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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표브로커’ 뚫으려면…한국타이어쯤 돼야
현지 점유율로 저명상표 입증…베이징IP법원, 악의적 상표 선점 판단
상표브로커 피해 사례 1위는 프랜차이즈…최초 진출 시 저명상표 인증 어려운 현실도
2020-04-24 06:00:00 2020-04-24 08:38:41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중국 상표브로커가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을 어렵게 하지만 저명상표로 인정돼 법정 분쟁에서 승기를 잡은 사례도 있다. 다만, 중국 최초 진출 시 저명상표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아 갈 길은 여전히 멀다.
 
24일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중국 상표브로커의 횡포에 시달린 국내 기업 피해 건수는 지난해 738건이다. 20181142건보다는 줄었지만 2014143건부터 상승곡선을 그린다상표 선점 피해 사례 중 10개 이상 상표 선점자의 비중이 높아 전문적인 상표브로커가 활동함을 유추할 수 있다.
 
업종별 피해상황을 보면, 프랜차이즈 영역이 가장 많다. 그 다음 식품, 의류, 화장품 순이다. 최근 중국 진출을 추진했던 한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특정 상표브로커의 횡포가 유명하다라며 중국에 진출하려는 마당에 현지 정부를 자극하고 싶지 않아 상표브로커와 원만한 합의를 추진해왔다라고 토로했다.
 
피해가 적지 않은 가운데 지난 2월말 한국타이어가 상표브로커와 관련된 현지 소송에서 승소한 사례가 눈에 띈다. 지식재산보호원 기반정보팀 곽소희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상표를 모방한 계쟁상표는 중국 관련 법상 무효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 5년 청구기간을 경과했다. 이에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 상표평심위원회는 한국타이어의 계쟁상표 무효심판을 배척하는 심결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한국타이어는 증가 자료를 다시 보강해 베이징IP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 2월말 승소해 파기환송됐다.
 
한국타이어는 청구기간에 구애받지 않는 저명상표를 입증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재판을 되돌렸다. 이를 위해 200643일 계쟁상표 출원 전 중국 내 자회사를 통해 등록상표를 타이어 등의 상품에 지속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해왔고 대규모 매출을 기록한 감사보고서 및 납세증명서 등을 법원에 제출했다. 자료에는 마쯔다, 현대차, 포드, 폭스바겐, 피아트 등 유명자동차 기업에 타이어를 납품해온 점과 중국 내 방송매체 광고 등 홍보활동을 왕성히 진행한 내용도 담았다.
 
중국 진출 전 현지 매출이 없는 다수의 프랜차이즈 등은 이처럼 저명상표를 인증받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한국타이어의 등록상표가 어떤 입증과정과 증거들을 바탕으로 저명상표로 인정받았는지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곽 연구원은 조언했다.
 
현지 관련 법은 저명성 판단 요건에 대해 상표가 사용된 상품의 시장점유율·판매지역·이윤 및 세금 등 상표사용지속기간 해당 상표에 대한 홍보 진행방식 및 지속기간·정도·투입자금·지역적 범위 과거 저명상표로 보호받은 기록 시장명성 이미 해당 상표가 저명함을 증명하는 기타 사실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상표권 선점에 따른 피해 사례를 표현한 이미지. 출처/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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