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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오신환 "중도·합리적 보수, 건강한 진보까지 아우르고 싶다"
바른정당 창당 주역·초대 대변인 수행, "대기업 옹호하는 거수기 노릇 안할 것"
"앞으로 좌고우면 않고 바른정당 길 보여줄 것"
2017-02-27 06:00:00 2017-02-27 09:01:53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바른정당이 창당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러나 국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존재감이 없다. 한때는 정당 지지율이 정의당에 뒤지기도 했다. 그만큼 선명성이 없다는 점을 방증한다. 오신환 의원은 그런 바른정당의 당 대변인을 맡고 있다. 그의 정치인생 앞에 험난한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는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인터뷰에 임하는 그의 얼굴에서 당에 대한 고민이 읽혔다. 그러나 창당을 위해 의원회관을 돌던 그때의 열정은 여전히 그의 얼굴에 남아 있었다.
 
오 의원과의 인터뷰는 바른정당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만큼 당이 위기라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이다. 오 의원은 “정책적 의제와 이슈별로 조금 갈팡질팡하지 않았다 싶다”며 당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문제 해결은 정확한 상황진단에서 시작된다. 바른정당이 지금보다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가능성으로 읽혔다.
 
오 의원은 당내에서 당의 방향과 가치 비전을 확고히 제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이제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창당의 가치와 부합한다면 선명하게 국민들에게 당의 의견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진보냐 보수냐 등 전반적으로 방향을 정하기보다 사안별로 빠른 결정을 통해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고 설명했다.
 
-창당 한달이 지났다. 소회는 어떤가.
사실 짧은 시간에 당을 창당하는 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우리가 힘을 응집해냈고 또 모든 의원들이 역할분담을 해서 만들었다. 거기에는 국민들 관심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 과정 속에서 다소 바른정당이 가야할 방향이나 가치 비전 등에서 국민들의 기대치에 미흡했다는 것을 알고 반성한다. 국민들이 생각했던 개혁적 보수의 길, 그리고 우리가 내걸었던 깨끗하고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기치 이런 것들에 대해 호응을 해주셨는데 여러가지 사안별로 정책적 의제와 이슈별로 조금은 갈팡질팡하지 않았나 싶다.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방안은 무엇인가.
의원들의 의견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10명이 모여도 의견이 각자 다르다. 의원들이 통일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게 쉽지 않다. 특히 다 개성이 강하고 본인의 정치 소신이 뚜렷한 의원들이라 그걸 모아가는 과정 속에서 어려움이 있긴 하다. 그러나 개별 소수 의견 존중과 더불어 당의 방향과 가치 비전을 제시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서는 확고히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앞으로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창당의 가치에 부합한다면 선명하게 국민들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확하게 보수의 길, 진보의 길 중 어느 쪽으로 갈 예정인가.
보수, 진보로 나누기는 어렵다. 각 개별 의제의 정책적 판단들은 그것이 보수의 가치냐 진보의 가치냐 재단하기 어렵다. 재벌 개혁이 왜 진보의 가치여야만 하는지 동의하기 어렵다. 재벌이란 우리나라의 독특한 기업집단 형태들의 문제 아닌가. 총수 일가가 독점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 좀 더 투명하고 공개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내는데 있어서는 보수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법을 지키고 공동체를 지켜나가는 것들에 대해 좀 더 강한 이슈 파이팅이 있어야 된다. 양극화 문제와 대기업 재벌 중심의 기업형태 이런 것들로 인해 공동체 깨질 수 있는 위기감 있다. 이런 문제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할 필요가 있다.
 
-바른정당 대선후보들의 지지율이 안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고, 방안은 무엇인가.
바른정당 헛발질로 지지율 하락한 것도 이유다. 정당이 뒷받침 못하니까 후보들의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다. 바른정당의 태생적 한계도 있다. 왼편에는 국민의당과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어 끼어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우리가 정확한 위치를 못 잡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느 국민을 타깃으로 우리 메세지를 전달할 것인가 이 부분에 있어서 갈팡질팡 했던 것 같다. 두 후보 모두 콘텐츠 역량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고, 부인하는 사람 많지 않다. 그러나 탄핵정국에 끼어있는 상태에서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선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못하면 당의 존속에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시급하게 해결할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당은 정권을 창출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에 대선은 중요하다. 그런데 사실 그런 것들을 뛰어넘어야 존속이 가능하다고 본다. 바른정당이 어떤 가치와 비전을 제시할지 명확하게 정리가 된다면 대선 이후의 바른정당의 모습을 비관하지는 않는다. 정권 창출을 떠나 구성원의 의지가 얼마나 강하냐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 가치와 비전에 대해서는 각 분야별로 새누리당과 다른 부분들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과거처럼 대기업을 옹호하는 거수기 노릇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민주화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내고, 그럼에서도 자유시장경제의 근본적인 틀 속에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제3지대 빅텐트나 범보수 후보 단일화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먼저 바른정당이 가야할 길을 명확하게 확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바른정당이 어디 한 곳에 편승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흘러나오면서 국민들이 실망하고 마음을 주지 못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우리 정당 후보로 명확하게 선명성을 가지고 선거를 치러야 한다. 예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서 자기 정책들이나 자기 이슈를 던지는 건 아니다. 바른정당도 그런 것을 배워나가야 한다.
 
