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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맷집 좋은 고금리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세요
미국금리 올라도 ‘멕·러·브’ 채권 여전히 매력적
2018-03-28 08:00:00 2018-03-28 08: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채권은 여전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선진국 채권시장의 매력은 줄어든 반면 구조개혁과 금리 하락이 진행되고 있는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등의 채권은 유망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채권은 금리에 민감한 자산이다. 해외 채권이라고 다를 것은 없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에 투자돼 있던 자금이 선진국으로 이동할 요인이 생기고, 이로 인해 채권가격이 하락하면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여전히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의 채권수익률과는 차이가 크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을 전후해 신흥국 채권금리도 움직이긴 했는데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며 “한국의 경우 미국과 금리가 역전돼 우려가 제기된 것이고 브라질이나 러시아는 아직 금리 차이가 커서 괜찮다”고 설명했다.
 
채권 투자자들은 약속된 채권이자와, 금리 하락 시 채권가격이 상승해 발생하는 자본차익 등 두 가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해외 채권은 여기에 하나 더,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 기회가 주어진다. 이자수익은 15.4% 세율이 부과돼도 자본차익과 환차익은 비과세라는 장점도 있다.
 
또한 달러로 발행한 채권에 투자할 경우 신흥국 외환시장이 불안해져도 환율 변동 위험을 헤지할 수 있다는 구조적 장점이 있다. 만약 자금 유출로 채권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환차익으로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브라질채권 투자자들은 지난해 채권이자와 금리 하락으로 얻은 자본차익 중 상당 부분을 환차손으로 까먹어야 했다.<표 참조> 다행히 올해 1~2월에는 헤알화 강세로 환차익을 보탤 수 있었다.
 
해외 채권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은 ▲그 나라의 경제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될 때 ▲금리가 하락할 때 ▲통화가 달러 대비 강세로 진행될 때다. 브라질과 러시아가 여기에 해당된다.
 
현재 국내에서 투자할 수 있는 해외 채권의 종류로는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국채와 우량 회사채가 있다.
 
브라질은 금리 하락 마무리 국면이 진행 중이다. 경제성장률도 나쁘지 않다. 바클레이즈는 2016년 –3.5%였던 브라질 GDP성장률이 2017년 1.1%, 2018년 2.4%, 2019년 2.3%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1년 달러당 1.5헤알 중반에서 2015년 4헤알까지 치솟아 투자자들에게 채권이자 몇 배의 손실을 안겼던 환율도 2016년부터 1년 넘게 3헤알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발행금리 10.0%를 약간 밑도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지난주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신용평가회사 S&P가 12년만에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BB+/B)에서 투자적격등급(BBB/A-3)으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한 것도 호재다. 경제 전반이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에 연동되는 특징이 있다. 2027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이 6.9%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두 나라 채권 모두 발행금리보다 채권수익률이 낮은데, 경제가 안정되어 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경제도 유가와 밀접하다. 신흥국 중에서는 신용등급이 높아 채권수익률도 4% 미만으로 남보다 낮다.
 
멕시코채권에 투자하겠다면 북미자유협정(NAFTA) 진행상황을 추적해야 한다. 미국이 협상에서 제시한 안이 까다로워 난항이 예상됐으나 일단 내년 초까지는 연장된 상태다. 멕시코채권은 7% 중반, 인도 채권은 8%대로 높은 편이다.
 
NH투자증권은 이중에서도 브라질과 러시아 채권을, 이왕이면 현지 통화인 헤알화와 루블화로 발행한 채권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환율과 경제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어 이자수익 외의 수익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나라 채권을 “맷집이 좋다”고 비유했다.
 
하지만 이는 1년 이하 단기 투자에 한정된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투자하겠다면 아무래도 현지 통화로 발행된 채권보다, 금리는 조금 낮아도 달러화나 유로화로 발행된 채권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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