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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지호, 매일 닭가슴살 두 끼 먹으며 관리하는 이유
오지호 “장혁과 60대가 돼도 액션 놓지 말자 약속”
2020-08-20 15:24:21 2020-08-20 15:24:21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오지호는 코믹이면 코믹, 액션이면 액션, 전혀 다른 장르임에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배우 중 하나다. 결혼 이후 한동안 액션 장르를 찍지 못한 오지호는 프리즈너에 이어 태백권을 통해 액션 연기의 한을 원없이 풀었다. 그런 오지호는 액션 영화라기보다는 무술 영화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는 무술 영화가 여러 장르 영화 중 하나의 축으로 다시 부흥하기를 꿈꾸고 있다.
 
오지호는 영화 태백권에서 태백권 전승을 위한 대결을 앞두고 홀연히 자취를 감춘 사형 진수(정의욱 분)를 찾기 위해 속세로 나오게 된 성준 역할을 맡았다. 성준은 태백권의 전승자로 가족이 위험에 처하자 태백권을 완성해 가족을 지킨다.
 
오지호는 액션 영화에 대한 매력에 대해 남성다움을 꼽았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온갖 액션을 섭렵한 오지호는 필리핀 무술, UFC, 킥복싱 등 현대 액션을 다 해본 것 같다. 사극에서 칼을 쓰는 액션도 해봤다. 그런데 끝이 없다. 무술마다 다 다른 매력이 있다고 했다. 이어 무기를 쓰는 무술도 재미있는데 사극도 매력적이다옷이 펄럭이면서 보여주는 동작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했다. 또한 악당을 물리기 위해 무술을 펼치는 연기를 하면 다른 연기에서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있다이건 직접 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매력이다고 했다.
 
태백권 오지호 인터뷰. 사진/그노스
 
 
 
태백권의 독특한 점은 우리나라의 명산의 이름을 딴 무술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태백권, 백두권, 금강권 등이 영화에서 등장한다. 오지호는 감독님이 독특했다산을 중심으로 무술 고수들이 강호를 다스리는 느낌이라고 했다. 무엇보다도 오지호는 그런 고수들이 정체를 숨기고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그는 마치 주성치 영화 중쿵푸허슬같았다. 그 영화에서도 마을 주민들이 하나 같이 다 은둔 고수다코믹 액션을 좋아하는데 은둔한 고수들이 등장하는 재미가 있는 판타지 같이 비현실적인 대본이 태백권이었다고 했다.
 
성룡, 주성치의 코믹 액션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라면 태백권의 코믹 액션이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마블, DC와 같은 히어로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라면 장르 자체가 낯설 수 밖에 없다. 오지호 역시 낯설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낯설기에 오히려 새로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좀비도 사실 우리나라 것이 아니지만 점점 당연한 듯 생각한다. 20대가 보면 오히려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런 면에서 비현실적인 코믹 무술 영화가 많이 생겨야 한다고 했다.
 
오지호가 이야기한 비현실적인 요소가 극대화 되는 부분이 바로 태백권에서 성준이 혈을 찌르는 장면이다. 흔히 무협지 등에서 나오는 혈을 찔러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이 태백권에서도 등장한다. 하지만 코믹 무술 영화라는 점에서 관객을 웃게 만드는 포인트다. 오지호는 영화를 보면 성준이 혈을 톡톡 찌르고 끝이 난다따로 지압을 배우지도 않았다. 오히려 코믹하게 가기 위해서 간단히 가자고 감독님에게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또한 혈을 찌르기 전 손을 풀고 오른 손을 들어올리는 장면은 감독님의 시그니처였다혈을 찌르기 전 준비 동작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감독님이 주문을 했다. 현실적인 걸 따지면 혈을 찌르는 행위 자체가 말도 안 된다. 그런데 비현실적인 영화니까 그런 모습도 코믹하게 연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태백권 오지호 인터뷰. 사진/그노스
 
 
 
그렇다고 태백권이 코믹 무술만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영화 안에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결국 태백권은 코믹 무술 가족 영화인 셈이다. 오지호는 성준이 가족을 지키려는 마음에서 코믹도, 액션도 나오는 것이다. 결국 태백권에서 성준 이야기의 시초는 가족이다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건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작품을 선택할 때도 전해지는 것이 없으면 선택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그런 면에서 이 영화 역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할지 보여주는 과정 속에서 웃음과 액션이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성준은 속세에 나와 보미(신소율 분)를 만나고 7년간 무기력하게 살아왔다. 그러다 가족이 위기를 맞게 되자 그제야 비로서 가장의 무게감을 느끼며 달라지게 된다. 오지호는 무기력하게 살다가 위기를 만나면서 처음 패배를 맞보게 된다누워 있을 때 아들이 달려 오는데 그 때 흘리는 성준의 눈물은 달랐다고 했다. 오지호는 가족이 지키지 못한 성준의 마음이 무너지면서 흘린 눈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지호는 아마 성준이 가족에게 위기가 닥치지 않았다면 계속 지질하게 살았을 것 같다위기 이후 성준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두 아이의 아빠인 오지호는 성준이 느끼는 가장의 무게감을 너무나 공감했단다. 인터뷰 당일 둘째 아이의 생일이었다고 밝힌 그는 아이들이 참 금방 큰다. 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주고 싶고 공부도 가르쳐 주고 싶고 강인하게 키우고도 싶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키워야 할지 그런 것들이 걱정이 될 때 가장의 무게를 느낀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둘째 아이가 돌이 지나서부터 마스크를 쓰기 시작한 것을 안타깝다고 한 그는 마스크를 쓰고 자란 세대라 안타깝다. 심지어 차에 탈 때도 마스크를 벗지 않으려 한다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적인 것, 환경적인 것에 대한 고민도 커졌다고 아빠로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태백권 오지호 인터뷰. 사진/그노스
 
 
 
오지호는 태백권을 두고 가족이 보면 따뜻할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만화 같은 내용이다. 가족을 구하기 위한 고수의 느낌이라면서 사회가 어려운데 내가 고수라면 어떻게 할 것이라는 상상을 한 번쯤 해보지 않나. 영웅이 돼 지구의 중심이 나로 돌아가는 유쾌한 상상을 하는 것처럼 우리 영화를 보고 웃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무엇보다 오지호는 무술 영화의 입지가 좁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했다. 그는 스릴러, 호러, 액션 이런 식이 아닌 액션다운 영화들이 나와 장르로 자리 매김을 했으면 한다그래야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도 볼 수 있지 않겠나고 했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이런 영화들이 계속 나와야 액션 영화도, 코믹 영화도 다양한 장르를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지호는 형사, 범죄 액션이 아닌 액션을 잘하는 사람에서 비롯된 이야기가 주가 되는 액션 영화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이연걸처럼 액션을 잘하는 사람이 주가 돼 이야기가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지호는 1970년대부터 1980년대 홍콩 무협 영화 전성기 시절 홍콩으로 넘어가 활약을 했던 액션 배우들을 언급하며 최근에 이런 액션 배우가 많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오지호는 하루에 닭가슴살을 두 끼를 먹으며 몸 관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추노등에서 함께 출연한 장혁과 예전에 했던 말을 언급했다.
 
장혁과 50, 60대가 되도 액션, 멜로를 놓지 말자고 했어요.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겠냐면서 걱정을 했거든요. 관리를 잘해야 멜로도 액션도 하지 않겠어요.”
 
태백권 오지호 인터뷰. 사진/그노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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