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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총선 완주'도 장담 어려운 민생당
2020-03-23 06:00:00 2020-03-23 06:00:00
4·15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정치권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거대 양당은 비례의석을 한 석이라도 더 가져가기 위해 '꼼수 정치'만을 모색하고 있고,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진 소수정당들은 내부 분열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3당이 합친 '민생당'의 경우에도 제3의 정치세력으로 주목을 받았었지만, 계파갈등과 노선갈등으로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 지 조차 의문이다.
 
호남 지역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민생당의 갈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이 최재 현장에서 벌어지기도 했다. 각 당은 취재 기자들의 편의를 위해 당 공보실 주도로 단체 메신저방을 운영하는데, 3인 공동대표 체제 아래 민생당 역시 3당 합당 과정에서 흩어져 있던 각당의 메신저방을 하나로 합했다.
 
그런데 최근 범여권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 여부에 대한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메신저방에서도 잡음이 불거졌다. 제대로 된 통합을 이루지 못한 각 공보실은 최고위원회의 명칭을 놓고 "공식 최고위원회가 아니다", "공식 최고위원회 일정이다"라고 각각의 공지를 보냈다. 결국 누적된 갈등은 폭발했고 '등재 대표'를 가진 바른미래당계는 평화당과 대안신당 공보실 직원들을 메신저방에서 내쫓았다. 평화당계 당직자들은 해당 과정에서 제대로 된 공지도 받지 못한 채 강제퇴장 당했다.
 
일단 민생당은 20일 범여권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 문제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다툼을 일단 멈추고 선거체제 출범 협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바른미래당계 지도부가 불참한 상태에서 의결됐던 비례연합 참여 당론과 공관위 규정 수정 등의 안건도 무효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역구와 비례대표 공천 작업에서 계파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당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는 민생당의 계파 갈등은 20대 국회 내내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시간이 흘러 한국 정치사를 돌아보면 국민의당의 역사를 정리가하기 가장 어려울 정도다. 국민의당에서 파생된 정당만 거론해도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새로운보수당, 대안신당, 민생당, 국민의당(안철수계) 등이다. 20대 국회 4년 만에 파생된 정당이다.
 
민생당은 이번 20대 국회에서 제3의 정치세력, 대안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는 커녕 21대 국회를 앞두고서도 계파갈등만을 드러내며 힘겨루기만을 이어왔다. 국민통합은 고사하고 당 내부 통합도 이루지 못한 민생당이 과연 이번 4·15 총선에서 지지를 호소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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