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미세먼지 대책,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입력 : 2018-11-30 06:00:00 수정 : 2018-11-30 10:28:11
김의중 정경부 부장
맑은 하늘을 보는 게 복이라는 걸 최근에서야 알았다. 봄부터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는 세 개의 계절을 갈아타고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현재 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다. 내년 2월 중순부터 배출가스 5등급을 받은 자동차는 고농도 미세먼지 때 수도권 운행을 금지키로 했다. 대부분 경유차로 자동차 미세먼지 배출량을 52%를 저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저공해 경유차 95만대에 부여해온 주차료·혼잡통행료 감면은 폐지키로 했다. 공공기관은 경유차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교체한다. 이외에 석탄발전소의 가동 중지 대상을 확대하는 등 ‘2022년까지 미세먼지 35% 감축’을 목표로 자동차와 발전소를 중심으로 한 대책을 쏟아냈다.
 
이런 규제들은 미세먼지 배출량을 직·간접적으로 제한한다는 점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편으론 조금 허술하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자동차를 살펴보자. 경유차를 줄이고 전기차로 대체하더라도 본연의 미세먼지를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 패드와 로터의 마찰로 인한 분진, 주행 중 발생하는 타이어 가루 모두 미세먼지다. 성능이 좋은 차량일수록 미세먼지 발생량도 늘어나는데, 고성능 차량은 대부분 휘발유차다. ‘탄소 제로’를 표방하는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의 미세먼지 발생은 덤이다. 그런데도 이런 부분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전무하다.
 
전기차 활성화와 비례해 전기사용량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전기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선 발전소를 더 많이 가동해야 하고, 미세먼지 발생량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확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이들 발전소를 짓기 위한 산림 훼손 등 생태계 파괴 또한 간과해선 안 된다. 산림은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천연 공기청정기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서울 홍릉숲의 경우 도심 내 부유먼지(PM10) 25.6%, 초미세먼지(PM2.5) 40.9%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방향성은 맞지만, 산림 훼손과 그에 따른 발전량과의 미세먼지 손익도 명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연관한 다른 정책들도 두루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세수 확보를 위한 환경보전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축소는 미세먼지 대책과 충돌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대기오염, 무공해 자동차 연료공급 시설 등에 기업이 환경보전을 위한 투자를 하면 투자한 금액의 일정부분을 세액공제 해주는 데 이를 줄이기로 한 것이다. 올해에는 공제율이 대기업의 경우 3%에서 1%로 내려갔고, 중견기업은 5%에서 3%로 떨어졌다. 세액공제가 늘어날수록 기업의 투자확률이 올라가고 미세먼지 배출농도가 낮아진다는 건 이미 기재부 보고서에도 나온 내용이다.
 
미세먼지는 이처럼 여러 산업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원인도 다양하다. 그런 만큼 산발적이고 단편적인 대책으로는 근본적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 정책 간 상관관계를 분석해 보다 종합적이고 치밀한 마스터플랜을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김의중 정경부 부장(zer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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