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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국민 위해 웃음 주고 싶었다"
동아오츠카 홍광석 오로나민C CFT 팀장
B급 광고로 온라인서 화제…인기·매출 두마리 토끼 다 잡아
지난해 200억 매출 돌파…"이제부터가 진짜 시작"
2017-02-16 08:00:00 2017-02-16 08: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중독성 있는 CM송과 댄스, 한번 보면 눈을 뗄 수 없는 흡입력 있는 광고로 화제가 된 오로나민C 광고. '깨방정춤', '전현무'댄스로 화제가 된 이 광고는 수많은 패러디물을 양산하며 소비자의 사랑을 받았다. 2015년 출시된 동아오츠카의 오로나민C 는 출시된 해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출시 2년만에 200억원대의 매출을 돌파했다. 비타민음료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고, 동시에 동아오츠카의 새로운 간판 제품이 됐다. 인기와 매출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오로나민C 기획과 출시까지 모든 과정을 전담한 홍광석 동아오츠카 오로나민C CFT(Cross Funtional Team)팀장은 2006년 동아오츠카에 입사해 영업부터, 경영전략과 경영혁신, 채권관리와 브랜드관리까지 두루거친 동아오츠카의 만능맨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로나민C~ 오로나민C~ 오로나민C~ "
 
오로나민C광고는 CM송과 춤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신명나는 요들송 장르의 CM송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던 흥미 넘치는 댄스가 어우러진 오로나민C광고는 단숨에 유투브와 SNS상에서 화제의 광고로 떠올랐다. 기본 컨셉은 바로 '생기발랄' 이다.
 
홍 팀장은 "하마터면 이토록 즐겁고 유쾌한 광고를 못볼 수도 있었다"며"처음 컨셉은 잘 생긴 모델이 나오는 분위기 있고 조용한 음료 CF에 불과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창조성을 추구하는 회사의 가치관과 기조에 모든 컨셉을 뒤집고 다시 시작했다. 오로나민C의 기획부터 출시까지 모든 과정을 전담한 홍 팀장은 때로는 전현무의 춤을 따라 춤을 추고, 오로나민C CM송을 부르며 광고의 탄생과 오로나민C의 성과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홍광석 동아오츠카 오로나민C CFT팀장이 '오로나민C볼을 모아라'이벤트를 진행하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동아오츠카
 
"최근 우리나라가 어지럽고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표정도 좋지 않고 웃을일도 없지 않았나. 광고를 재미있게 만들어서 소비자들이 무심코 보게 된 CF에도 웃으며 얘기하고 재미있어 했으면 좋겠다는 의도에서 전체적인 컨셉을 '생기발랄'로 잡게 됐다"
 
오로나민C CM송의 장르는 바로 요들 송이다. 광고에서 CM송은 '광고의 표정' 이라 불릴만큼 중요하다. 요들송은 최근 TV광고 음악으로는 흔하지 않은 장르였다. 당초 힙합과 R&B, 발라드 같은 다양한 장르를 고려됐다. 그러다 힙합버전의 CM송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세상에 없던 것을 추구하자는 동아오츠카의 기조와 맞아 떨어진 요들송이 선택됐다. 대중성을 고려하기 위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EDM·Electronic Dance Music)을 아래에 깔았다.
 
댄스도 창의성을 추구하되 사람들이 쉽게 따라할만한 안무를 고민했다. 기본 방향은 ▲사람들이 폴짝폴짝 뛰는 모습 ▲카메라를 따라오며 사람들이 춤을 추는 모습 ▲오로나민C가 강조되도록 'C'를 형상화한 모션 등이었다. 2015년 CF의 컨셉은 '출근길에도 오로나민C와 함께 한다'는 내용이었다. 모델인 전현무가 실제로 당일 아침에 라디오를 끝내고 CF촬영장으로 출근해, 실제 출근하는 느낌대로 춤을 춘 것이 CF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최근에는 2년간 이어오던 CF의 컨셉을 바꿨다. 올해부터는 광고에 기능 및 속성을 담기 시작했다. 조용한 도서관에서 게슴츠레한 눈빛의 전현무가 꿈틀꿈틀 배를 내미는 동작을 반복하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이전과는 다른 엄숙한 분위기에서 주인공만 소심한 춤을 이어간다. 홍 팀장은 "재미있는 CF, 유쾌하고 발랄한 CF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구매로 연결하기 위해 기능적인 부분을 넣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출시 첫해부터 방송인 전현무가 CF의 3년째 모델로 활동하며 '전현무 신도롬'을 낳기도 했다. 여자모델은 다비치의 강민경, 가수 홍진영이 모델을 맡았다. 올해는 헬로비너스 나라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홍 팀장은 "광고모델 덕도 톡톡히 보았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실제로 방송인 전현무는 스스로 오로나민C의 영업사원이라 칭할 정도로 제품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실제 생활에서 오로나민C를 홍보하는 댄스와 노래 등을 자주 선보인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모델이었던 가수 홍진영 역시 가족인 어머니가 제품 홍보에 발벗고 나서기도 했다고 홍 팀장은 전했다.
 
