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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헬스케어 O2O '똑닥'…파트너사 협력 통해 '유니콘' 꿈꿔
(스타트업리포트)송용범 비브로스 대표
국내 유일 병원 접수 O2O 서비스 제공…6000개 병원 연동
"건강한 대한민국 만드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
2018-01-26 15:37:38 2018-01-26 15:37:38
[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 경기도 성남에 사는 결혼 5년차 주부 임모(33)씨는 최근 독감에 걸린 두 딸아이 때문에 집 근처 소아과를 찾았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에 병원은 어린이 감기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임씨는 "오전 10시에 병원 접수를 마쳤는데, 아이들이 진료 받으러 들어간 것은 11시가 다돼서다"라며 "환자가 많아서 접수 후 대기시간이 기본 30분에서 1시간이 넘어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한파에다 독감까지 유행하며 내과, 소아과를 찾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열에 정신은 몽롱하고, 연방 기침이 나서 목은 따끔거리는데 여간해서는 차례가 돌아오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보니 비슷한 증상의 환자들이 가득하다.
 
감기가 유행하는 요즘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국내 유일 병원 접수 애플리케이션(앱) '똑닥'을 이용하면 병원을 직접 찾지 않아도 사전에 스마트폰 앱으로 접수를 할 수 있다. 게다가 앞서 접수한 사람이 몇 명인지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으니, 차례가 돌아오면 병원에 가서 바로 진료실로 들어가면 된다.
 
송용범 대표는 대학 때 이미 창업을 했던 경험이 있다. 졸업 후 몇 년 동안 회사 생활을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오르는 열정을 누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모든 것을 접고, 송 대표는 지난 2013년 12월 스타트업 '비브로스'를 창업했다. 비브로스는 병원 접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O2O 서비스 앱 똑닥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부터 헬스케어 O2O 사업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송 대표는 "창업 초기에는 교육사업과 헬스케어 O2O 사업 두 가지를 병행했다"면서 "스타트업의 특성상 한정된 자금과 인력을 가지고 두 가지 사업 모두에 집중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헬스케어 O2O 사업에 모든 역량을 쏟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똑닥은 '똑똑한 닥터'라는 뜻으로, 현재 병원 접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한의원과 치과를 제외한 전국 3만여개의 개인 병의원 가운데 6000개 가량의 병원이 똑닥과 연동돼 있다. 비브로스는 올 상반기 내에 접수 서비스가 연동되는 병의원 수를 1만5000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접수뿐 아니라 병원비 결제와 모바일 처방전 서비스, 약국 결제 서비스까지 완비해 병원 접수에서 약국 결제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앱 하나로 가능하게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송 대표는 "병원과 약국에 이르는 원스톱 진료 서비스를 연내 구축하겠다"며 "똑닥은 사람들이 더욱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송용범 대표를 만나 헬스케어 O2O 똑닥의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송용범 비브로스 대표가 똑닥 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비브로스
 
똑닥에 앞서 '병원찾기' 앱은 이미 많이 출시 됐는데.
 
똑닥은 단순한 병원찾기 앱이 아니다. 물론 우리도 처음 시작은 병원찾기 앱이었다. 하지만 병원 위치를 찾는 것이라면 네이버, 다음 등 거대 포털업체의 지도 앱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단순히 병원의 위치와 간략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 우리도 초기에 트래픽 수가 나오지 않아 사업에 위기를 겪기도 했다.
 
기존 병원찾기 앱과 똑닥의 차이점은.
 
병원 위치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사업 콘셉트를 완전히 바꿨다. 똑닥은 한마디로 '헬스케어 O2O 서비스'라고 정의할 수 있다. 기존 앱과 차별점이 여러 가지 있는데, 현재 가장 특징적인 것은 앱을 통해서 병원 접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병원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앱을 통해 집에서 미리 접수를 하고 시간 맞춰 방문해 곧바로 진료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병원 접수 서비스는 똑닥이 유일한가.
 
그렇다. 병원 접수 서비스가 가능하려면 EMR(전자의무기록) 시스템과 앱이 서로 연동이 돼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유비케어와 비트컴퓨터 두 회사가 제공하는 의원 EMR 시스템만 2만개에 달한다. 한의원과 치과를 제외한 전국 3만여개 개인 병의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점유율이다. 바로 이 두 회사가 비브로스에 SI(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비트컴퓨터는 지난 2016년 4월, 유비케어는 2016년 11월과 지난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지분투자를 했다.
 
