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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차별성 갖춘 리서치로 도약할 것”
"정확한 투자 판단을 할 수 있는 본부로 만들고 싶다"
'중소기업연구소'·'기업은행 데이터베이스' 활용한 영업 지원에 나선다
2018-06-04 08:00:00 2018-06-04 08: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IBK투자증권의 리서치센터가 변화를 겪고 있다. 리서치센터에서 리서치본부로 확대 개편됐으며, 리서치본부를 이끌어 가는 수장도 새 얼굴로 바뀌었다. 또 중소기업분석부가 새롭게 편성되면서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본질에 다가가는 것에 목표를 뒀다.
 
IBK투자증권의 중소기업분석부는 단순한 스몰캡팀이 아니다. 매매를 뒷받침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더 넓은 커버리지를 담당할 예정이다. 여기에 모회사 기업은행과의 연계를 통해 투자은행(IB), 브로커리지 이외의 영업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좀 더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리서치본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5년 IBK투자증권에 합류해 투자전략팀장으로 일해 왔다. 정용택 본부장과 만나 IBK투자증권만의 차별화 전략 및 증시전망,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리서치본부장으로 임명된지 한달이 조금 넘었는데, 그간 소감은?
아직 적응하는 단계라 정신이 없다. 헤드 교체 이후 새롭게 정리해야 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 애널리스트와의 관계부터 시작해 방향에 대한 고민도 많다. 또 제가 애널리스트 역할도 같이 하고 있다보니 바쁘게 보내고 있다. 정신없지만, 이코노미스트(경제) 애널리스트 역할을 지속할 예정이다.
 
IBK투자증권이 다른 증권사 대비 큰 규모의 리서치본부가 아니기 때문에 팀장들과 함께 애널리스트로써 회사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증권업계에 처음 입성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저는 좀 특이한 케이스이다. 특별히 이쪽에 사명이 있거나 하지 않았다. 모든 대졸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어떤 곳인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모르고 왔다. 사실 대학교 전공도 통계학이었다. 과거 통계학이나 약간 이공계부분은 전산직으로 뽑는 경우들이 있었다. 그래서 저의 첫 입사도 신한증권의 전산직이었다. 그런데 신입사원 교육 당시 투자전략팀의 강의를 듣고 재미있게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하게 된 것이다. 당시에는 신입사원의 교육기간이 길었고, 운이 좋았다 보니 이쪽으로 발을 디디게 됐다.
 
-가장 기억 남는 시기가 있었다면?
기억에 남는 것은 최근 IBK투자증권에서의 3년이다. 이곳에 와서 쓴 리포트가 저는 개인적으로 제일 좋다. 예전 직장에서는 리서치센터장을 맡았었는데, 통상적인 역할만 하다 보니 4~5년간 자료를 안 썼다. 하지만 IBK투자증권으로 오면서 다시 순수하게 이코노미스트의 룰로 자료를 쓴 것이 좋았다. 또 IBK투자증권은 자료를 작성하는데 있어 제한을 두지 않고, 기다려준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기와 가장 좋아하는 자료가 이곳에서 작성한 것들이다. 일부 리서치센터의 경우, 헤드들이 자기 주제를 강요하는 경우가 존재하고 영업에 도움을 줘야한다는 압박이 있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았다.
 
-자산운용사 이력도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
다른 것을 한번 해보자 하고 생각했던 것이 운용사였다. 지난 2001년 5월부터 2005년까지 삼성자산운용에 있었다. 일반적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셀사이드(Sell Side)라고 하고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바이사이드(Buy Side)라고 한다. 셀사이드는 매니저나 개인들이 투자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면 바이사이드는 실질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이 큰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증권업계에서는 ‘셀사이드 애널리스트는 과로로 쓰러지고,, 바이사이드 매니저는 심혈관계 이상으로 쓰러진다’는 농담이 있다. 재미있고 많이 배웠지만, 6년차에 고민하게 됐고, 나에겐 매니저보단 애널리스트가 맞는 것 같아 돌아오게 됐다.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 내부 모습. 사진/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리서치본부로 바뀌었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새롭게 대표이사가 부임하면서 리서치를 센터에서 본부로 확대 개편한 것이다. 김영규 대표의 경영목표가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라는 본질에 다가가자는 것인데, 이를 위해 본부로 개편됐고, 중소기업분석부라는 새로운 부서가 신설됐다. 현재 인원이 크진 않지만 조직 확대와 함께 추가적인 인력 배치가 있을 예정이며 이에 걸맞는 활약을 하라는 미션을 받았다.
 
이에 중소기업분석부를 단순한 스몰캡팀으로 운영하지 않을 계획이다. 현재 증권사들의 리서치를 보면 특징이 두드러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저희는 차별화를 둘 계획이다. 단순히 매매를 일으키는 형태가 아닌 더 넓은 커버리지(종목분석)와 뎁스(심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중소기업연구소, 모회사의 데이터베이스 등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어떤 리서치본부를 만들고 싶은지?
저는 기본적으로 리서치가 조금 더 고객에 밀착돼 있으면 한다. 꼭 외부고객이 아니어도 좋다. 그리고 현실성 있는 리서치를 제공했으면 좋겠다. 리서치가 막연히 덮어놓고 사라는 부분이 꽤 많은데, 저는 정확한 투자판단을 할 수 있는 리서치본부로 만들고 싶다. 전임이었던 이종우 센터장과 저는 전형적인 베어론자(비관론자)인데 곧 새롭게 합류되는 신입들에게도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리서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할 생각이다.
 
-올해 증시상황은 어떻게 진단하고 계신지?
저희는 올해 시장 자체를 좋지 않게 보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현재의 증시가 상당히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이벤트와 경제지표가 확장국면을 유지했고, 삼성전자를 비롯해 기업들의 실적이 어느정도 나와 작년의 지수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미국의 통화정책인데, 아직 지수에 반영되지 않았고, 그래서 증시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증시를 전망한다면?
저희 하우스에서는 하반기 이후 리스크가 커지는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6월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고 있는데. 금리를 올릴 때마다 실물경제나 금융시장에 더 많은 부담을 줄 것이다. 상대적으로 경제지표나 심리지수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이 부담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진폭이 크진 않았지만 경기 확장기간이 꽤 길었다는 점에서 순간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지는 타이밍이 올 수 있다. 그래서 하반기에는 조금 더 재미없거나 둔화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보고 있다.
 
다만 한국은 수출기업이 중심이기 때문에 급격하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 약보합 정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작년 상승장이 펼쳐지기 전에 나타났던 상당기간 횡보하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올라 2800이나 2900을 가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남북 종전선언이라는 이벤트가 기대감도 있지만 이는 이벤트 요인이기 때문에 잠깐의 반등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업무를 보고 있는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사진/신항섭 기자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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