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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코로나19가 가져올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
2020-03-05 04:51:18 2020-03-05 04:51:18
 
권안나 산업1부 기자.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물리적인 자원 투입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발원지인 중국과 부품 수급부터 생산, 물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연쇄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생산라인에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공장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거나 해외 국가들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가 확산되는 추세여서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모바일 사업은 그나마 안정권에 있다는 평가다. 대부분의 해외 생산 물량을 이미 베트남으로 돌려놓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마저도 중국발 부품 수급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라인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체가능한 부품들이 많아 심각한 우려는 없다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LG전자 모바일 사업에 도리어 기회가 열렸다는 시각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프거나 죽음에까지 이르는 질병의 확산 앞에서 '기회'라는 단어가 조심스럽긴 하지만, '19분기 연속 적자'라는 고질병에서 벗어날지 말지는 기업에게 생사와도 직결될 만큼 시급한 문제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넘어선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의 중국 업체들의 출하량이 전년 대비 15% 이상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되고 있고, 중국에 생산라인을 둔 애플 역시 직격타를 면치 못했다. LG전자에게도 녹록한 환경은 아니지만 다수의 경쟁사들이 한꺼번에 수렁에 빠져버린 보기 드문 상황이다. 
 
이 같은 시점에 LG전자의 '듀얼스크린' 고수 전략에 대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LG전자는 아직까지 '폴더블폰'의 시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올해도 작년과 동일한 '듀얼스크린 폰'을 시장에 내놨다. 경쟁사들의 '폴더블폰'의 본격 출시 이전인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듀얼스크린의 활용성이 LG전자의 적자폭 축소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듀얼스크린이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진 결과가 나온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아한 전략이다.
 
지금이 LG전자가 고집을 버리고 과감한 도전에 나서야 할 적기인지도 모른다. LG전자는 그동안에 칼을 가는 심정으로 제품 본연의 기술력과 서비스 강화에 힘써왔다. 혁신적이고 아이코닉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어주는 것만이 최상위 과제로 남아있다. 집 문 밖을 내딛는 것조차 두려운 지금같은 시기에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Z플립'이나 '갤럭시 S20 울트라'가 판매 지역마다 주문 폭주와 품귀현상을 빚는 것을 보면 소비 심리 위축이라는 핑계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먹히지 않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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