병원 접수 서비스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비트컴퓨터와 계약을 맺은 지난해 4월 병원 접수 서비스를 정식 론칭했다. 이후 자체 분석결과 서비스 재방문율이 75%가 넘는 것으로 나왔다. 솔직히 재방문이 절반만 되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이유를 조사해보니, 집근처 병원이나 회사 근처 병원의 환자들 대부분은 그 병원을 원래 다니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우리 앱을 이용해 사전 접수가 가능하니까 자연스럽게 계속 앱을 사용하는 것이다.
 
병원을 찾는 사람들만 똑닥을 좋아하는 게 아니다. 원장님과 간호사님들도 똑닥을 적용하고 나서 업무가 한결 편리해졌다고 말한다. 환자들이 갑자기 몰려 대기자가 많아지면 간호사님들은 진료 도와주랴 대기 환자 응대하랴 정신이 없다. 그런데 똑닥을 적용한 병원은 직접 와서 대기하는 환자가 적어지니까 간호사님들도 진료에 더 많은 신경을 쓸 수 있게 됐다.
 
경쟁사도 우후죽순 생겨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일단 진입장벽이 상당하다. 전국 EMR 시스템의 3분의 2를 보유한 두 기업이 비브로스에 지분을 투자한 SI다. 똑닥이 성공하면 SI들도 함께 성공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이들이 다른 후발업체와 계약을 맺고 자사 EMR 시스템 연동을 허가해 주겠나?
 
연동되는 병원 수가 얼마나 되나.
 
현재 기준으로 6000개 정도 된다. 올 1분기 안에 1만5000개까지 연동되는 병원 수를 늘릴 계획이다. 전국 일반 병의원의 절반에 달하는 숫자다. 이후에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도 병의원이 먼저 똑닥 연동을 신청해 올 것으로 본다. 똑닥 이용자가 200만명 정도인데, 올해 상반기 안에 500만명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추가로 진행하는 사업은 없나.
 
처방전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처방전에 하단에 보면 사각형 모양의 QR코드(Quick Response Code)가 있다. 똑닥 앱으로 이를 스캔하면 처방 받은 약의 성분과 효과, 부작용, 복용법 등 자세한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는 서비스다.
 
향후 병원에서 발급하는 종이 처방전이 필요 없도록 '모바일 처방전'을 만들 생각이다. EMR과 똑닥 앱이 연동되기 때문에, 병원에서 곧바로 환자의 앱으로 처방전을 보내주는 방식이다. 그러면 환자는 가까운 약국을 똑닥 앱 지도에서 검색한 후, 해당 약국에 모바일 처방전을 전송하면 된다. 또한 똑닥 앱에 지급결제 기능을 탑재해 병원비와 약국 조제비를 결제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그러면 환자는 사전 접수를 통해 진료를 마치고 곧바로 약국에 들러 처방약을 찾아서 돌아오면 된다. 결제는 모두 앱에서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똑닥이 연내 완성하려고 하는 '원스톱 진료 서비스'다.
 
수익구조는 어떻게 되나.
 
현재 앱을 통한 광고수익만 월매출 3억 이상씩 발생하고 있다. 주로 뷰티시술과 같은 비급여 항목에 대한 광고를 내보낸다. 또한 '타깃 광고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똑닥 이용자의 성향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이용자 맞춤형 광고가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올 3분기께 정식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말한 의료비 등 결제 서비스도 핀테크 기술과 연동해 개발 중이다. 의원급 병원에서만 한해 의료비 결제 금액이 40조원에 달한다. 결제를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수익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다. 아울러 보험사들과 협력해 '실손보험 청구 자동화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포부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것이 우리 회사의 모토다. 똑닥이 사람들이 더 건강해질 수 있도록 돕는 똑똑하고 유용한 '도구'가 됐으면 한다. 무엇보다 환자, 병원, 투자자 그리고 우리회사가 다 함께 윈윈(win-win)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갈 생각이다. 그래야 단순히 반짝하는 스타트업에 그치지 않고 기업이 영속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파트너들과 협업을 통해서 서로 상생한다면, 자연스럽게 비브로스가 대한민국 헬스케어 O2O 서비스의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비브로스의 헬스케어 O2O 앱 똑닥의 실행화면 갈무리. 이미지제공=비브로스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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