수많은 패러디 영상도 양산했다. 동아오츠카에 따르면 유투브 등에 게시된 영상 갯수는 지난 2015년 253건, 지난해에는 380건으로 집계됐다. 2015년 조회수는 316만2918회, 지난해에는 914만4958회에 달했다. 유투브에는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학교와 직장, 길거리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장소에서 발랄하고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춤을 추거나 CF를 자발적으로 따라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넘쳐난다.
 
오로나민C 열풍은 아프리카TV에서도 이어졌다. 아프리카TV에서 시청자가 BJ(1인방송진행자)에서 별풍선(유료 아이템) 500개를 선물하면 화면에서 비타민음료 모양의 이모티콘이 돌출되면서 '500' 이라는 숫자가 뜬다. 홍 팀장은 "CF가 화제가 되기 시작하니 BJ들이 별풍선을 받는 순간 오로나민C 춤을 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누군가 별풍선 500개를 쏘면 오로나민C 춤을 추는게 유행으로 번지기 시작하면서 일명 'BJ괴롭히기'라는 문화도 생겼다. 홍 팀장은 "오로나민C 춤을 추고 나면 온몸에 힘이 빠지는데, BJ가 별풍선을 받고 열심히 춤을 추고 쓰러지는게 재미있어 별풍선을 계속 쏘는 일도 많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정도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리라곤 회사 측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좋다 싫다는 의견도 없이 '무반응' 이었다. 하지만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이 그의 구원투수가 돼주었다. 오로나민C 출시에 앞서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청주공장에 온 강 회장이 오로나민C CF를 보고는 "좋아 좋아" 라며 단번에 오케이 했다. 강 명예회장은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두 손에 담아 드려요' 라는 조용하지만 맑고 청아한, 가수 윤형주의 CM송으로 화제가 된 '오란씨'의 CF를 승인한 주역이기도 하다. 당시 시끌벅적하고 디스코음악이 주류를 이루던 광고 시장에서 이는 다소 파격적인 컨셉이었다.
 
오로나민C 열풍은 광고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실제 매출로도 이어졌다. 출시 첫해인 2015년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약 24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자체 집계하고 있다. 홍 팀장은 "작년 판매 수량을 따져보면 1초에 한병 정도 팔려나갔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누군가 어디에서 끊임없이 오로나민C를 마시고 있었다는 얘기다.
 
동아오츠카에서 출시 2년차에 2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급'의 신제품이 나온 것은 1994년 데미소다 출시이후 23년만이다. 200억대 매출을 달성한 오로나민C의 다음 목표는 바로 '캐즘' 이라 일컬어지는 400억원대 매출을 넘어서는 것이다. 캐즘(chasm)이란 새롭게 개발된 제품이 시장 진입 초기에서 대중화로 보급되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음료업계에서 캐즘의 단계는 매출 400억원대다. 홍 팀장은 "지난해 200억원대 매출을 넘어선 지금부터는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반적으로 식품업계에서 신제품 성공률은 2%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홍 팀장 같은 브랜드매니저는 신제품 출시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 면에서 홍 팀장은 스스로 행운아라고 칭했다. 홍 팀장은 "오로나민C는 나에게 하루생기 영양 그 자체"라며 "오로나민C가 고객의 사랑을 받게 돼 브랜드매니저로서 매우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오로나민C는 지난해에 비해 50% 성장이라는 목표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홍광석 동아오츠카 오로나민C CFT 팀장은 오로나민C 기획부터 출시까지 모든 과정을 전담했다. 사진제공=동아오츠카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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