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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 “리서치 기반 증권사를 만들고 싶다”
"남들이 다 쓰는 보고서 원치 않아 독립 리서치센터 설립"
향후 영상리포트 제작 계획…"올해, 알음의 입지를 높일 것"
2018-01-30 08:00:00 2018-01-30 08: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으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소형주 리서치가 대형주에 비해 많이 부족한 현실이다. 실제로 작년 코스닥 상장사 리포트 수는 대형주 위주인 코스피의 34.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금융당국은 중소형주 리서치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다양한 중소형주 분석이 나와 정보 비대칭을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서치알음은 이러한 정부의 정책과 부합하는 국내 유일 독립 리서치센터다. 중소형주를 중점으로 리서치를 발간하고 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영문 보고서를 통해 해외로 코스닥 중소형주 알리기에도 힘쓰고 있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는 리서치를 중심으로 한 증권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리서치알음을 알리고 중소형주를 해외로 알리려고 하고 있으며 젊은 증권사라는 이미지로 부각되기 위해 새로운 형식의 리포트도 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는 최성환 대표를 만나 올해 시장에 대한 진단과 목표,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 사진/신항섭기자
 
 
-독립리서치 센터를 설립한 계기가 궁금하다.
 
제가 10년동안 애널리스트 일을 하던 당시 선배들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애널리스트로 성공하기 위해선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남들이 다 좋다고 말하는 종목을 안 좋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안 좋다고 말하는 종목을 좋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남들이 발굴하지 못한 종목을 발굴해 시가총액을 높인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해주셨다.
 
그런데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이어지자 회사나 시장이 중소형주 보고서를 쓰면 ‘왜 이런걸 써?’라는 분위기가 나왔다. 또 탐방을 가려고 하면 뭐하러 가냐는 식의 이야기도 나오곤 했다. 잘하면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기도 하고 회사와도 좋은 관계가 만들 수 있었는데, 분위기는 ‘너 혹시 개인투자 할꺼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기면서 환경이 생성되지 않았다.
 
이러한 환경들로 인해 애널리스트들이 남들이 다 쓰는 보고서 쓰면서 다니는 그런 직업이 되버렸고, 연구원들이 하나 둘 떠나게됐다. 저 또한 그런 케이스였고, 그래서 독립 리서치센터를 설립하게 됐다.
 
-리서치센터 특성상 수익 창출이 힘든데.
 
지금 당장 수익이 나고 하는 부분은 없지만 최근 코스닥 활성화를 비롯해 시장의 변화가 오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최근에는 한국거래소에서 중소형주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리서치알음을 다녀가기도 했다. 과거 KRX리포트가 독립성이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이러한 부분이 개선된다면 저희 쪽으로도 수익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최근에 변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유럽의 금융투자상품지침2(Mifid II)이다. 본래 기관에서 거래를 할 때, 매니저들의 주문 수수료에는 리서치 비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유럽계 자금들이 Mifid II로 바꾸면서 수수료 안에 리서치 비용이 포함된 것이 아닌 따로 지불하도록 한다. 유럽에서부터 시작이 되는데, 미국도 올해나 내년에 시행이 될 예정이며, 국내에서도 대형사에서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정착되면 저희의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 중소형주에 대한 자료들이나 정보들의 경우 대형사에서 커버해주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종목에 대한 정보가 대형증권사에는 없는 리서치알음에 있다 보면 저희에게 정보를 제공받길 원할 것이다. 이외에도 현재 회원가입자가 7100여명인데 고객 유입효과를 활용한 광고라던지 플랫폼 비즈니스도 계획 중에 있다.
 
-리포트 유료화에 대한 시각은?
 
해외의 경우 독립리서치 IDC나 이런 곳들이 보고서를 엄격하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객들을 대상으로만 지급하고 비고객인 사람들에게 유출되면 벌금을 물게하고 있다. 해외도 제도권에서 나오는 자료들은 무료라고 보면 되고, 유료화되면 정보의 질이 좋아지는 편이다. 유료 리포트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무료로 공개된다.
 
그런데 저희는 그런 것이 싫어 다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주가의 경우 바로 움직이는데, 송고 시간의 텀을 주는 것은 페어플레이가 아닌 것 같다. 보고서 자체를 유료화하는 것은 유사수신 행위랑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며 오히려 유료화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도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독립리서치 센터가 있었는데 없어진 이유도 유료화 때문이었다. 매달 7만원씩 받으면 유료화를 진행했는데, 이걸 왜 돈을 주고 보냐는 인식들이 생겼다. 독립리서치가 초반에 돈이 들어 유료화를 진행하다 보니 사업이 잘 안됐다고 생각한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가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리서치알음
 
-영문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데, 이유는?
 
