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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잃은 전경련, 차기 회장도 오리무중
27일 정기총회…허창수 회장 "할 사람 있겠지"
2019-02-14 20:00:00 2019-02-14 20: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의 임기가 이달 말 종료되지만 차기 회장이 누가 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새 회장을 추대할 예정이지만 하마평도 나오지 않고 있다. 전경련이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적폐기관'으로 낙인찍힌 탓에 중책을 맡으려는 사람이 좀 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허 회장의 5연임까지도 점친다. 
 
전경련은 오는 27일 정기총회를 열고 37대 회장을 추대한다. 사진은 지난해 12월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베 비즈니스 오찬'에서 이사말을 하고 있는 허창수 회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허 회장은 14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이사회에 앞서 차기 회장 선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할 사람이 있겠지"라고 짧게 답했다. 연임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내 마음대로 되나"라고 말했다. 이사회를 마치고 나오면서도 "점심 식사는 하셨냐"고 인사만 남길 뿐 후임자 인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허 회장과 함께 행사장을 나서던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도 "아무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며 대답을 피했다. 
 
정기총회를 약 2주 앞둔 시점임에도 이렇다 할 하마평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 전경련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이맘때 쯤이면 최소 한 두명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이상할 만큼 조용하다"며 "외부의 눈치를 보며 함구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허 회장은 지난 2011년 제33대 회장으로 선임된 후 8년째 전경련을 이끌어왔다. 지난 1961년 전경련 창설 이후 허 회장보다 장기간 회장직을 수행한 사람은 고 김용완 경방 회장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뿐이다. 특히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 2017년에는 "더 이상 (회장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음에도 적임자가 없어 불가피하게 회장직을 이어갔다. 당시 전경련 회장단은 "전경련 상황을 잘 알고 사태를 가장 잘 수습할 수 있는 분이 허창수 회장이라 의견을 모았다"고 그의 연임 배경을 설명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올들어 정부가 재계와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음에도 이른바 '전경련 패싱'은 여전하다. 지난달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허 회장은 GS그룹 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튿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단체장들과 상견례 자리를 마련했지만 허 회장은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홍 부총리는 "이러한 모임의 추세에 따라 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지난해 사업현황과 올해의 사업계획, 예산안 등에 대한 보고가 진행됐다. 싱크탱크와 민간외교 기능을 강화하는 종전의 사업 방향을 지속할 계획이며 예산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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