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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 쓰기)⑤아직 힘들어 보이는 페인트주가 눈에 쏙
거래 늘고 가격도 꿈틀…돌아설 때 됐나
2018-05-23 08:00:00 2018-07-24 18:00:22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큰 변화가 없는 한 달이었다. 1분기 실적이 발표됐고 주가는 그 영향으로 위아래로 크거나 작게 움직였다.
 
원래 주가라는 놈은 오늘 표정이 다르고 내일 또 다르다. 순간의 몸짓 하나에 가슴이 철렁할 정도라면 주식시장에서 멀찌감치 떨어지는 것이 상책이다. 물론 그런 데 초연한 투자자들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 구르고 깨지면서 무뎌짐을 체득한 것일 게다.
 
팬오션은 지난 1분기 매출액 5655억원, 영업이익 440억원, 순이익 36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모두 작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것이지만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주가도 반등하다가 다시 주저앉았다. 그래도 BDI가 버텨주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 시간이 제법 걸릴 것이란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약해 보인다.
 
현대미포조선은 전체 조선업황의 분위기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1분기 매출액 5454억원, 영업이익 230억원, 순이익 859억원을 기록, 작년 1분기 영업이익에서 반토막이 났다. 그런데도 주가가 괜찮은 건 시장 컨센서스보다 좋게 나왔기 때문이다. 팬오션과 정반대 상황이다.
 
정부가 조선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LNG 선박 발주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여러 번 언급한 것처럼 올해 숫자로 찍히는 실적은 안 좋을 것이다. 그러나 바닥을 쳤으니 나아지기만 기다리면 된다. 엉덩이에 힘을 실어야 할 종목이다.
 
삼양옵틱스는 지난주 월요일 새 종목을 매수하는 동시에 매도 주문을 냈는데 동시호가에서 체결이 안됐다. 하필이면 다음날부터 주가가 하락해 그나마 조금 생겼던 평가이익도 사라졌다. 큰 미련 없는 종목이긴 한데 사람인지라 살짝 짜증은 난다. 매매를 특정일로 국한하다 보니 생긴 일이다.(종목 매매는 매주 월요일 장마감 동시호가로 제한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새로 매수한 종목은 강남제비스코다. ‘제비표’ 페인트를 만드는 회사다. 매수 이유는 조선·해운과 비슷하다. 오랜 기간 업황이 부진해 실적이 나빴고 주가도 바닥을 기었지만 이제 슬슬 나아질 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 같은 것이다.
 
페인트가 쓰이는 곳은 크게 건설과 자동차, 조선 등이다. 마진이 좋은 전자제품 부문도 있는데 비중이 크지는 않다. 전방산업이 다들 좋지 않은데 페인트만 좋을 리 없다. 게다가 페인트 원재료인 벤젠, 톨루엔, 자일렌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한다. 원재료가가 올라도 업황이 안 좋으면 판매가격에 반영할 수가 없어 이익률이 떨어지게 된다. 주요 페인트업체 1분기 실적이 돌아서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페인트 외에도 다양한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종합 건자재 기업인 KCC를 제외하고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강남제비스코 등 세 경쟁업체의 덩치는 서로 비슷하다. 조광페인트는 이들의 반 정도 사이즈다. 그럼에도 매출과 이익만 보면 노루페인트가 눈에 띄게 낫다.
 
그런데도 노루페인트보다 약해 보이는 강남제비스코를 선택한 것은 주식을 매수한 5월14일 장중의 주가 흐름 때문이다. 그날 페인트업체 주가는 모두 강하게 상승했다. 실적도 안 좋은데 주가는 왜 올랐는지 뉴스도 나오지 않았다. 때로는 나쁜 실적이 ‘바닥 신호’로 읽히기도 하지만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그날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매수하거나 외국인 매수로 올린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도 많이 실렸다. 그런데 강남제비스코는 개인만 샀고 거래도 평소보다 약간 많은 정도였다. 그로 인해 주가 상승폭도 다른 종목들보다 크지 않았다. 이날만 그런 것이 아니라 올해 저점 대비 현재가 상승률로 봐도 강남제비스코가 가장 힘이 없는 상태다.
 
이것을 보고 페인트 주가가 함께 오르는 장세가 연출될 경우 강남제비스코도 다른 종목들과 키 맞추기를 할 것이라고 판단해 매수 주문을 낸 것이다.
 
대북 관련주가 하늘 높이 날아다니고 바이오주는 조울증 환자처럼 급등락하는 요즘 장세에서 마음 놓고 투자하기에는 바닥 다지고 올라오길 기다리는 턴어라운드 후보가 제일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투자자라면 페인트 업종은 관심 갖고 들여다 봐도 괜찮지 않을까?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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