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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 "서민 전용 금융플랫폼으로 경쟁력 강화하겠다"
구조조정 전문가로 웰컴저축은행 인수 진두지휘…20~40대 고객 확보위해 모바일서비스 확대
김대웅 대표 "저축은행 업계 심사능력 확보와 비용절감, 모바일 환경 변화 대응 필요"
2018-05-02 06:00:00 2018-05-02 18:17:35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웰컴저축은행이 저축은행 전업사 최초로 종합 모바일 플랫폼인 '웰컴디지털뱅크(이하 웰뱅)' 서비스가 고객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웰뱅은 예·적금 가입과 대출 실행 등 기존 모바일 서비스를 포함해 교통카드 기능, 잔돈적립, 5~6% 금리의 비상금대출 등 다양한 서비스를 탑재하며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김대웅(사진) 웰컴저축은행 대표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금융당국이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대면 기반 디지털금융기업 도약'과 서민 밀착 영업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앞으로 저축은행업계의 역사에서 웰뱅 이전과 웰뱅 이후로 구분지을 수 있을 정도의 분기점을 긋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대웅 대표로부터 향후 계획과 웰뱅 개발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웰컴저축은행
-입사한 계기와 대표를 역임한 1년간을 평가한다면.
 
대학 졸업 후 리스회사에 입사해서 금융업을 시작했다. 싱가포르 현지법인 근무 후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9년부터 부실기업 관리 업무에 몸담기 시작했고, 2002년 구조조정전문회사 창업에 참여해서 약 10여년 동안 부실 기업의 인수, 투자, 기업구조조정 자문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지난 2012년 웰컴금융그룹과 구조조정 관련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했는데, 당시 2금융권에서 볼 수 없는 역동적인 조직문화가 인상깊었다. 다음해 손종주 웰컴금융그룹 회장에게 같이 일하고 싶다고 밝혔고, 손 회장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입사 후 웰컴금융그룹에서 미래전략본부장을 역임하며 지난 2014년 조직의 숙원사업이던 저축은행 인수를 총괄했다. 인수 첫해 1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임직원의 땀과 열정으로 안정적인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이후 전문 경영인 체제로 변환하면서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대표이사로 첫 사업은 웰뱅이었다. 웰컴저축은행은 출범부터 모바일·디지털금융 이라는 방향으로 차근차근 준비를 해온 내부 역량을 적극 활용한 결과, 웰뱅 개발을 본격적으로 진행한 지 1년여 만에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었다. 웰뱅은 기존 저축은행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생활편의 서비스들이 탑재하고 기존의'틀'을 벗어나는 웰컴저축은행의 새로운 도전이 함축된 결과물이다. 이 자체가 가장 기억에 남고 성과라고 자부할 만하다.
 
향후에는 웰뱅이 서민금융플랫폼으로서 서민과 중소상공인들의 생활에 안착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는 것을 가장 큰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저축은행 최초로금융플랫폼을 오픈한 계기와 고객 반응은.
 
웰컴저축은행 출범 당시 슬로건은 '저축은행의 기준을 바꾸다. 저축은행을 바꾸는 저축은행'이었다. 이 슬로건은 기존의 저축은행들 처럼 정기예금으로 대출만 하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이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그 거래이력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필요할 때에는 금융을 직접 이용이 가능한 '생활금융기관이 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웰컴저축은행 초창기 주 고객층은 50대 후반이었다. 정기예금 비중은 90%이상으로, 적금이나 수시입출금거래는 아주 미미한 상황이었다. 고령층 고객이 대부분이다 보니 모바일뱅크는 아에 없었고 인터넷뱅킹 이용자 수도 미미했다. 체크카드 등의 기본적인 상품도 없었다. 20~40대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많았다. 이에 젊은층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금융플랫폼 구축을 준비해왔다.
 
