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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이지애 국민은행 IT개발본부장 "디지털 혁신은 장기간 여정…모든 부분서 새롭게 태어날 것"
국민은행 IT 혁신 '우먼파워'…은행권 첫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더케이 프로젝트' 등 추진
"기술 수준 향상 위해 대학 연구소·글로벌 ICT 업체와 협업 노력"
2018-11-14 08:00:00 2018-11-14 08:00:0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국내 '리딩뱅크'의 IT 인프라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우먼파워'. 현재 국민은행 IT그룹에서 IT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지애 본부장의 이야기다. 공대 출신인 이 본부장은 1988년 대학을 졸업한 뒤 곧바로 국민은행에 입행해 현재까지 줄곧 IT 관련 부서에서 근무해온 'IT 전문가'이자 은행권 유리천장을 뚫고 승승장구(乘勝長驅) 중인 여성 임원 중 한명으로 손꼽힌다.
 
최근 은행권에서 주목받는 '이공계 출신'이자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그는 최근 국민은행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현재 이 본부장은 국민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사업인 '더케이(THE K) 프로젝트'를 비롯해 디지털 조직으로의 전환을 위한 전반적인 작업을 이끌고 있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12일 이 본부장을 만나 국민은행의 더케이 프로젝트와 디지털 조직 전환 방향과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지애 국민은행 IT그룹 IT개발본부장. 사진/국민은행
 
"국민은행이 추진하고자 하는 디지털 혁신조직으로의 대전환은 단순히 적금을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게 하거나 고객이 서류를 지참하지 않아도 대출이 가능하게 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1~2년 내에 이뤄질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구글이나 아마존 등과 같은 IT기업처럼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고객들이 접할 수 있는 상품, 서비스뿐만 아니라 은행의 모든 부분을 혁신적이고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변화하고자 하는 장기적인 활동입니다."
 
국민은행의 IT그룹 IT개발본부를 이끌고 있는 이지애 본부장은 12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혁신 조직 전환 목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국민은행 내에서 박정림 자산관리(WM)그룹 부행장과 함께 대표적인 여성 임원 중 한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공대 출신으로 1988년 국민은행에 입행해 줄곧 IT 관련 부서에서만 근무해 임원자리에 오른 IT 전문가이기도 하다.
 
"국민은행 미래 책임질 '더케이 프로젝트'…안정성·혁신성 동시 추구"
 
현재 이 본부장은 국민은행의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더케이 프로젝트'를 비롯해 은행의 디지털 혁신 조직 전환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을 담당하고 있다. '더 나은 KB의 미래를 위한 IT 인프라 강화 프로젝트'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국내 은행권에서 시스템 개편시 주로 사용하는 '차세대'라는 용어 대신 국민은행만의 특별한 의미를 담기 위해 작명됐다.
 
이 본부장은 더케이 프로젝트의 차별화 포인트로 안정성과 혁신성 동시 충족, 단계별 오픈 전략,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등을 꼽았다.
 
그는 "국민은행은 빅뱅방식을 선호하던 국내 은행권 차세대 시스템 방식과 다르게 '2-Speed IT전략'을 수립했다"며 "'슬로우 스피드(Slow-Speed)' 영역의 주전산시스템은 IBM메인프레임을 유지하고 '패스트 스피트(Fast-Speed)' 영역의 핵심 비즈니스 시스템을 혁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계정계 주전산 시스템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해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비대면, 마케팅, 글로벌 등의 핵심사업을 개편해 혁신성도 갖추겠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은행이 더케이 프로젝트를 통해 추진하는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 구성은 국내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시도된다.
 
이 본부장은 "x86 기반의 대규모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성해 신기술에 대한 유연성을 확보하고 상품 및 서비스의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을 구현해 인공지능(AI) 플랫폼 구축, 빅데이터 플랫폼 확대 등 신기술 기반의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더케이 프로젝트를 통해 고객들이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 채널 유저인터페이스(UI) 개편이 아닌 모든 채널에서의 고객 접촉 정보를 공유해 온·오프라인 서비스 연계가 가능하다"라며 "고객이 어느 채널을 이용하든 끊기지 않는 금융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고객이 국민은행의 온라인채널을 통해 상품 가입을 시도하다 문제가 생겨 가입을 완료하지 못하고 영업점에 방문할 경우 고객이 직접 거쳐왔던 과정을 설명하지 않아도 은행 직원이 알아서 나머지 절차를 처리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통해 조직·업무 프로세스 등 전면 개편"
 
이 본부장은 더케이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국민은행의 디지털 혁신조직 전환을 위한 시스템 개발 역시 담당하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달 1일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디지털은 4차 산업혁명의 새 물결로 변화는 선택이 아닌 우리의 숙명"이라며 국민은행을 디지턱 혁신조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2025년까지 총 2조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본부장은 "더케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이 첫 번째로 선택하는 은행이 되기 위해 미래 전략과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추진하고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의 디지털 전략이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을 거쳐 최근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과거 은행 영업점에서 작성한 서류를 이미지로 변환해 주고받거나 보관하는 방식에서 종이서류 없이 태블릿PC로 필요한 항목을 작성하고 서명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지금까지 은행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변화한 과정은 단순히 물리적 매체나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바꾸는 디지타이제이션 과정에서 시작됐다"며 "그 다음으로 디지털라이제이션의 과정이 최근까지 이어져 이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빅데이터로 고객에게 필요한 시점에, 알맞은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일들이 이뤄지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105560)지주는 지난달 디지털 혁신조직으로의 전환을 위해 기술역량을 확보하는 거점이 필요하다고 판단, 그룹 차원의 'IT기술혁신센터'를 신설했다. 
 
이 본부장은 "그동안 AI, 블록체인,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신기술을 업체가 제안하는 솔루션에 기반을 두고 은행 업무에 접목하려했으나 업무에 특화되지 않은 경우가 있어 시행착오가 많았고 원하는 성과도 나오지 않았다"며 "그래서 IT기술혁신센터를 통해 신기술을 직접 검증하고 적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여러 업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과 기업심사영역 머신러닝, 빅데이터 기반 개인화 등을 수행하려 한다"며 "자체 역량을 보완하고 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국내 대학 연구소나 글로벌 ICT 업체와도 협업 체계를 구축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본부장은 디지털 혁신조직으로의 전환을 국민은행이 모든 부분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장기간의 여정에 비유했다.
 
그는 "국민은행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모든 임직원이 디지털 전문가가 되고 조직과 문화, 업무 프로세스 등 모든 부분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장기간의 여정"이라며 "단기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끝까지 추진하려 한다. 어깨가 무겁지만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애 국민은행 IT그룹 IT개발본부장(오른쪽 첫째)이 지난 8월 오픈한 'KB★Stargram' 앞에서 허인 국민은행장(왼쪽 셋째) 및 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민은행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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