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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병 원스텝모어 대표 "케어닥으로 안심 노인요양시설 원스톱 중개"
(스타트업리포트)2만여개 시설·2만9000여개 평가정보 DB 구축해 서비스
"요양산업 정보 불균형 해소 위해 창업…믿고 맡길 수 있는 요양시설 문화 만들기 도움되고파"
2019-02-07 06:00:00 2019-02-07 06:00:00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노인은 두렵고 자녀는 불안했던 노인요양시장, '케어닥'이 제대로 케어하겠습니다."(회사 소개말 중)
 
지난해 4월 설립된 주식회사 '원스텝모어'는 노인요양시설 매칭 플랫폼 '케어닥'을 개발·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 1월21일 한 달 동안의 베타테스트를 마치고 정식 서비스를 론칭했다. 원스텝모어의 박재병 대표는 "요양산업의 정보 불균형이 심각한데, 요양시설 관련 정보를 사용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요양시설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위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 연구원의 2017년 노인 부양 책임 조사에 따르면 부모님을 요양시설에 모시겠다는 비중은 75%까지 증가했다. 전문적인 케어와 치료에 대한 수요 증가로 노인요양시설을 찾는 사람은 늘어나고 있지만 시설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 문제, 보건 위생 문제, 노인 학대 등으로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 대한 검증이 어렵다는 것은 줄곧 문제로 지적받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노인요양시설은 2008년 1717곳에서 2015년 5083곳, 입소자는 5만 6370명에서 13만1997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시설급여를 받는 3623개의 시설 중 65%인 2375곳은 C(831개), D(697개), E(847개)의 부실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고객이 평가정보를 알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는 점이다.
 
'케어닥' 서비스는 이 같은 요양 시설과 시설 이용자 간 정보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정부기관의 평가등급을 확인하고 시설 정보, 사용자의 후기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요양시설 검색서비스에서는 '광고비'를 지불한 업체가 우선 노출돼 정보의 왜곡이 발생해 검증된 정보를 사용자가 얻을 수 없었다. 케어닥에서는 요양시설의 시설 스펙, 근무 인원, 전문성, 인권 문제, 가격정보 등 민감 정보를 공개하며, 전국 요양병원, 요양원 검색, 가격정보와 시설을 비교해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케어닥 서비스에는 2만여개 시설의 6년간의 2만9000여개의 평가정보가 수집돼 있다.
 
박재병 대표는 "수년 간 독거노인을 찾아뵙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노인분들이 요양시설에 대한 두려움과 반감을 가지는 이유에 대해서 알게 됐다"며 "실제로 연세가 많으신 부모님도 안심할 수 있는 요양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팀원들과 함께 사회적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스텝모어는 고용노동부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을 받은 상태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데이터사용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검증된 정보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향후 돌봄이 필요한 자녀들을 위한 '노인 돌보미 중개 서비스' 등으로 사업 확장을 꿈꾸고 있다. 현재 '케어닥' 서비스는 구글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웹 사이트도 운영 중이다. 회사의 자세한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박재병 대표와 우승엽 CMO(마케팅 총괄)에게 들었다.
 
원스텝모어의 케어닥 서비스에는 2만여개 요양시설의 관련 정보가 누적돼 있다. 사진=원스텝모어
 
원스텝모어는 무슨 뜻인가.
 
박재병 대표 철자 그대로 한 발짝 더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우리 비즈니스가 사회적 가치를 향하는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한 발짝씩 뚜벅뚜벅 나아가자는 의미다. 스타트업이라 힘든 과정을 겪을 텐데, 팀원 모두가 뭉쳐서 이를 이겨내고 한 발짝씩 나아가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자는 의미도 있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박 사업 초기 기부형 달리기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작했다. 달리면 기부가 이뤄지는 플랫폼을 개발·운영했는데, 팀원 내부에서 좀 더 사회적 가치가 큰 비즈니스를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개인적으로는 3년째 독거노인봉사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어르신들은 현재 요양산업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 산업을 긍정적으로 바꿔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우선 요양원, 요양병원 등 관련 정보가 전무한 상황이다. 그간 노인 요양에 관한 검증된 정보를 제대로 획득하고 집적할 수 있는 서비스가 부재해 각종 민원과 소비자 피해가 지속됐다. 이 가운데 이용자 입장에선 어느 업체가 클레임을 받는지 알 수 없다. 전국에 요양시설이 2만여개가 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구는 100만명가량 된다. 이용자당 요양시설에 1년에 몇 천만원을 지출하는데,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은 없다. 시설 간 비교는 말할 것도 없다. 일상과 관련된 단순하면서도 많이 쓰는 서비스들은 고도화돼 있는데, 우리가 직접 이용하지는 않는, 부모님 세대가 대신 쓰는 서비스는 낙후돼 있었다. 
 
박재병 원스텝모어 대표. 사진=원스텝모어
 
우승엽 CMO 의사협회에서 사회정책위원으로 일하고, 사회 봉사활동을 많이 해왔다. 복지 관련 행사 기획 등을 하면서 복지 분야에 대한 나름의 시선도 생겼는데, 요양산업의 두 축을 요양시설과 시설 이용자로 본다면 정보 불균형이 너무 심한 상황이다. 정보 균형을 목적으로 더 나은 요양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업에 함께하게 됐다.
 