웰뱅 개발 이전에도 젊은층을 겨냥한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온 것도 이때문이다. 대표적인 사업은 ▲온라인·모바일채널 구축 ▲찾아가는 태블릿 지점 개설 ▲AI기반의 24시간 상담채널 운영 등이 있다. 이같은 노력 결과, 현재는 고객 대다수가 20~40대다. 3~4년 만에 고객이 20년 젊어진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했지만 이들 서비스는 서민보다는 우량직장인을 주 타깃으로 하고 있는 점도 서민을 위한 금융플랫폼을 개발하게된 요인이다.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의 모바일금융서비스, 디지털금융 서비스가 확대되고 대중화되더라도 저축은행을 주로 이용하는 서민고객은 신용도의 벽이나 그 외의 이유로 인해 그런 디지털금융 서비스에서 여전히 소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고민을 담은 웰뱅은 서비스 오픈 초기인 현재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루 평균 가입자가 5000명 수준에 달하고 서비스 이용자도 5만명을 넘어섰다.
 
-웰뱅을 준비하며 어려웠던 점은.
 
가장 먼저 제휴서비스 구축 과정에서 저축은행중앙회와 연계해야하는 부분이 어려웠다. 신규 서비스를 등록하려면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중앙회를 동시에 설득해야 했다. 그만큼, 사업진행속도 또한 오랜시간이 걸렸다.
 
저축은행에 대한 업무 규제 제한도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었다. 저축은행업계에서 유일하게 환전업무를 하고 있지만, 규정상의 이유로 송금업무는 서비스를 할 수가 없다. 또한, 이번 웰뱅의킬러콘텐츠로 기대하고 있던 바코드 결제서비스도 규정상의 문제로 서비스 개시가 지연되고 있다.
 
그러나, 제도와 규정 등의 문제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저축은행을 바라보는 냉소적인 시선이다. 2011년 저축은행사태 이후로 저축은행은 과거의 적폐에서 벗어나 건전한 경영을 하고 있지만, 당국이나 언론, 고객에게까지 여전히 불안한 곳, 믿을 수 없는 곳이라는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풀뱅킹모바일뱅크인 웰컴스마트, 태블릿브랜치인 W브랜치, AI챗봇인 웰컴봇, 보이는ARS를 더욱 고도화한 웹보이스, 머신러닝기반의 신용평가시스템(CSS) 등은 우리가 업권 최초 혹은 금융업 최초로 선보이거나 적용한 디지털금융서비스들이다. 하지만, 언제나 "저축은행이 저런걸 왜해, 저축은행이 조용히 있어야 하는데, 저축은행은 동네에서만 장사해야지 커지면 안돼" 등의 시선이 따라다녔다. 금융산업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고, 융합이 진행되고 있는데, 저축은행은 동일한 출발선에 서지 못하고 뒤에서 한 50미터쯤 떨어져서 출발하라고 구박받는 형국이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열린 '웰컴디지털뱅크 출범식'에서 김대웅(왼쪽에서 두번째) 웰컴저축은행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웰컴저축은행
 
-저축은행 업권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향후 목표는.
 
금리인하나 총량규제, 광고규제, 예대율 규제까지 업권을 향한 규제가 속도조절이 없이 몰아치는 것 같다. 시장에서도 당국의 방향에 맞춰 경영전략을 수정하고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협조를 할 필요가 있으나, 충격에 대비하고 준비할 시간을 주어야 하는데 약간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
 
저축은행의 존재이유를 돌아보면 서민과 중소자영업자에 대한 자금공급과 금융서비스의 제공이 목적이다. 이를 정교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과거보다 심사능력을 높이고, 관리를 효율화 해왔다. 정교하게 고객을 평가해서 부실을 낮추고, 이 과정을 자동화해서 비용을 효율화 한다. 궁극적으로 최고금리 인하에 견딜 수 있도록 군살을 빼는 다이어트와 체력을 기르는 준비가 지속될 것이다.
 
79개의 저축은행의 비즈니스모델과 영업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저축은행 업권도 디지털과 모바일이라는 환경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자체역량으로 대응할 수도 있고, 중앙회의 SB톡톡 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웰컴저축은행은 가장 먼저 웰뱅이라는 금융플랫폼을 강화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금융거래를 웰뱅을 통해서 가능하게 하고,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은 보조적인 역할, 지원역할이 될 것이다.
 
자산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개인신용대출을 중점적으로 하되, 기업금융과 투자금융(IB)도 균형적으로 가져갈 생각이다. 최근에는 IB관련 인력도 충원하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업 아이템으로는 P2P대출업을 눈여겨 보고 있다. 앞서 P2P대출업 진출을 준비했다가 좌절된 경험이 있지만, 향후 관련 업체와 시너지를 낼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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