이것도 유료화 모델이랑 마찬가지인데, 영문보고서 발간이 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해외 쪽은 돈을 내고 사서 보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다. 실제로 해외 법인에서 비즈니스 하시는 분들이 외국가서 팔아도 되냐고 물어보시곤 한다. 또 해외 투자자들 가운데 국내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꽤 되고, 그 중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수요도 꽤 있다. 하지만 중소형주에 정보가 잘 없다는 것이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노무라증권의 한 매니저를 만났었는데, 그분이 인턴 당시 제 보고서를 많이 번역했었다고 말했다. 대형주는 그래도 증권사들이 영문보고서를 발간하는 반면, 중소형주는 없었고 그러다 보니 제 리포트를 한 장으로 요약해 번역하는 것이 인턴 당시 업무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중소형 보고서가 활용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중소형기업들 입장에선 자신들에 대한 보고서가 영문으로 나오는 경우가 적은데 그것을 가지고 해외로 진출할 때 활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소형주 정보가 부족해 외국인들의 투자가 적었다는 것을 시장에 알리는 효과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소형주를 발굴하는 차별화 전략이 있는지?
 
저희는 먼저 회사를 무조건 찾아가보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제가 서울옥션을 커버하게 된 과정이, 주가가 너무 하락했길래 한번 탐방을 가보게 됐다. 그런데 그날 우연찮게 경매가 있었다. 경매라는 것에 한번 참여해보니 돈이 있는 사람들이 치열한 그런 곳이었다. 경매의 경우 판매자가 15%의 수수료를 내고, 또 사는 사람도 15%의 수수료를 내게 돼 있다. 즉, 경매장은 중개만 해주고 30%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기업의 실적이 좋을 수 밖에 없겠다는 확신이 생겨서 리포트를 작성했다.
 
아프리카TV는 선거 때 표를 얻으려고 하는 후보들이 아프리카TV를 통해 선거활동을 하고 별풍선을 통해 후원을 받을 수 있겠다는 인식이 생겨서 리포트를 작성하게 됐다. 또 최근 의류건조기가 화제가 되자 시장의 점유율을 체크했고, LG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에 해당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를 찾아 신성전자테크의 보고서를 쓰게 됐다.
 
이외에도 정책 쪽으로도 많이 알아 보고 있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관련된 종목들도 찾고 있는 중이다.
 
-독립리서치를 운영하면서 힘든 부분은 없는지?
 
기업들이 탐방을 잘 안 받아주고, 질문에도 대답을 좀 안해주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 리서치알음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하는 부분도 힘들었다.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들도 탐방을 가기도 하면서 많이 완화됐지만 아직 어려움이 조금 남은 상황이다.
 
두 번째로는 독립리서치의 경우 애널리스트 자격 요건이 없어진다. 대형병원에서 의사 생활 10년하던 사람이 개업하면 인정을 못 받는 그런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시장에 나와있는 애널리스트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이 일할 수 있게 좀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애널리스트 자격이 박탈되면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먼저 투자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게 돼있다. 그래서 주가 전망이라고 해서 새롭게 만들었고, 목표주가도 적정주가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이 어떻게 보면 말 바꾸기에 불과하지만 제한적인 요소이다.
 
-올해 목표 및 향후 계획은.
 
저희의 꿈은 리서치가 기반이 된 증권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다양하게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볼려고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시작한 것이 대학생 투자분석보고서 경연대회다. 저희가 젊은 증권사라는 그런 이미지도 있지만,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기 위해 시작했다.
 
또 영상리포트도 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현재 증권사 관계자들 중에 팟캐스트와 인터넷 방송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 하지만 꾸준히 하기 어렵고 이슈가 있을 때 주로 다루시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저희는 영상을 좀 해보고 싶은데 아이디어도 부족했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 같았다. 그러다보니 대학생 투자분석보고서 경연대회를 통해 잘하는 친구들을 뽑아 제작하려고 하고 있다. 실제로 1회 대회 당시 실력이 좋다고 느꼈던 친구가 있었는데 아쉽게 지방에 살고 있어 구직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무엇보다 독립리서치 알음을 알리는게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올해에는 시장에 저희를 알리고 입지를 높이고 싶고 수익도 만들어내고 싶다. 최근에 중소형주에 대한 펀드가 많이 생기고 있다. 하지만 대형증권사들의 경우 대형주 커버가 많다 보니 자문 같은 것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자산운용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계약을 통해 매출이 나오기 시작한다면 입지가 생길 것 같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가 제1회 대학생 투자분석 보고대회 대상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리서치알음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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