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재활용에 ‘가치’를 더해 ‘새활용’을 만든다"
윤대영 새활용플라자 전략사업본부장 "새활용플라자 ‘자원순환 도시 비전 2030’의 허브역할"
입력 : 2017-10-26 06:00:00 수정 : 2017-10-26 06:00:00
지난 9월 서울 중랑물재생센터 부지 내 ‘서울시새활용플라자’가 문을 열었다. 다소 생소한 ‘새활용(Up-cycling)’은 단순 재활용을 넘어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 가치를 덧입혀 새로운 창조적 제품을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폐자원이 상품으로 재탄생한다는 점에서 환경적·경제적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6년부터 디자이너 그룹을 중심으로 새활용 분야가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곳은 폐자재 및 폐제품을 수거해 가공, 생산·판매까지 새활용 산업의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든 세계 최초의 복합공간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새활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와 대중화를 위한 교육, 제품개발 및 전시, 인력양성, 판매지원, 컨퍼런스 개최 등 새활용 분야의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지난 23일 새활용플라자의 운영·관리를 맡은 서울디자인재단의 윤대영 새활용플라자 전략사업본부장을 만나 새활용 산업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윤대영 서울새활용플라자 전략사업본부 본부장. 사진/김영택 기자
  
'새활용'을 통한 생활밀착현 자원 재순환이 첫 단추를 뀄다는 평가다. '새활용'과 '새활용플라자'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새활용은 업사이클(Up-cycling)의 우리말이다. 15년전 미국에서 업사이클에 대한 정의가 나왔고, 관련 책이 발표됐다. 책이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업사이클’에 대한 번역을 고민했고, 재활용이 아닌 새활용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리사이클에 디자인 가치, 즉 창의력이 부여된 새로운 모델이다.
 
새활용은 ‘억제(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을 의미하는 ‘3R’로 설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단순 재활용을 넘어 가치를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쓰임을 만드는 활동을 뜻한다. 이를 통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가령 유리병 같은 경우, 한번 쓰고 버리는 게 아닌 다시 닦아서 쓰고, 잘게 부셔 녹인 뒤 유리병을 새로 만들어 사용한다. 또 연탄재를 부셔서 건축물 밑의 지반을 다지는데 사용한다. 이 모든 게 재활용(리사이클)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서울 전체의 자원순환경제를 이끌기 위한 선도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플라자라는 의미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디자인 혁신을 이끌어 간다는 의미의 지역적 이름이 붙은 이유와 같다.
 
새활용플라자가 있는 이 지역에는 지난 1976년 만들어진 중랑물재생센터를 비롯해 서울하수도과학과, 장한평 중고차매매시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 동부 14개 구청에서 나오는 분료, 하수가 여기서 정화된다. 장한평 중고차매매시장 역시 새활용플라자의 근본적인 의미와 맞아 떨어졌다.
 
또 인근에 SR센터(서울리사이클센터)가 있어 폐가전 제품을 분해하고, 그 가운데 사용할 수 있는 걸 재생 유통하는 곳이 있다. 아름다운 가게도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근본적으로 업사이클에 대한 교육, 연구, 제품개발 등 서울형 업사이클 모델을 만드는데, 모든 환경이 갖춰져 있는 곳이다. 새활용플라자는 서울시의 ‘자원순환 도시 서울 비전 2030’에 발맞춰 세계 최고의 환경도시를 만드는데 허브역할을 할 것이다.
  
'재활용'과 '새활용'의 차이는 무엇인가.
 
새활용(업사이클)은 폐제품에 화학적 변화를 최소화하면서 ‘물리적 변화’에 ‘디자인 가치’를 부여해 새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것이다. 쉽게 설명해 폐가구에 문짝을 가져와 테이블로 만들어 쓸 수 있도록 재탄생 시키는 것이다.
 
유명 디자이너인 ‘피트 하인 이크(Piet Hein Eek)’가 대표적이다. 그는 오래된 공장 벽면이나 바닥, 선박의 갑판, 폐기물 등의 소재를 이용해 수공예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의자나 침대, 책상 등 다양한 원목가구를 제작하기로 유명하다.
 
새활용플라자에는 총 32개 공방이 입주해 있는데.
 
새활용플라자에는 총 32개 공방이 입주해 있다. 선정기준은 분야별로 나눠 다양성을 고려했다. 종이, 목재, 유리, 가전, 철재, 교육컨설팅 및 연구개발 등 업사이클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을 선정했다. 특히 기업이나 개인을 모집해 꼼꼼하고, 공정하게 심사를 했다. 대략 100여곳이 응모했다. 경쟁률은 3대 1, 4대 1 정도 됐다.
 
모어댄은 자동차 가죽 시트, 에어백, 안전밸트 등 폐자동차에서 수거되는 소재를 활용해 가방과 액세서리 등 패션 제품을 제작하는 업사이클 회사다. 최근에는 고양 스타필드에 패션 브랜드 컨티뉴 매장이 입점하기도 했다. 또 에코스톤코리아는 석탄 폐석과 자투리 석재를 활용해 벤치, 펜스, 방음벽, 블록 등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강원대학교가 투자한 기업으로 석재분야의 신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쉐어라이트는 촛불의 에너지를 업사이클화 시켜 밝기를 증폭하는 기술로 버려지는 깡통과 LED를 재활용한 쉐어라이팅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초·중·고 대상 찾아가는 과학교실과 에너지교실, 오지마을 쉐어라이팅 제공으로 빛 나눔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업사이클 산업의 수준은.
 
