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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WM달인’ 최지희 농협은행 과장 “자산관리, 고객과 소통이 우선돼야”
2100대1 경쟁률 뚫고 농협은행 WM달인에 선정
김장김치 가져다 준 고객 잊지 못해…도움주는 뱅커가 목표
원금보장형만으로 수익 실현 어려워…적립식·해외 펀드 추천
2017-11-22 08:00:00 2017-11-22 08: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사전적 의미로 달인은 학문이나 기예에 통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보이는 ‘달인’은 농협은행에도 숨겨져 있다. 대구 동천동지점의 최지희 과장(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최지희 과장은 2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WM달인이 됐다.
최 과장은 최근 농협은행에서 개최된 ‘제1회 WM(Wealth Management·자산관리) 달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경쟁률은 2100대1. 농협은행에서 자산관리 업무에 대한 지식과 역량을 가진 최고의 WM 전문가를 선정하기 위해 마련된 대회에서 가장 잘한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금융 문외한에서 달인으로 거듭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13년. 최 과장은 지난 2004년 동구미지점에 입행한 이래 2007년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Certified Financial Planner)자격증, 2009년 파생상품투자상담사, 2010년 외환전문역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달인의 경지를 밟아왔다.
 
금융 문외한에서 자산관리 달인되기까지…원동력은 '고객'
이화여대 심리학과를 나온 최 과장은 처음엔 금융의 문외한이었다고 고백했다.
최 과장은 “대학교에선 한 번도 경제 관련 수업을 들어보지 않았다”며 “2004년 은행에 입행한 후 은행 자산관리사(FP·Financial Planner), CFP 등 금융 관련 자격증을 따고, 차근차근 업무지식을 넓혀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WM달인을 위해 “1000개의 예상문제를 10번 이상 반복해서 봤고, 관련 업무 방법과 문서를 찾아서 보험, 펀드, 퇴직연금, 세금 등 과목별로 책을 만들어 공부했다”며 “기업금융지점 근무를 지원해 퇴직연금을 배운 것도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수면 아래 분주히 움직이는 백조의 발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노력한 결과 WM달인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 원동력은 '고객에 도움이 되는 뱅커'라는 꿈이었다.
최 과장은 “WM달인에서 공부한 지식들을 실제 마케팅 적용해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은행원이 되고 싶다”며 웃었다.
 
자산가를 사로잡은 그의 비결 또한 열정과 소통이다.
최 과장은 “모바일 금융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영업점을 찾아 금융거래를 하는 분들도 많다”며 “특히 자산관리의 경우 각 개인별 자산현황을 잘 아는 PB와의 대면거래를 선호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오랜 기간 만나왔다는 점에서 신뢰가 쌓인다”며 “자산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 고객의 자식 이야기나 평소 생활하는 이야기도 나눈다”고 덧붙였다.
최지희 과장보가 고객과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은행
은행VIP 하나로 가족고객 12% 증가…자산관리에 문턱없어
단순한 자산관리와 상품 판매를 넘어 친근함과 상호 소통을 기반으로 ‘인연’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최 과장이 동천동지점에 온 이래 ‘하나로 가족고객’은 12.65% 가량 늘었다.
‘하나로 가족고객’은 농협의 VIP고객으로, 최근 3개월간의 여수신 실적 등에 따라 탑클래스(금융자산 5000만원 이상)와 골드(1000만원), 로얄(500만원), 그린(100만원), 블루 등으로 구성된다.
 
최 과장은 “대곡지점에서 근무할 때에는 비자금을 잘 관리해줘서 고맙다고 김장김치를 매년 가져다주시는 분도 있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과 소통하는 것으로, 인간 대 인간으로 관계를 맺어갈 수 있었다”고 피력했다.
 
고액 자산가만이 자산관리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엔 “농협은행의 경우 영업점 WM(Wealth Manager)이 전국 880개에 배치돼 있다”며 “WM들의 상담고객은 꼭 우수고객만이 아닌 모든 일반 고객들에게도 상담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문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은행 대비 영업점포가 많은 것은 큰 장점”이라며 “시·군 단위까지 자산관리가 가능한 WM이 선정돼 있다”고 답했다.
 
또한 “올해 WM연금부에서 주니어(Junior), 시니어(Senior), 스타(Star)과정으로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며 “단계별 교육을 통한 자산관리 인력을 향후 3년 동안 1000명을 육성하는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최 과장 역시 내달 은퇴설계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하고, 내년에 CFP보수과정을 이수해 농협내부 스타(STAR)자격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지희 과장보가 대상을 수상한 후 이경섭 은행장(사진 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은행
금융자산 비중, 자금 용도 우선 고려해야…신흥국·분산 투자 추천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시그널 등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 WM달인이 추구하는 자산관리의 원칙은 무엇일까.
최 과장은 “위험은 항상 수익률과 비례한다”며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말이 있듯이 저금리 시대인 요즘은 원금보장형인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으로는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고객이 받아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에 따라 성향과 자금의 용도도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인 비율을 투자하라고 답변하기는 곤란하다”면서도 “저금리 시대에는 본인의 금융자산에서 일정 부분은 비원금보장형이라도 투자를 하는 것이 물가상승률보다는 좀 더 나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특히 “자금의 용도, 기간, 수익률, 그리고 본인의 자산 중 금융자산의 비중을 생각해야 한다”며 “연령과 용도 등 각각의 니즈에 따라 필요한 상품도 달라진다”고 꼽았다.
 
그런 그가 눈여겨보고 있는 상품은 ‘해외펀드’다.
최 과장은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국가나 베트남 시장을 '신흥국 펀드'로 많이 추천하고 있다”며 “펀드는 선진 시장을 포함한 해외 펀드와 개인이 관심 있는 섹터의 펀드로 각각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가입이 가능한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는 우선 계좌를 개설해 놓을 필요가 있다”면서도 “한번에 3000만원을 투자하지 말고, 시장 상황을 보며 투자할 만하다”고 지목했다.
비과세 해외펀드는 해외상장 주식에 자산의 60% 이상을 직·간접으로 투자하는 펀드로, 1인당 3000만원 한도 내에서 최대 10년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 과장은 “펀드별로 투자위험도가 높은 상품도 있기 때문에 잘 따져봐야 한다”며 “환율 변동성에 따라 손해를 볼 수 있으니 투자지역의 통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20대나 30대의 경우 적립식 펀드를 권했다. 최 과장은 “적립식펀드는 소액으로 분산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매달 일정 금액을 투자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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