'케어닥'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케어닥'은 전국 노인요양시설과 돌보미의 전문성, 서비스, 평가등급을 비교할 수 있는 중개 플랫폼이다. 정보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정보들이 집약돼 있다. 누구든지 자신한테 맞는, 믿을 수 있는 요양시설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다. 광고성 정보가 아닌 검증된 평가정보를 모바일을 이용해 쉽게 찾을 수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질환·나이·상태를 입력하고 검색하면 된다. 이를 통해 전문성·평가등급·리뷰를 비교할 수 있다. 이용자의 질환을 기반으로 전문시설 요건 맞춤으로 추천과 예약 서비스가 가능하다. 맞춤 정보 검색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의사분들의 자문을 구해 케어닥 내에서 알고리즘화 시켜 이용자가 쓰는 답변 등에 가장 맞는 요양기관을 추천해준다. 어떤 질환이 있을 때 어떤 치료를 최우선으로 받아야하는지가 중요한데, 전문의들의 자문을 구해서 케어닥 서비스에 녹여낼 수 있다.
 
박 케어닥에는 요양원, 요양병원, 재가센터 등 2만231개의 요양시설이 등록돼 있다. 이 정보들은 각 시설의 등급, 식사 비용, 진료 비용, 진료 과목 등의 정보가 누적돼 있다. 특히 실제 시설을 이용해본 사용자들의 리뷰를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활용한다. 요양병원 쪽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데이터사용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검증된 정보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한다. 요양원 쪽은 6년치 공공데이터를 재가공해서 구축했다.
 
등급 평가를 한곳에 공개하는데, 요양시설들의 반발은 없는가.
 
박 평가를 받는 곳이라고 평가등급 자체가 공개한다고 해서 그쪽에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건 안다. 1등급이 좋다는 취지의 코멘트를 달았었는데, 굉장히 민감하더라. 그래서 코멘트는 지우고 등급만 노출하게 됐다. 일반 민간시설에서 평가하는 게 시설 등급은 정부기관에서 정기적으로 하게 돼 있어 상대적으로 신뢰할 만하다. 케어닥은 사용자를 위한 정보이지만 그동안 잘 활용되지 않은 정보를 활용한 사례여서 정부기관에서는 우리 서비스를 지지해준다.
 
주변에서 어떤 피드백을 받았나.
 
지난해 12월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된 제2회 메디컬 스타트업 페스타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프로젝트 과정에서 의사들의 자문으로 서비스를 검증했다. 꼭 필요한 서비스였고, 일부 의사들이 싫어할 수도 있는 서비스라고 걱정의 소리도 전해주셨다. 노인들을 위한 요양시설이 많지만 일부 요양시설은 돈벌이를 위해 운영하는 데가 있기 때문이다.
 
단기, 중장기 목표는.
 
 포지셔닝이다. 배달하면 '배달의 민족', 숙박하면 '야놀자'인 것처럼 부모님 걱정할 때 떠오르는 서비스가 '케어닥'이 되는 게 목표다. 돌보미를 찾을 때도 케어닥을 쓰고, 돌봄 가정에서의 고민을 해결하는 창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요양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자녀다. 고객을 확보하면 시설들은 따라오고 시설들이 모이면 돌보미 인력도 따라온다. 인력이 DB가 구축되면 교육, 인력수급을 맡을 수 있다. B2B 시장에 진입해 저희 인력도 교육하고, 특정 지역 한해서는 직접 프리미엄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노인 돌봄인력을 교육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수익 모델과 매출 목표는 어떻게 되나.
 
우 요양시설들에게 지원·열람 방식으로 요양시설을 찾는 고객들의 정보를 볼 수 있도록 매칭하는 방식이다. 요양시설에 비용을 받고 지원해드린다. 사용자가 케어닥을 이용해 질병, 원하는 요양방식 등의 정보를 토대로 신청하면 적합한 요양시설과 연결이 될 수 있도록 중개해준다. 고객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요양시설이 지불하는데, 과금 방식은 월 정액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우승엽 원스텝모어 CMO. 사진=원스텝모어
 
박 기존 요양시설들은 노인을 모객하기 위해 광고, 브로커 등을 이용했다. 노인 1명당 10만~30만원 이상의 브로커 영업커미션 지불하는 불법적인 방법이었다. 영업비가 많이 지출되는 구조다. 시설 쪽에서는 영업비 지출 감소 욕구가 있고, 자녀들은 쉽고 빠르고 괜찮은 요양시설을 찾는 욕구를 케어닥이 중개해준다. 일종의 '역경매' 방식이다. 케어닥은 노인 1명을 두고 여러 시설들이 제안을 했을 때 가장 괜찮은 시설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2차 수익모델은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제휴 광고, 수수료, 유통 등으로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케어닥 서비스 회원가입 20만명이 목표로 달성 가능한 수치로 판단하고 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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