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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1인 가구·날씨·최저임금…무인화는 시대흐름"
서강민 크린토피아 점주 "무인빨래방으로 일과 삶 균형 이뤄"
생활 곳곳 IoT 기반 무인화…자영업 생태계도 변화
2018-08-30 14:39:44 2018-08-30 14:55:44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생활 구석구석 도입되면서 무인화 바람이 거세다. 자판기형 편의점이 도입되는가 하면 외식업계의 무인 주문이 대세로 자리매김할 조짐이다. 백화점에서도 AI 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한다. 1인가구의 증가, 미세먼지 등 기후변화로 인해 무인세탁 시스템이 늘어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크린토피아는 1992년부터 세탁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기존 '세탁편의점'에 이어 코인빨래방을 결합한 '크린토피아+코인워시',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는 '코인워시 365'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크린토피아 신철원점 서강민 점주는 군 간부를 지낸 10년간 이불빨래와 대량빨래를 하기에 적절한 근거리 세탁소가 없어서 느꼈던 불편함에서 착안해 34세에 처음 세탁멀티숍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후 1년 만에 365일 무인시스템이 적용된 '코인워시 365'를 열었다. 서 점주는 "군인시절 소비자 입장에서 경험한 욕구와 만족도가 도전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서강민(사진) 크린토피아 신철원점 점주는 10년간 군 간부로 일하면서 느꼈던 경험을 통해 전역 후 곧바로 세탁시스템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1년 만에 점포를 추가하면서 회사에서도 눈에 띄게 젊은 점주로 꼽힌다. 사진/크린토피아
 
젊은 나이인데 무인빨래방을 두곳이나 운영하게 된 비결은.
 
2004년부터 2015년까지 강원도 철원에서 간부로 군 복무를 했다. 당시 군대 숙소에서 사용하던 이불은 보통 3개월에 한 번씩 세탁을 하곤 했는데 당시 주위에 이불빨래를 맡길 만한 세탁소가 마땅치 않았기에 차로 1시간이나 걸리는 크린토피아 포천점까지 방문했다.
 
이불 빨래뿐 아니라 다량의 빨래를 한번에 해야 할 때면 매번 포천을 오가야 했고, 그때마다 철원에도 세탁할 만한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곤 했다. 이후에 철원이 고향인 아내를 만나 철원에 정착하게 됐고, 군대 전역 후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크린토피아가 철원에 없다는 점과 만족도가 높았다는 점에 확신을 갖고, 창업을 결심했다. 당시 나이가 34세였다.
 
그 후 코인빨래방(코인워시 365)을 1년 만에 추가로 오픈하게 됐다. 세탁멀티숍(크린토피아+코인워시)을 오픈한 후 무인빨래방이 전국적으로 떠오르는 사업 아이템이라는 것을 TV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체감하면서다. 특히 고려 중이던 핵심 상권에 타브랜드 빨래방이 들어 올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더 빠른 선점을 위해 큰 고민 없이 두 번째 빨래방 오픈을 결심했다.
 
무인빨래방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인시스템이면, 경영일과가 어떤지도 궁금하다. 
 
1인 가구 증가, 날씨의 영향, 최저 임금 인상 등의 시대 흐름이 큰 것 같다. 1인 가구에서는 빨래를 널 수 있는 실내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빨래와 건조까지 모두 가능한 빨래방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더불어 점주나 아르바이트생이 상주하지 않아도 되는 크린토피아의 무인 시스템 덕분에 인건비 부담이 낮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스마트 무인 세탁함'을 이용하면 언제든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세탁 서비스를 맡길 수 있다. 세탁이 끝나면 문자 메시지를 전송해 찾아가도록 하는 식이다.
 
하루 일과는 대략 오전 9시에 '코인워시' 오픈 준비를 하고, 고객들과 직접 대면하며 세탁물 접수를 받는다. 코인워시는 평균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점주가 매장에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첫 이용 고객에게 이용설명이 가능하고 시간에 쫓기는 이용객들을 위한 수거배달 대행 서비스도 적극 활용한다. 
 
