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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여건 반영’ 공사 원가산정기준 최신화
‘서울형품셈’ 88건 정비, 23건 보완, 19건 폐지
2018-09-04 15:52:27 2018-09-04 15:52:27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발주하는 공사의 원가산정에 적용하는 ‘서울형품셈’을 주 52시간 근무제와 교통 체증 등 달라진 건설현장 여건을 반영해 정비한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품셈은 각종 건설공사 시 소요되는 인력과 재료 수량 등을 수치로 계산한다. 시는 정부의 표준품셈에 없거나 서울시 현장 여건에 적합한 품셈 적용을 위해 2011년부터 자체적으로 서울형품셈을 개발해 공사원가 산정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작년까지 총 88건의 서울형품셈을 개발하고 1549개 사업에 적용, 총 506억원의 공사원가 절감 효과를 거뒀다.
 
공사현장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시공비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는 공종·공법의 경우 기존 품셈을 보완하고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아 활용도가 낮은 품셈은 폐지하는 방식이다. 최근 건설현장에서 많은 활용도가 있음에도 명확한 원가산정 기준이 없는 공종을 중심으로 신규 품셈을 개발한다.
 
시는 최근 주 52시간 도입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 교통체증 등 도심지 특성상 발생하는 공사비 할증 요인 등 변화하고 있는 건설현장의 여건에 맞춰 공사 원가산정 기준을 최신화하고 공사 시공 품질을 높이기 위해 서울형품셈을 정비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건설업계 관계자, 전문가 등이 함께 했다. 시는 지난 6월 건설 전문가, 건설공사·계약심사 부서 공무원 등 총 47명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 TF를 꾸려 서울형품셈을 검증했다. 총 12차례 평가회의를 가졌으며, 평가 결과에 대해서는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원가분석자문회의 등도 거쳤다.
 
민·관 합동 평가결과 현재 총 88개의 서울형품셈 중 23건은 보완하고 19건은 폐지할 계획이다. 46건은 현행대로 유지한다. 올 연말까지 15건의 신규 품셈을 새롭게 개발한다. 보완하는 서울형품셈 23건은 ▲구조물과 건설공사 안전성 강화 7건 ▲도심여건 및 공사난이도에 따른 시공비 현실화를 통한 적정 공사원가 산정 9건 ▲공종과 현장 여건에 따른 시공범위와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시공품질 향상 7건이다.
 
기존 하수관거의 균열 상태 점검조사는 초급기술자, 특별인부, 보통인부가 시행해야 했으나 특별인부 대신 자격기준이 높은 중급기술자를 투입하도록 개선한다. 보일러·온수기 등에 공급되는 물을 공급하는 ‘감압밸브’를 설치하는 공종과 관련, 종전엔 설치비 인력품만을 규정했다. 이에 설치 이후에 정상작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감압시험과 안전한 작동을 담보할 수 있는 게이트밸브와 글로브밸브 설치까지 시공자의 시공범위를 명확히 명기했다.
 
기존 건축공사에서 간이벽면으로 주로 활용되는 ‘건식벽체’ 설치 시 벽체 높이와 관계없이 설치비 기준을 정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높이가 2.7m 이상이면 시공 난이도를 반영해 시공비에 30%를 가산한다. 콘크리트 구멍뚫기 공종과 관련, 서울형품셈은 비용이 저렴한 기계식(굴삭기+대형코어드릴) 천공품셈을 정하고 있었으나 기계식 천공은 일부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현장에서 제기됐다. 이에 최소 2일 이상 시공량(50공)이 될 경우에만 기계식 천공을 반영하도록 개선한다.
 
탱크 내 물을 가정 내 수도로 자동 공급하는 장치인 ‘자동급수장치’ 설치 시 대체로 나사를 접합하는 방식으로 시공이 이뤄지고 있으나 현장에서 용접 방식도 필요한 경우가 있어 보완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정한다. 지하 굴토 시 굴토량에 제한 없이 흙깎기(도저)와 터파기(굴삭기) 방식을 적용하고 있었으나 10만㎥ 이상 굴토량 경우만 흙깎기(도저)와 터파기(굴삭기)를 병행할 수 있도록 보완해 공사여건에 따른 시공 편리성 등을 보완한다.
 
폐지하기로 한 19건은 활용도가 낮거나 정부 표준품셈이 개발돼 대체 가능한 경우다. 철골공사 시 용접품 산정이나 현장조건에 따른 파일 설치방법 개선 등은 활용도가 낮은 품셈이다. 디자인 맨홀뚜껑 설치품 개선, 돌쌓기·놓기 및 헐기 적용 기준 등은 정부 표준품셈으로 대체할 수 있다.
 
새롭게 개발하는 신규 품셈 15건은 소방펌프 내진스토퍼 설치 품셈, 소형장비 지반 천공품셈, 판형잔디 식재품셈 등이다.
 
안호 서울시 계약심사과장은 “건설 현장의 여건을 반영한 합리적인 원가산정 기준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서울시민의 생활환경과 도시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신규 품셈 개발과 보완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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