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김명수 대법원장, 용단 내려야
입력 : 2018-06-13 06:00:00 수정 : 2018-06-13 13:40:21
각급 법원의 직급별 판사 모임인 전국법관대표회의는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형사 절차를 포함한 성역 없는 진상 조사와 철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법관대표회의는 결의 사항을 발표한 뒤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이 사안을 요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법원장이 직접 검찰에 고발하는 것은 다수가 반대했다. 법조 3륜의 한 축인 전국 변호사 2000여 명도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에 대한 처벌 등을 요구했다. 이처럼 사법농단을 둘러싼 논란이 법원 안팎에서 뜨거운 가운데 대법원장의 결정에 이목이 쏠린다.
 
결정에 앞서 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 후 김 대법원장이 여론을 의식해 좌고우면하면서 논란을 키운 측면이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행정처 권한 남용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 고발까지 모두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하다가 지난 8일에는 원칙적으로는 법원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내부 의견수렴을 위해 열린 판사회의에서도 형사 조치를 두고 노·소장 판사 입장이 갈려 내홍이 격화했다. 특별조사단이 공개한 98개 문건 외에 410개 파일 문건을 모두 공개하라는 요구도 빗발쳐 파문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 대법원장은 용단을 내려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사태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 1년 2개월 동안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세 차례에 걸친 조사를 진행한 특별조사단이 '셀프 조사'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는 만큼 법원 내부에서 해결하겠다는 것은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것과 다름없다. 진상조사 방식으로 제기되는 국회의 국정조사나 검찰 수사 등에 성실히 협조하며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김 대법원장은 최종 결정을 위해 12일 긴급간담회를 열고 대법관 12명의 의견을 경청했다. 현 대법관들 가운데 7명은 문건에서 드러난 재판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다.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지만 누구보다 실체적 진실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이들의 침묵은 무책임하다. 지난 1월 대법관은 당시 청와대가 원세훈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 만에 조사 결과를 반박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김 대법원장은 간담회에서 제대로 진상을 묻고, 대법관들도 정확히 사실을 말했기를 바란다. 김 대법원장은 더 이상 사태를 끌어서는 안 된다. 지금이야 말로 국민만 보고 법과 원칙대로 나가야 할 때다.
 
홍연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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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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