-당내에서 인재영입 목소리는 없는가.
인재영입은 중요한 부분이다. 외연을 확장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께 다가가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당의 지지율과 연동되는 부분이라 우리가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지는 않지만 쉬운 것도 아니다. 당이 정체성을 확고하게 정하고 나아간다면 당에 참가할 사람도 의지를 갖고 들어올 것이다. 언제 사라질지 어느 정당과 합쳐질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전혀 새로운 인물을 선택하기 쉽지 않다. 특히 저희가 이런 참신한 인물이나 상징적인 인물들을 접촉해서 하자고 할 때 반응이 그럴 수 있다.
 
-당내 지도부에 대해 많은 걱정이 있다. 지도부 교체론도 나오고 있다.
지도부의 확고한 의지와 신념이 중요하다. 지금의 위기 상황 속에서는 나름대로 확고한 신념 속에서 결단이 필요하다. 현 정치적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무적 판단을 기반으로 빠르고 신속하게 의사 결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지금 바른정당은 결정 장애가 있는 것 같다. 지도부들은 선출직으로 선출된 것도 아니고 창당하면서 의지를 모아서 역할을 부여한 것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자리에 연연하지는 않을 것이다. 과거 이정현 새누리당 당대표처럼 위기가 있을 때 사퇴하라 해도 붙들고 안 내려놓는 그런 분들은 아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대안을 갖고 그보다 나은 지도부 만들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래서 외부에서 역량 있는 분들 모셔와야 한다.
 
-당 대변인으로 이것만은 꼭 완수하고 물러나고 싶다는 것이 있나.
정당과 국민과의 소통창구가 대변인이다. 그것이 결론적으로 언론을 통해서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게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전달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참 답답한 마음이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수고하시는 언론에게도 나의 마음을 알리고 국민들에게 제대로 평가받기 바란다. 대변인도 상대를 흠집 내고 폄훼해야만 대변인 잘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 안타깝다. 대변인 해보니 그게 현실이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어떻게 밸런스 맞춰 가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가능하다면 1주일에 1번 정도 타 정당의 잘한 논평에 대해서 배울 점이 있다고 칭찬하는 논평을 내놓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지금부터 정권 재창출이 아닌 정권 교체라 생각하면서 일하겠다고 발언한 이유는.
우리당의 정체성과 우리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갈팡질팡 한 부분과 연장선상이다. 우리가 과거 150석 여당으로 인식하고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안주하고 있는 것 아니냐. 선명한 야당으로서 역할이 분명히 부여되어야 할 것이고 그 역할을 다하는 게 맞다. 그 선상에서 대변인의 역할이나 정당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겠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는 것이 국민 민심이고 우리당 입장이다. 그런데 태생적 한계로 보수를 지지하는 사람도 한손에 쥐어야 하고 또 중도 외연확장도 한손에 쥐어야하고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스운 꼴이 된 것 같다. 우리가 선명하게 목표층을 정하고 가야한다. 그런 측면에서 말씀드린 거다.
 
-생각하시는 외연확창 목표층은 어디를 말하나.
중도의 합리적인 보수, 그리고 중도, 나아가 건강한 진보까지를 말한다. 그런 분들이 지금의 최순실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 하면서도 대한민국이 국가 안보에 있어선 좀 더 굳건히 하고 그런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합리적인 보수나 중도 스팩트럼에 있는 국민들이 분명히 있다. 그분들을 대상으로 목소리를 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정당의 출범에 동의하고 기대했던 분들은 바로 그런 분들이다. 우리가 지금 거리에 나와 있는 태극기에 집착하고 있다면 그거야 말로 양손에 떡을 쥐겠다는 생각이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이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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