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가 자산관리(WM)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금융권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신한금융지주나 KB금융지주와 같이 계열사의 WM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 체계를 갖추지 않았으나, 지난달 말 금융지주사 내 '고객자산가치제고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그룹 내 WM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홍재은 농협금융 상무. 사진/뉴스토마토
농협금융의 고객자산가치제고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홍재은 사업전략부문 상무
(사진)는 "은퇴 이후에도 40년을 더 살게 되는 '100세 시대'가 도래했는데 어떻게 하면 고객들에게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느냐의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소개했다.
홍 상무는 이어 "지난 100년간 역사를 살펴보면 경기 변동에 상관 없이 기계, 부동산, 금융자산 등 광의의 자본은 4% 가량의 수익을 꾸준히 내왔다"며 "자본가가 자본에서 얻는 수익률 이상은 자산배분과 간접투자를 통해 우리 NH고객에게 드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는 홍재은 상무를 만나 자산관리 시장의 전망과 농협금융의 전략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시너지와 자산운용, 글로벌사업을 아우르는 사업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는데 올 들어 금융사들이 자산관리 부문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 같은 변화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금융사들이 자산관리 부문을 강조하는 것은 저금리·저성장·고령화 시대가 가져온 변화라고 생각한다. 금융소비자들이 은퇴 후 자산축적과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투자처를 찾으면서 예·적금과 같은 전통적 자산관리 방식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자산관리 서비스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금융사 또한 저금리 시대에 비이자수익을 높이면서 수익구조를 다변화 해야하는 시점으로 자산관리의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지며 발생한 변화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자산관리 시장을 키우겠다며 추진하는 정책이 신탁업법 개정이나 자산관리 대중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관련 시장의 잠재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로보어드바이저와 스마트자산관리서비스 등 온라인 자산관리 시장도 빠른 속도의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어 WM 부문에서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기관의 경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회장도 올해를 ‘자산관리 원년’으로 강조했다. 농협금융의 그동안 자산관리 성과와 와 앞으로 경쟁력 제고 방향은 어떤가.
-과거 농협금융은 고객 측면에서 고액자산가 및 수도권 고객 기반이 취약했고, 채널 측면에서는 프라이빗 뱅킹(PB) 특화채널이 부재했으며, 마케팅측면에서는 다양한 투자상품 제공 및 자문역량이 미흡했다. 그러나 NH투자증권 출범을 통해 은행과 증권의 WM역량을 상호 결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이후 법인별 자체 경쟁력도 지속 강화해왔다. 예를 들면 은행의 은퇴 브랜드인 'All 100플랜' 마케팅이나 'NH로보- Pro' 자체 개발, 증권의 QV포트폴리오 기반의 일임형ISA 수익률 업계 1위, 펀드 판매회사 평가 종합 1위 등 농협금유의 WM 역량을 전업권에서 입증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지주사가 중심이 되어 은행-증권 간 고객, 채널, 상품의 강점을 공유하고, 자산운용사를 매개체로 해 WM부문의 시너지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관점에서 최적의 상품과 사후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 모델로 혁신을 통해 고객만족도를 제고할 계획이다. 미래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고액자산가 대상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WM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농협금융 내 자산관리 사업을 이끄는 고객자산가치제고협의회 출범 소식을 들었다. 구체적으로 그룹 차원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되고, 향후 기대되는 효과는 어떤가.
-고객자산가치제고 회의체는 실무회의, 협의회로 운영하는데, 실무회의는 지주·은행·증권·자산운용에서 리서치, 투자전략, 상품을 담당하는 그룹 내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돼 하우스 뷰(House view)를 수립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고객자산가치제고협의회는 지주 사업부문장을 의장으로, 지주·자회사 관련부서장이 참여하는 회의체로 실무회의에서 1차 논의된 결과를 보고받아 최종 결정하고, WM 전반의 전략 및 정책방향을 논의하게 된다. 하우스뷰는 1단계로 글로벌 경제·금융시장에 대한 전망을 바탕으로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자산별 배분안을 도출하고, 2단계로 정량·정성분석을 통해 국가별·섹터별 세부 투자전략을 수립한다. 이후 각 자회사 WM부서는 하우스뷰에 기반해 세부 상품을 선정하고 사후관리 등에 이를 반영하며 영업점에서 최종 시행한다. 하우스뷰에 기반해 투자매력도가 높은 자산·상품을 판매하고, 철저히 사후관리함으로써 고객만족도 제고를 도모하는 것이 농협금융지주의 목표다. 이와 함께 WM 담당직원에 대해 자산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경제지표별 전망에 대한 분석자료를 제공하고 교육함으로써 약량 제고도 추진할 계획이다.
강력한 계열사를 보유한 강점 이면에는 타 금융지주사에 비해 수도권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단점도 거론된다. 자산관리 부문에서 농협금융만의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말해달라.
-은행, 증권의 상이한 고객, 채널, 사업기반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경우 WM부문 시너지 극대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 고객, 채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의 대표 자산관리 금융기관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다. 지방의 소득 및 자산규모가 높은 40~50대 고객에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하고, 증권의 투자자문 역량을 활용하여 지방은행 고객을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지역농축협과 연계해 농업인 니즈를 반영한 투자상품·서비스 개발 에 나서는 한편, 증권의 IB 역량을 바탕으로 거래기업 직원 대상 자산관리서비스 확대할 방침이다.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고객 채널, 복합점포의 성과는 어떤지, 사업성에 있어서 긍정적인지 앞으로 더 늘리고 변화를 도모할 전략이 있는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농협금융의 11개 복합점포 총자산은 68조7000억원으로 개점 전 대비 24조원 늘었다. 1억원 이상 고객수는 1만6680명으로 개점 전 대비 4048명명 늘었다. 특히 광화문이나 여의도, 삼성동 등 대형복합점포의 사업성과 실적이 우수하다. 고객의 자산관리 관심이 늘고 있고, 금융상품 니즈가 보다 다양화 되면서 향후 복합점포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농협금융도 은행·증권 원스톱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복합점포 개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대형점포인 삼성동 복합점포를 개점했고, 추가 개점을 위해 후보점포를 발굴 검토중이다. 지역적으로는 서울 도심권역과 유동인구 집중지역 중심의 은행-증권 결합, 고객소개 등 영업기회가 많은 대형점포와 소형지점 결합을 추진하는 방향이다. 이를 통해 복합점포 우수고객에 대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우량하고 고수익 투자상품을 공급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일반점포에서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직원들이 복합점포에서 근무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홍재은 농협금융지주 상무가 서울 서대문 소재 농협금융지주 본점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신건 기자
기사 이종용·사진 신건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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