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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소, 부진한 실적에 자구책 마련 '고심'
신규고객 유치도 제한적…해외시장 확대·송금서비스 등 사업다각화
2019-04-20 06:00:00 2019-04-20 06: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지난해 실적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자구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암호화폐 가치 하락으로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급감했다. 비트코인을 포함해 암호화폐 시세가 살아나고 있지만, 상황을 반전시키기 역부족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거래소들은 해외시장 진출, 송금 서비스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코인네스트는 최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현시점에서 측정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업계가 보여주는 변화와 움직임은 지금까지의 코인네스트 철학과 열정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거래소 서비스를 오는 6월30일부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빗썸과 업비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빅4' 거래소들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업비트를 제외하면 지난해 세 거래소는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빗썸은 지난해 2054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5349억원에서 적자전환했고, 코빗과 코인원(하반기 결산)도 각각 458억원, 58억원 적자를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한 업비트는 지난해 1433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유일한 흑자 거래소가 됐지만, 지난해 1분기 호황기 실적을 제외하면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7년 실적이 거래소가 문을 연 10월 이후만 반영돼 지난해 실적과 단순 비교도 힘들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블록체인 연구소 람다256이 지난달 19일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 ‘루니버스’를 정식 론칭했다. 사진은 박재현 람다256 대표. 사진/두나무
 
주요 거래소들은 인력 감축과 조직 개편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한창 암호화폐 열풍이 불 때와 비교하면 거래량이 최대 10%까지 내려앉았다"며 "거래 수수료가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래소 입장에서 비용 절감이나 체질 개선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신규고객 유치도 제한되면서 거래소 운영에 한계가 분명하다"며 "정부의 거래소 규제가 이미 1년 전 암호화폐 시장이 과열되던 당시 발표된 내용들인데, 현재 시장 상황에 맞게 새롭게 검토되고 정책 변화가 없는 점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다만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오르면서 거래량도 조금씩 늘고 있다. 또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메인넷 출시, 디앱(DApp) 서비스 개발 등으로 업계가 활력을 찾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실제 상품과 서비스로 출시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유망한 프로젝트들이 선보이고 있다"며 "이들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거래소 상장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거래소 사업 외에 새로운 수익 창구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해 말부터 거래소의 해외 진출을 추진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암호화폐 거래소를 오픈했다.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 '루니버스'로 관련 생태계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코인원은 최근 자회사 코인원트랜스퍼를 통해 해외송금 서비스 '크로스'의 지원 국가를 중국과 인도, 베트남 등 7개국으로 확장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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