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소상공인 자금지원, 속도가 문제다
입력 : 2020-03-11 06:00:00 수정 : 2020-03-11 06:00:00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계에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기초체력이 약한 소상공인들의 경우 말 그대로 직격타를 맞고 있다. 외출과 외식을 자제하는 요즘의 분위기는 하루하루 먹고 사는 대다수의 소상공인들에게 절체절명의 압박으로 작용하는 중이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요즘이지만 일부 반가운 소식도 들려오기는 한다. 그 중 하나로 착한 임대인 운동 확산을 들 수 있다. 착한 임대인 운동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들을 위해 임대인들이 자진해서 임대료를 인하하는 움직임을 말한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전통시장·상점가 139곳, 임대인 1072명이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고 있으며 이로써 혜택을 본 점포는 1만 3973개로 집계됐다. 또한 이 운동에 참여한 전국 53개 프랜차이즈 본부 가맹점도 6만 7543개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차갑다. 약 20만개에 육박하는 전체 점포수와 비교하면 이번 운동의 혜택을 보는 소상공인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임대료 인하 수준은 각기 다르긴 하겠지만 약 30% 정도에 해당하는 수치가 결코 적은 것은 아닌데 이같은 반응이 나오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근본적인 문제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점, 그래서 이같은 긍정적 움직임조차 체감할 만한 수준은 못된다는 점일 것이다.
 
예상치 못한 큰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에게 결국 필요한 것은 자금 지원의 규모와 속도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추경 예산 중 1조 784억원, 여기에 기금변경으로 투입되는 금액 4800억원까지 더해 총 1조4000억원 수준의 자금이 소상공인 지원에 투입될 예정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지원된 자금 약 2400억원 수준에 비하면 금액 자체는 크다. 문제는 속도다. 현장에서는 자금 지원의 시간 단축이 절실하다고 호소한다. 현재 정부 자금 지원을 신청하는 소상공인의 애로사항 90%는 자금지원의 속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신속한 자금 지원을 위해 현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신보, 은행 등 3단계에 달하는 자금 지원의 과정을 단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단계를 밟아나가려면 통상 2달 정도 걸린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소진공에서 자금 지원 대상 확인을 받더라도 신보에 가면 신용등급에 따라 다시금 지원 여부와 지원자금의 규모가 결정된다. 간신히 등급 심사를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현장실사를 추가로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서 또 다시 은행을 찾아 나서야 한다. 최근 자금지원 신청을 한 사람의 경우엔 사실상 기약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난국을 해결해야 할까. 시급한 상황에 걸맞는 특단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강원도의 경우가 좋은 힌트가 될 수 있다. 강원도에선 11일부터 4개 소진공 지역센터에 은행지점 직원이 파견된다고 한다. 소진공 지역센터와 지역신보의 경우 대부분 한 건물에 위치해 있는데, 이 단계들을 통과해 은행까지 가려면 또 다시 시간이 걸린다. 이같은 애로사항을 해소하고자 강원도에선 이날부터 은행 직원이 소진공 지역센터 사무실로 파견된다고 한다. 은행권을 향해 금융위에서 직원 파견에 힘써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니 반가운 일이다.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민관이 협력하는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다 소상공인 자금 지원 속도를 더 높이려면 신보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필요해보인다. 신보 입장에선 사실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무조건 지원에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신보가 소상공인 등급심사에 부담을 덜 만한 정책적 아이디어를 짜내야 할 때다. 정부가 전방위 협력에 나서야 소상공인의 피부에 와닿는 지원이 비로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김나볏 중기IT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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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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