각국의 새활용 산업 수준을 비교하기란 쉽지 않다. 또 비교할 수 있는 사항도 아니다. 나라마다 주력 산업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농업, 공업(중공업), 서비스업 등 산업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형 새활용이나 대한민국형 새활용을 어떻게 찾아내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재활용 회사인 ‘오토리사이클’은 폐자동차의 93% 정도 재활용한다. 가령1000kg의 폐차를 해체한 후 버려지는 폐기물이 70kg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현대·기아차의 재활용률은 83%까지 가능하다. 분명 기술의 차이가 있다.
 
이는 산업구조와 순환구조가 어떻게 돼 있고, 분리·해체·재처리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자동차처럼 복잡한 구조에서도 재활용이 이뤄지는데, 페트병이나, 유리병, 우유팩 등 우리 주변에 사소한 것으로부터도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교육과 함께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새활용 문화와 산업이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제품을 만드는데 재료를 공급하고, 분배·가공해 기본 단계에서 생산이 가능하도록 돕고, 정보를 제공해주며, 판매, 재처리까지 일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새활용 제품들은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원료가 정해진 시간에 기계에 의해 대량 생산되는 구조가 아니다. 제각각 다른 폐원료가 소량 생산에 들어가야 하고,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왜 이리 비싸냐고 할 수 있다. 가공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때문에 새활용이 정착되며, 경제적 측면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에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
 
산업적 측면에서 새활용플라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새활용 산업 규모는 대략적으로 연간 100억원에서 2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 회사는 대부분 규모가 작은 개인회사가 많다. 매출 신고가 안 되는 곳도 있다. 그래서 산업규모를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
 
다만, 새활용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예를 들자면 이케아가 국내에 들어와서 DIY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는데, 반제품을 가져다가 조립해 기호에 맞춘 것들이다. 이케아가 국내에 들어온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도 ‘맞춤형 소량·다품종 디자인 시대’가 열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샘도 중국시장에서 맞춤형 디자인 공급 방식을 도입해 제품들을 만들고 있다. 기존 대량 생산, 대량 폐기 시대가 가고, 재활용·새활용 운동이나 문화·산업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변화가 될 수 있고 이 변화는 업사이클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업사이클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과 산업 전체에 대한 이해, 수많은 연습과 실험이 필요하다. 쉬운 문제는 아니다. 교육을 받지 않으면 학예회나 환경미화 수준에 그칠 수 있다.
 
새활용 스타트업이나 청년 창업자들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하나.
 
제일 중요한 건 정보 제공이다. 물질적인 지원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청년 창업자나 스타트업 회사를 위해 저렴한 임대료에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 기업체의 5분의 1 수준의 임대료로 굉장히 저렴하다.
 
여기에 사회적 기업에 준하는 대우를 하고 있다. 홈페이지, 전시행사, SNS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홍보를 하고 있다. 특히 업사이클 소재를 쉽게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우수한 제품개발을 위한 전문가 교육을 한다. 또 스타트업의 경우 기업 경영컨설팅도 하고 있다.
 
가끔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의 판로지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좋은 제품과 맛있는 음식은 잘 팔린다. 판로지원은 우수한 제품이 잘 판매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지,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을 대신 팔아주는 게 아니다.
 
냉정할 수 있지만, 가망성이 없는 곳은 빨리 도태 되는 게 좋다. 가능성 있는 기업을 발견해 론칭하는 과정을 거쳐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 16년, 디자인재단에서 10년 일하면서 겪은 건 정부가 기업을 도와줄 순 없다는 점이다. 기업 스스로 실력을 키우고, 우리는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울 뿐이다.
 
서울디자인재단과 새활용플라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새활용 업사이클을 어떻게 잘할 것인가 위한 소재발굴, 유통망 확보, 업사이클링 기술개발, 문화확산(교육) 등도 있다. 그런 걸 앞으로 해 나갈 계획이다.
 
새활용플라자는 정부의 도시정비 뉴딜정책과도 비전을 같이하고 있다는 평가인데.
 
도시재생은 의식주의 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의식주는 인간의 기본적인 요소인데, 주(살 주·住)와 도시재생은 관련이 깊다. 모두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아닌 노후화됐지만, 기존의 가치나 특징을 살린다는 점에서 도시재생과 새활용이 같은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또 도시재생에 새활용 방법론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후지역에 집을 다시 새롭게 인테리어 하거나, 골목을 재생할 때 업사이클 자재를 사용할 수 있다. 또 규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맞춤형으로 지원·공급할 수도 있다. 쉽게 말해 업사이클 기술을 가지고 마을마다 지역마다 필요한 디자인을 적용해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9월 오픈한 서울새활용플라자 전경. 사진/서울시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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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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