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봉합된 파리바게뜨 사태…노노갈등 불씨
입력 : 2018-01-15 06:00:00 수정 : 2018-01-15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논란이 4개월의 진통 끝에 극적 합의를 이루며 일단락됐다. SPC그룹의 가맹본부인 파리크라상이 제빵사 5300여 명을 자회사를 설립해 고용한다는 큰 틀의 합의를 이뤄낸 성과다. 하지만 새로운 '노-노 갈등' 구조가 형성됐고, 양대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제빵사들의 제3노조도 표류하고 있어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반쪽 합의에 불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번 파리바게뜨 사태가 하나의 새로운 선례를 남기면서 프랜차이즈 업계 노사 관계와 서비스 책임 소재 등이 명확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노동계의 목소리가 있는가하면, 이번 사태가 프랜차이즈 업종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결과로, 앞으로 지나친 규제가 본격화할 여지를 남겼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업계 내부에서 나온다.
 
긍정과 부정의 평가가 공존하지만, 평행선을 달리던 가맹본부와 노조간 나름의 양보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냈다는 것은 고용불안에 초조해하던 제빵사들을 위해서라도 높이 평가할만한 일이다. 오늘날 사측과 노조가 양극단을 달리며 불신과 대립으로 점철되기 쉬운 환경에서 값진 결과물임에 틀림없다.
 
다만 합의 선언 이후에도 일원화되지 못한 노조간 갈등의 여지가 여전해 찜찜한 기분은 가시지 않는다. 합작사에서 배제된 제3노조의 반발여론과, 교섭권 확보를 위해 양대노총간 과열된 세력 경쟁이 본격화되며 새로운 '노-노 갈등' 구도가 빚어지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우선 제3노조인 해피파트너즈 노조가 합의 결과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양대노총 노조가 아닌 기존에 설립을 추진한 합작사 '해피파트너즈' 소속으로 본사 직접고용을 반대했던 약 700명의 제빵사들이다. 본사의 지나친 간섭을 거부하며 결성된 새로운 노조다.
 
유한종 해피파트너즈 노조위원장은 "(우리처럼)3자 합작법인을 선택한 근로자 의견을 무시하고 외부 노조와 야합한 정치권의 이야기를 듣고 결정된 사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성토했다. 이어 "외부 노조와 일부 정치인, 시민단체가 무슨 권리로 한 기업의 정식 노조를 무시하고 지분구조 및 사명 변경, 근로계약서 재체결을 강요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발했다.
 
한쪽에선 양대 노총 간 세 불리기 경쟁이 과열되고 있어 이로 인한 제빵사들의 혼란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실제 지난 11일 합의가 이뤄진 직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계열은 세 불리기 차원에서 각각 조합원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한국노총 계열은 조합원 가입을 독려하는 휴대폰 문자를 제빵사들에게 일괄 발송했고, 민주노총 계열도 제3노조 조합원 및 비노조원 제빵사들을 대상으로 가입을 독려하고 나섰다. 향후 전체 노조원의 과반을 차지하는 노동조합이 사측과의 교섭권을 획득한다는 것이 이같은 양상을 부추기고 있다.
 
당초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일원화된 노조가 아닌 양대 노총의 개입을 우려했던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였다. 이들이 지나친 정치논리에 휩싸여 '제빵사들의 처우개선'이라는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들도 계속 나온다.
 
이제라도 노조의 주체들은 제빵사들의 처우개선을 목적으로 시작된 이번 사태의 본질을 직시하고, 남겨진 합의 이행을 원활하게 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노조간 갈등은 사태해결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노조의 존립 이유가 노동자 이권을 대변한다는 데 있는만큼 본질을 벗어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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