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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입지 넓혀가는 미국차…“기름먹는 이미지 개선한다”
일본 차량 불매운동 계기 포드·캐딜락 등 신차출시 계획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로 연비 개선…지프, 포커스 전략으로 판매 증가세
2019-08-12 06:00:00 2019-08-12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포드, 캐딜락, 지프 등 ‘미국’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최근 일본 브랜드가 불매운동 여파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미국차에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연비가 나쁘다’는 고정관념을 개선하는 데도 나서고 있다.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적 판매 기준, 미국차의 점유율은 9.3%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7.1%보다 2.2%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독일차는 디젤 모델의 인기 하락과 환경규제로 인한 신모델 출시 지연 등으로 62.3%에서 54.3%로 8.0% 감소했다. 일본차는 15.3%에서 20.3%로 5.0% 늘었지만 불매운동 여파로 7월 점유율은 13.7%까지 하락했고 당분간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브랜드들은 신차 라인업을 확대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포드는 10월 중순쯤 대형 SUV ‘올 뉴 익스플로러’를 선보일 예정이다. 익스플로러는 지난 2017년 수입 SUV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가 등장하기 전 대형 SUV 분야를 이끌어 온 인기 모델이다. 
 
2.3 에코부스트(EcoBoost) 모델의 출시는 확정됐으며, 향후 3.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도 도입해 친환경 라인업도 강화한다. 에코부스트는 직접 연료분사, 다운사이징 등을 통해 연비를 높이고 배기가스 배출을 낮췄다. 
 
포드의 '올 뉴 익스플로러' 모습. 사진/포드
 
포드의 럭셔리 브랜드 링컨도 지난 5월 준대형 SUV ‘노틸러스’를 선보였고 연내 대형 SUV ‘올 뉴 에비에이터’를 출시한다. 또한 포드는 내년 픽업트럭 ‘레인저’, 링컨은 콤팩트 SUV ‘커세어’를 공개할 예정이다. 
 
캐딜락은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엔트리급 SUV ‘XT4’, 대형 SUV ‘XT6’를 선보인다. 볼륨 모델인 중형 SUV ‘XT5’와 함께 SUV 라인업을 강화해 판매 실적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젊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내세워 기존의 ‘연비가 낮고 비효율적’이라는 미국차에 대한 인식을 불식시킨다는 목표다.
 
XT5는 소녀시대 수영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고, 지난 3월 출시된 플래그십 세단 ‘REBORN CT6’는 기존 CT6의 중후함에서 젊은 감각이 가미됐다는 평가다. 
 
캐딜락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플래그십 위주의 전략을 진행해왔다”면서 “XT4, XT6 등이 가세하면 모든 세그먼트에서 경쟁력 있는 라인업이 완성되며, SUV 중심으로 세련된 이미지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딜락 'XT5' 모습. 사진/캐딜락
 
지프는 올 초 부터 ‘지프 포커스 전략’을 내세우면서 공격적으로 국내 시장 공략을 추진해왔다. 지난 4월에는 중형 SUV ‘뉴 지프 체로키’ 디젤 모델, 소형 SUV ‘뉴 지프 레니게이드’ 부분변경 모델, ‘올 뉴 랭글러’ 풀라인업 공개 등 한 달 동안 세 차례나 출시행사를 개최했다. 
 
6월에는 ‘그랜드 체로키 3.0’ 디젤 모델, ‘뉴 지프 레니게이드 2.0’ 디젤 모델, 지난달 초에는 ‘그랜드 체로키 3.6’ 가솔린 모델, 이달 1일에는 ‘뉴 지프 레니게이드 리미티드’ 2.4 AWD 모델을 선보였다. 다양한 트림은 물론 디젤, 가솔린 모델을 내세워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한다는 전략이다. 지프는 7월까지 누적 판매 5474대로 전년 동기(3538대)보다 54.7%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 공격적인 마케팅이 진행된다면 연간 판매 목표인 1만대 달성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 브랜드가 일본 브랜드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는 아니다”라면서 “다만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차 판매가 감소하면서 미국차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엠 쉐보레는 최근 KAIDA 가입을 결정했다. 쉐보레는 이달 말 픽업트럭 ‘콜로라도’, 다음달 초 대형 SUV ‘트래버스’를 출시한다. 이에 따라 미국차 점유율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프의 그랜드 체로키 써밋 3.6 가솔린 모델 모습. 사진/지프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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