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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APEC 회의서 "일본 수출규제, 상식에 반하는 조치" 문제 제기
2019-08-31 16:26:40 2019-08-31 16:26:4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정부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고위관리회의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외교부는 지난 29~30일(현지시간) 칠레 푸에르토 바라스에서 열린 제3차 APEC 고위관리회의에서 일본이 한국을 수출 심사 우대국인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한 조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한국 측 대표인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은 '무역 투자 자유화'를 의제로 논의하는 자리에서 "국제정치경제학의 상식적 이론에 반하는 조치"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윤 조정관은 "일본의 조치는 아태 지역에서 비교우위에 기반하여 공고히 형성된 글로벌 공급망, 동북아 지역의 한·중·일 3국 산업협력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며 "한국은 이에 대응해 일본에 의존해오던 소재 및 부품의 국내 대체산업 육성 조치를 불가피하게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본의 조치는 경제적 관계 심화를 통해 정치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국제정치경제학의 상식적 이론에 반하는 조치"라며 "한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국가간 불균형한 상호의존 관계는 우위 국가가 언제든지 자의적 조치를 통해 정치적 무기화할 수 있음을 절실히 인식했다"고 규탄했다.
 
윤 조정관은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그간 일본에 의존해오던 소재와 부품을 대체할 국내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소개하면서도 일본과 이번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본 측 고위대표인 교코 카시와바라 경제산업성 통상정책국 특별 통상교섭관은 "일본이 취한 조치는 국가안보 측면에서 엄격하고 적절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개정한 것"이라며 "무역제재 조치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본의 조치는 무역금지 조치가 아니므로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지난 29~30일 칠레 푸에르토 바라스에서 열린 제3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고위관리회의에서 한국 측 고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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