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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금융 추진"…오픈API 확대나선 금융권
신한·하나·농협은행 등 오픈API플랫폼 개방
해커톤·업무협약 통해 금융생태계 확장 추진
2019-11-09 12:00:00 2019-11-09 12: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금융권이 오픈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플랫폼을 잇달아 개방하며 금융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스마트폰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만으로 모든 은행 계좌의 입출금 및 조회, 결제가 가능한 오픈뱅킹이 도입되면서 디지털 금융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최근 ICT 전문 관계사 하나금융티아이가 자체 개발한 그룹 통합 ‘오픈 API 플랫폼’을 내놨다. 지난해 2월 KEB하나은행이 오픈API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약 1년9개월 만에 통합 오픈API 플랫폼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플랫폼에는 그룹 내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등 6개 관계사와 그룹 공동 사업으로 추진 중인 하나 멤버스가 모두 참여했다. 모든 그룹 내 관계사가 동시에 오픈API플랫폼 구축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국내 금융권 처음이다.
 
이는 지난달 30일 가동된 오픈뱅킹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은행이 보유한 결제기능과 고객데이터를 오픈 API방식으로 제3자에게 제공하는 오픈뱅킹이 운영됨에 따라, 시장 선도를 잡기 위해선 단일 금융회사만으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려워져서다. 결국 디지털금융환경에 대응해 정보통신기술(ICT)·핀테크기업 등 외부기관과의 제휴를 확대하는 한편 혁신금융 서비스를 마련할 필요성이 높아진 셈이다.
 
실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월30일부터 11월5일까지 일주일 간 102만명이 오픈뱅킹서비스에 가입했으며, 183만 계좌를 등록했다. 1인당 1.8개 계좌를 등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오픈뱅킹 서비스 이용건수는 총 1215만건으로 일평균 174만건이 이용됐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하나금융은 △그룹회사 간 협업 강화 △외부 플랫폼 사업자와의 제휴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진화 △대내외 데이터 유통 채널로 활용한다는 방향성을 갖고 그룹 전체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예를 들어 외부플랫폼 사업자인 여행 플랫폼과 연계할 경우 여행 상품을 구매한 손님이 별도의 은행 방문이나 앱을 구동하지 않더라도 환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향후 헬스케어, 여행, 자동차 등과 같은 다양한 생활 밀접형 콘텐츠를 확보해 이들을 금융플랫폼 내로 수용할 계획이다. 한준성 하나금융 디지털 총괄 부사장은 “개방성을 전제로 한 혁신이 생존명제가 된 디지털시대에 하나금융의 오픈API 플랫폼은 금융사의 폐쇄적 서비스정책이 개방형 플랫폼으로 변화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국내외 유망 플랫폼 사업자들과의 효과적인 제휴관계를 기반으로 신개념의 ‘생활 속 금융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수인재 확보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위한 해커톤(Hackathon·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한정된 기간 내에 프로그램을 완성하는 것)도 열린다.
 
신한지주(055550)는 오는 22일부터 사흘간 핀테크 서비스를 주제로 그룹 차원의 ‘신한 해커톤’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의 130여개 API와 외부 API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신한지주는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우수 인재 및 파트너사를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번 해커톤 대회를 통해 혁신적이고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함은 물론, 미래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우수인재와 파트너사풀(Pool)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신한 해커톤을 매년 지속 개최해 최고의 상금과 최고의 개발자 경험을 제공하는 국내 대표 해커톤 대회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난 2015년 은행권 첫 오픈플랫폼을 개발했던 농협은행은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생태계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특히 지난달 30일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과 오픈API-금융클라우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은 농협의 API를 이용하는 기업들에게 클라우드 사용에 대한 테스트 비용 지원을, NH디지털혁신캠퍼스 입주기업에게도 스타트업 성장에 필요한 클라우드 인프라, 교육, 기술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그린하우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된다.
 
양사는 또 API개발자를 위해 해커톤 행사를 공동주최하고 클라우드 상품 기획과 기술 연구 등 핀테크 기업 활성화 및 육성 발굴을 위한 마케팅도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 API 이용기업들과 NH디지털혁신캠퍼스 입주기업 등의 핀테크 기업들에게 금융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면서 “핀테크 기업들이 혁신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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