인 생일과 배우자, 자녀, 양가부모님 생일, 본인 결혼기념일 등에는 오후 4시에 퇴근하는 제도입니다. 저희는 이런 날이 다가오면 일정을 일주일 전에 미리 알려주고, 당일엔 눈치보지 않고 퇴근할 수 있도록 떠밀어주는 역할도 합니다. 
지난 3월부터는 유부남과 유부녀들을 위해 여러 제도들을 도입했습니다. 우선 임산부를 위한 것인데요. 임산부는 법적으로 12주에서 36주이내 하루 2시간 이내의 단축근무를 할 수 있어 임신을 회사에 알렸을 때 두 시간씩 단축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임산부들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하는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임산부를 '여신'이라고 부르는데, 그녀들은 검은색인 사내 이름표도 흰색으로 표시돼있어, 평소 소소하게 엘리베이터를 탈 때 우선 배려해주는 등 회사 안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리고 곧 아이가 태어날 유부남들을 위한 '우아한 아재근무’제도도 있습니다. 이는 임신한 아내를 둔 남자 구성원이 아내의 산전검사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한 재택근무 제도입니다. 그리고 학부모인 구성원들이 아이들의 입학식, 졸업식, 운동회나 재롱잔치 등 부모가 함께 해야 하는 주요 행사는 별도의 연차 사용 없이 특별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복지제도도 있습니다. 그리고 남성 출산휴가(2주) 제도도 있고, 결혼휴가(2주) 제도도 있습니다. 이번 상반기부터 시작한 이 제도는 지금까지 5~6명 가량의 구성원이 혜택을 봤습니다. 회사안에서는 유부녀가 장점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여러 제도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안연주 선임)이런 제도들은 저희 회사 초기에 많은 복지들을 해줄 수 없던 시절에 각자 구성원들에게 두가지씩 아이디어를 받아 만든 버킷리스트 안에 있던 것들입니다. 당시 '좋은 회사'가 뭘까 고민했던 김 대표가 구성원들에게 2가지 씩 아이디어를 받아 포스트잇으로 적어놓고 하나하나 이뤄나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이 리스트 중 70% 정도가 실현됐습니다. 대표 스스로가 회사 일도 중요하지만 주말 온전히 가족과 함께 하는걸 지키려 하고, 구성원도 그렇게 할 수 있게 실질적으로 유부남 유부녀 들이 혜택을 줄만한 부분이 무엇일지 함께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사내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은가요

(이용화 책임)구성원들의 솔직한 마음은 잘 모르겠지만, 저희가 스스로 기여하고 있는 부분이라 생각하는 것은 업무만하면 딱딱해질 수 있는 조직인데 피플팀이 사람냄새를 나게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애사심은 강요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구성원들이랑 있는 시간이 즐거웠으면 좋겠고, 만족하는 것은 구성원들의 몫이죠. 저희는 즐거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요.

십여명이었던 회사가 지금은 350여명의 규모로 커지다 보니 저희 7명의 피플팀 인원으론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모든 사람들을 '피플팀화' 시키자라는 취지로 구성원들에게 서로 독려해달라 관심을 주어야 한다, 챙겨줘야 한다 등 피플팀의 생각을 많이 공유하도록 일종의 '쁘락치'를 심기도 했었습니다. 결국에는 모든 사람에게 직접 손길은 주긴 어려워도, 개개인도 챙기면서 우리문화를 챙기면 구성원들이 나를 기억하고 있구나, 챙겨주려고 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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