'코인워시 365'는 하루 3회만 방문해 매장 청소와 세탁기 상태 점검, 세제 사용량 확인 등 매장 상태를 점검하고, 무인 수거함에 있는 세탁물을 수거해 온다. '스마트 무인 세탁함'은 대행 의뢰 세탁물이나, 드라이클리닝 의류, 운동화 등의 세탁물로 전문 세탁이 필요한 품목도 함께 세탁을 접수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집과 두 매장의 거리가 차로 20분 정도라서 편하게 운영하는 편이다. 
 
매장에서 고객들이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나.
 
크린토피아는 집에서는 하기 힘든 특수 오염제거, 대용량 빨래, 이불, 운동화, 드라이크리닝, 가죽, 수선 등 생활 속 거의 모든 세탁서비스가 가능하다. 그 중 가장 큰 강점은 셀프 빨래를 포함 한 이 모든 세탁서비스를 한 곳에서 해결 가능하다는 점이다.
 
타 브랜드의 경우 빨래방+커피숍 등의 컨셉으로 출점을 하고 있지만, 세탁편의점과 무인 빨래방의 조합은 정말 시너지효과가 크다. 일반 세탁소와는 다르게 성수기나 비수기가 없어 항상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매장 내 직원이 퇴근한 후에도 무인 빨래방은 운영이 되어 수익이 계속 창출되는 효과도 있다. 고객들도 이불을 맡기러 오시면서 드라이클리닝 의류도 한번에 맡기실 수 있어 편리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최근 심각한 미세먼지와 꿉꿉한 날씨를 동반하는 폭염으로 인해 대형 건조기에 대한 고객 만족과 반응은 상당하다. '굳이 건조기를 사용해서 건조를 왜 하지?'라고 얘기하시는 고객분들이 종종 계시는데 한번 써보시고는 단골이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로는 운동화와 이불 세탁이다. 고객들이 세탁물을 받았을 때의 만족도가 매우 좋은 편이다. 
 
크린토피아는 지역사회와 함께하기 위해 '크린토피아 러브크리닝', '깨끗한 교복 물려주기 캠페인' 등 사회공헌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사진/크린토피아
 
전사 차원에서 러브클리닝, 교복 물려주기 등 사회공헌활동도 한다고. 
 
크린토피아는 여러 가지 사회 공헌 활동을 진행해 점주들의 만족도와 소속감을 높이고,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해오고 있다. 먼저 '크린토피아 러브크리닝'은 크린토피아에서 발족한 세탁봉사단이 어려운 이웃이나 단체를 직접 찾아가 무료로 세탁을 해 드리는 세탁봉사활동으로 2007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실행되고 있다.
 
두번째는 '깨끗한 교복 물려주기 캠페인'이다. 흔히 알고 있는 교복 물려주기에서 더 나아가 크린토피아는 각 학교에서 수거한 교복을 모아 깨끗이 세탁하여 필요한 학생들에게 교복을 물려주는 사회 공헌 캠페인으로 매년 1월부터 2월 사이 입학 시기에 맞춰 진행한다.
 
올해부터는 내가 운영하는 크린토피아 신철원점과 인근 대리점인 크린토피아 동송점과 연계해 철원군내의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이불 세탁 무료봉사 활동을 실시하고자 준비 중이다. 본사 교육을 통해 이런 좋은 활동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아무래도 점포 인근에 어르신 분들이 많이 계시다 보니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취지에서 계획하게 됐다. 
 
사업을 준비하는 젊은층에게 조언한다면. 
 
사업의 성공은 얼마나 꼼꼼히 시장 조사를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고려 중인 사업 후보지를 찾아가 주변 상점의 분위기와 스타일을 살펴보고, 유동인구 파악 등 잠재 고객과 수요를 예상해 봐야 한다. 근처에 유사한 사업 경쟁자가 있다면 남다른 영업전략과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 등 차별성을 보일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사업 전 12년간 군인으로 일해왔기에 관련 전문지식이 없었다. 하지만 군인시절 소비자 입장에서 경험을 통해 확인한 빨래방에 대한 필요 욕구와 크린토피아를 이용하며 느낀 만족도가 도전을 뒷받침해줬다. 부모님은 장사를 하면 주말도 없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셔서 걱정도 하셨지만, 무인 빨래방 운영으로 일과 삶이 균형을 이뤄 가족 모두 만족하고 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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