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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비즈기업이 4차 산업혁명의 주역될 것"
(인터뷰) 성명기 이노비즈협회 회장
6대에 이어 8대 회장으로 추대…·협회·여의시스템 성장 '자신'
"중기 성장이 곧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부는 시대적 과제"
2017-04-12 06:00:00 2017-04-12 0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6대 이노비즈협회장을 역임했던 성명기 여의시스템 대표. 퇴임 후 자사의 발전을 위한 시간을 가지려 했지만 숙명처럼 또다시 이노비즈협회 회장에 추대됐다.이노비즈기업은 국제적 혁신기준 평가를 통해 정부가 인증한 우수 중소기업이지만 이들이 모인 협회는 최근 몇년간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게 업계 평가다. '난세의 영웅'처럼 회장이 된 그에게는 두가지 과제가 있다. 과거 경험을 살려 협회사에게 도움이 되는 단체를 만들어야 한다. 또 하나는 여의시스템도 성장시켜야 한다. 그런 성 회장이 눈여겨 보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이다. 성 회장은 이노비즈기업이 혁신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기술개발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하며 협회가 그 중심이 될 것임을 자신한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말이 있다. 보통은 사물의 일부만 보고 전체 결론을 내리는 일을 일컫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비록 장님이더라도 오랜기간을 두고 코끼리 만지는 일을 계속 한다면, 언젠가는 4차 산업혁명에 가까운 솔루션을 만들고 시장을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10일 분당 판교 이노비즈협회에서 만난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은 지금이야말로 중소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을 위해 나아갈 시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성 회장은 "중소기업인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있거나 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이를 인식하고 준비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중소기업인식 대응조사'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전혀)준비 및 대응을 못하고 있다"라는 응답이 전체의 93.7%에 달했다.
 
성 회장은 우리 중소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며 그가 실제로 경영하고 있는 여의시스템의 사례를 소개했다. 여의시스템은 지난 2015년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매출이 감소했다. 자체 개발한 제품들의 판매가 잘 되지 않아 2015년에는 회사 설립 최초로 적자를 내기도 했다.
 
성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을 떠올렸다. 그는 '4차 산업혁명에 여의시스템도 숟가락을 놓아보자' 라는 구호를 내걸고 직원들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스마트 팩토리 관련 콘트롤러와 산업용 네트워크 디바이스, 키오스크, 드라이브 스루 등의 자동화 및 무인화 제품들을 개발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이 2015년에 비해 7%나 신장됐다. 특히 관련 부서의 매출은 전년에 비해 90%나 증가했다. 그는 "올해 1분기는 매출 목표를 벌써 초과 달성했다"면서 "우리기업들의 살 길은 4차산업혁명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지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이노비즈협회 6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올해 수석부회장이 취임식 한달을 앞두고 사임하는 바람에 전임 회장이었던 성 회장이 추대돼, 다시 8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그는 지난 임기에 이어 이번에도 이노비즈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해외 기업 및 단체, 그리고 센터와 단순히 양해각서(MOU)라는 형식적인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네트워크와 인맥을 유지해 나가 실질적인 비즈니스로 연결시켜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기술교류센터의 성공을 기반으로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8개국 중심으로 기술 교류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것도 글로벌화와 연계된다.
 
2002년에 설립된 이노비즈 협회는 이노비즈 기업을 중심으로 한 혁신형 중소기업 대표 단체다 1만8000여개 인증사와 1만2400여개 회원사를 두고 있으며, 강원, 충북, 대전세종충남, 대구경북, 경남, 부산울산, 전북, 광주전남, 제주에 전국 9개 지회를 두고 있다. 그는 이노비즈협회 8대 회장으로 취임하며 '혁신, 그리고 따뜻한 동행'이라는 슬로건과 '4차 산업혁명의 리더'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글로벌 진출의 허브 ▲취업하고 싶은 튼튼한 일자리 ▲4차 산업혁명 혁신기술 주도 ▲사람중심의 기업가 정신이라는 4대 혁신 아젠다와 8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대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소기업부(가칭)의 승격이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기대도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성 회장 역시 "그 어느때보다 고무적인 상황"이라며 중소기업부의 신설을 반겼다. 30여년 가까이 중소기업을 경영해온 그는 온몸으로 중소기업부의 필요성을 느껴왔다. 4차 산업혁명 '효율적' 주도를 위해 중소기업청의 역할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성 회장은 이노비즈협회가 새로운 정부와, 출범하게 될 중소기업부의 숙명과도 같은 과제인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노비즈협회 회원사들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총 23만1179개의 일자리를 창출해왔다.
 
"현재 대기업의 성장으로는 일자리를 창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소기업의 성장이 곧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4차 산업혁명 주도를 위한 총 사령탑 역할을 하기 위해서 중소기업부의 신설은 필요하다"
 
중소기업중앙회의 '2016년 중소기업 위상지표'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사업체 수는 99%, 종사자수는 87.9%로, 국내 경제의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중소기업 정책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약 400여곳의 기관에서 실행하고 있어 기관별 지원이 중복되면서 예산낭비는 물론 정책의 비효율적 집행이 한계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성 회장은 의사결정의 효율성 차원에서라도 산업정책 기능과 완전히 분리된 중소기업만을 위한 전담 정부 부처의 승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어떤 사물, 현상, 원리에 대해 몰입하고 이를 인정해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조금이라도 한눈팔면 내신을 망치게 된다'는 생각이 천재의 등장을 가로막고 궁극적으로 국내 이공계 발전을 저해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그는 중2때부터 고2때까지는 라디오와 무전기, 오디오를 분해하는데 몰두했다. 고3때부터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공부를 시작했고, 연세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는 "한국에도 마크 주커버그, 스티브 잡스 같은 천재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면서 "지금과 같이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과 대기업 입사에 매진하는 현상이 계속되면 지속적인 국가 발전도 담보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우대받는 사회를 조성하기 위해 기술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는 정치 사회적인 리더십과 함께 우리 사회 전반적인 각성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성 회장은 마지막으로 "이노비즈기업 중 현재 9000여개에 달하는 수출기업을 1만2000여개까지 늘려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여의시스템을 중견기업으로 키워나가 협회 회장사로서 이노비즈기업 발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 회장은 "중소기업부의 승격은 시대적 과제'라며 "이노비즈 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이노비즈협회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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