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강원FC와 강원랜드의 '금액 다툼'
입력 : 2017-01-02 16:05:30 수정 : 2017-01-02 16:05:30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혁신적인 아이디어 하나가 냉랭한 시장에 파장을 일으킬까. 최근 강원FC의 발걸음을 보며 떠오르는 질문이다.
 
조태룡 강원FC 대표이사의 틀을 깨는 사고가 K리그를 휘저으며 한바탕 폭풍을 몰고 왔다. 조 대표이사는 이번 비시즌에 이근호, 정조국, 오범석, 이범영 등 스타 선수를 대거 영입하며 '강원 오피셜 타임'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강원FC는 매일 아침 7시마다 새로운 선수 영입을 알려 축구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강원FC의 선수 영입이 더해질수록 "리스크가 잔뜩 끼었다"는 말도 나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빚더미에 올랐던 구단인데 어떻게 이런 대반전 행보가 가능하냐는 거다. 취재해 보니 실제 강원FC는 추후 예산 확보를 예상하고 돈을 미리 당겨썼다. 강원FC는 매년 강원랜드한테서 받던 20억원이 2017K리그 클래식(1부리그) 승격에 따라 4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펼쳤다. 한 인사는 "그야말로 공수표"라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강원FC는 네이밍 스폰서 등 여러 각도로 강원랜드와 후원을 논의 중이라 문제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강원랜드는 20억원 외에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강원랜드는 지난 1일 "추가 지원은 향후 이사회에서 추후 논의할 것"이라며 가능성은 열어뒀다.
 
◇조태룡 강원FC 대표이사. 사진/강원FC
 
조태룡 대표이사의 이력 때문에 강원FC의 이런 운영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는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를 모기업 지원 없이 자생력 있는 구단으로 키워낸 경험이 있다. 국내 최고 프로스포츠라 불리는 야구조차 구단들이 적자에 허덕이며 모기업만 쳐다보는데 이래선 안 된다는 식의 철학을 현장에 접목한 주인공이다. 이 때문에 그의 강원FC 운영은 내심 축구계 안팎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이자 혁신의 시발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잘 알려졌듯 프로축구 역시 프로야구보다 못지않은 적자 구조를 안고 있다. 어떤 면에선 상황이 더 어둡다는 평가도 듣는다. 특히 강원FC를 포함한 모기업이 없는 시도민 구단은 주머니 사정이 더욱 열악하다.
 
조태룡 대표이사의 의중을 곱씹어 보면 결국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 꼭짓점에 있다. 시도민 구단 최초로 ACL 무대에 출전해 여러 홍보 효과를 포함한 이득을 얻겠다는 게 핵심이다. 그러기 위해 지금과 같은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그 큰 그림의 시작부터 강원랜드의 단호함에 부딪히면서 우려 섞인 시선을 받는 상황이다. 본인은 여러 인터뷰에서 "신발이 닳도록 스폰서를 만나고 있다. 150억원 수준이면 시즌을 잘 치를 것으로 본다"면서 일단 금전적인 문제는 전혀 걱정하지 않음을 밝혔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당장 올해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멀리 보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성격을 빼놓을 수 없다. 프로야구는 국내 최고의 스포츠라는 특성이 있으며 올해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라는 국제 대회 후광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하나둘씩 개척해나가고 있는 스포츠로 분류된다.
 
하지만 축구는 그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고 평가받는다. 전 세계 리그를 뼈대로 삼아 이적료를 노릴 수 있다곤 하지만 현실적으론 동남아 리그 진출에 한정된 모습이다. 특히 월드컵 예선이나 평가전 같은 국제 대회가 있을수록 국내 리그가 빛을 잃는 구조다. 국가대표 시스템이 야구보다 확고하며 '내셔널리즘'이 짙은 국내 환경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 차이를 고려하면 결국 강원FC에ACL만이 가치 창출의 창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뿐만이 아니라 꾸준히 리그를 선도하는 구단이 되려면 원활한 스폰서 확보가 필수인데 그 해결책은 ACL 성적이 유일해 보인다. 그래서 더 강원FC와 강원랜드의 향후 '금액 다툼'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강원FC는 오는 5일 강릉 씨마크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는데 이 자리에서 더욱 구체적인 설명이 이어질 계획이다.
 
◇최윤겸 감독과 강원FC 선수단. 사진/강원FC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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